"눈이 안 보여요."
사람이 하얗게 눈이 먼다.
그렇게 하이얀 채로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백색질병'이 전염까지 된다.
발병이유도, 감염경로도, 치료방법도 알 수 없는 갑작스러운 이 질병으로 눈 먼 자들은 격리수용 되지만,
결국 모든 사람의 눈이 먼다. 단 한 사람 '의사의 아내'만 제외하고.

책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렇게 얘기를 해줬더니, 친구는 시큰둥하게 "공포영화야?"라고 묻습니다.
폭력과 기아에 노출되어 생존을 두려워하며 걱정해야 하니 공포도 있고, 공포 외의 것도 있으니 아니기도 한 것 같다는 말은 미처 해주지 못했습니다.

1. 공포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몸서리 칠만큼 두려운 일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부모님은 어쩌지?', 등 고민이 많겠죠.
그런데 이 책의 공포는 그리 심하지 않습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첫째 이유는 모든 이가 눈이 멀기에 같은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장애인들과 소수자들에게 친절하지 않은 사회가 공포를 가중시키긴 합니다.
지하철역의 높은 계단과, 고장이 잦은 리프트는 무엇보다 큰 위협이 될 겁니다.
그러나 모두가 눈이 머는 상황에서 이 점은 개선되겠죠. 아주 많이.

굶주림과 무질서에 대한 공포가 눈앞의 문제인데, 사람들은 나름의 규칙을 세우고 거기에 적응해서 살아가고 있으며, 폭력은 눈멀기 전의 사회에서도 있었다는 것이 둘째 이유입니다.
책 속에서도 눈 먼 사람들은 조직, 정부, 사회를 얘기하면서 살아갑니다.

결국, 갑작스러운 변화 속에서 새로운 질서가 생기기 전까지 혼란기 동안의 생존만이 문제될 뿐입니다.
생존을 가벼이 여겨서가 아닙니다.
눈멀기 전의 소설 속의 세상 뿐 아니라, 지금 제가 사는 세상도 여전히 '사람답게 사는 생존'이 문제이기 때문에 소설 속의 공포가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별, 이혼, 실직, 취업, 물가, 교육, .........
어떠세요? 책 속의 공포는 아무것도 아니지요?
이것 외에 눈 뜨고 있는 우리들은 서로 다른 것을 보면서 편 가르는 공포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자칭 보수논객 이라는 지만원의 문근영 양에 대한 궤변이 그랬죠.
그리고 사람들의 자유와 대화를 두려워하는 대통령의 '미디어관련법 법률안' 과 '일제고사 파문에 대처하는 그들의 태도'는 현실을 하얗게 가려버립니다. 눈 먼 것과 다를 바가 있나요.


2. 같은 것을 보고 다른 것을 말한다

의사는 약국 직원을 향해 말을 이었다, 사실 눈은 렌즈에 지나지 않죠.
실제로 보는 일을 하는 것은 뇌입니다, 어떤 상이 필름에 나타나는 것과 마찬가지죠.
 (p. 95,96)


일제고사에 대해 교육수요자에게 선택권을 주었다는 이유로 교사에게 중징계를 가하는 사태를 보면서 참 많이 슬프면서도 화가 납니다.
아래에 기사의 일부를 발췌해 보았습니다.

김인봉 교장이 일제고사 반대하는 이유인즉 -views&news 김혜영 기자 <출처>

그는 서울지역의 교사 7명 해임-파면에 대해선 "나는 그걸 보고 우리나라가 30여 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을 받았다.
그때 유신헌법에 대한 반대나 비방을 못했잖나. 100%찬성을 강요했던 유신시절로 돌아간 느낌을 받았다."며 "일제고사의 경우도 100%찬성하라는 것 아니냐. 우리 학교 61명 중에서 53명이 봤으니까 87%가 응시한 거다. 8명은 13%다. 이 13%의 반대마저 포용하지 못하고 징계한다는 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천박한가. 야만스러운가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서울교육청을 꾸짖었다.


그리고 오늘 언론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자율과 창의 다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다들 입을 모으는데 통제와 획일을 향해 달리는 법률안들을 보면서 할 말을 잃습니다.

미디어관련법안들도 경제 논리로 바라봐야한다는 이명박대통령의 얼굴 위로 '갱제를 외치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 그나라당들의 97년 외환위기가 겹쳐지는 것에 이 책의 설정보다 훨씬 큰 공포를 느낍니다.

요즘 <눈먼 자들의 도시> 이 책보다 현실은 더 큰 공포이고 분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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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디오스 2009.01.05 14: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책 이야기를 현실에 접목시키셨네요 ^^

  2. Greenbea 2009.01.14 2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아디오스 님 글대로 현실과 책을 연결 시키셨군요.
    이 글도 잘 읽고 갑니다.
    저도 이 책 읽었는데...
    항상 책을 읽으면서 현실과 접목시켜보려 하는데
    좀..어렵네요:: ㅎ

    • 로처 2009.01.16 09: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요즘 기사들로 심란해졌을 때 읽은 책이라 생각나는 것을
      주절거려 봤네요. ^ㅡㅡㅡㅡ^;

      거창한 생각으로, 웅대한 포부로 써 본 것은 아니네요.
      그냥 끼적거릴 뿐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꿈꾸는 듯 한 표지그림과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은 저로서는 좀체 정리를 하지 못하겠습니다.

첫째는, 마음에 와 닿는 기사들이 있고, 기억해두고 싶은 구절들이 많아서 좋기도 하고요,
소설이 아니라 도덕책처럼 얘기하고자 하는 바를 너무 노골적으로 얘기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반감도 들고 그러네요.

둘째는, '자아의 신화'를 이루려는 삶을 응원하는 것도 좋고,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표지를 잘 살피라는 얘기들이 좋았습니다. 반면에 적나라하게 까발려지는 팝콘장수의 삶이나 크리스털 상인의 익숙함에 대한 안락을 너무도 안쓰럽게 바라보는 것에는 동감하기 힘들더군요. 아마도 저 자신과 너무도 닮아있는 그들을 변호하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책이든지 두 번 읽기를 싫어하는 저로서는 두 번 읽은 후에 좋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좋은 이유는 저도 꿈을 자주 꾸게 되어서이지요.
비록 '꿈은 이루어진다'는 그 꿈도 아니고 '비전'도 아닌 유치찬란한 꿈들이지만 기분 좋은 꿈을 자주 꾸게 되더군요.

제 얘기는 여기서 접고, 등장인물 위주로 책을 정리해 보려 합니다.

# 1 양

'양들은 스스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일이 전혀 없겠지. 그렇기 때문에 항상
나와 함께 있는 걸 테고.'
양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오직 물과 먹이뿐이었다. 자신들의 양치기가 안달루시아의 맛있는 목초지들을 많이 알고 있다면 양들은 언제까지나 그의 친구로 남아 있을 것이었다.
(p. 25)


# 2 산티아고 - 아브라함과 같이 아비 집을 떠나다


산티아고는 열여섯 살 때까지 신학교를 다녔다. 그의 부모는 그가 신부가 되어 단지 먹을 것과 물을 얻기 위해 일하는 생활을 벗어나 보잘것없는 시골 집안의 자랑이 되어 주기를 바랐다. 그는 라틴어와 스페인어, 그리고 신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그는 더 넓은 세상을 알고 싶었다. 그것은 신이나 인류의 죄악에 대해 아는 것보다 중요한 일 같았다. 어느 날 저녁, 집에 다니러 왔다가 그는 용기를 내어 아버지에게 신부가 되는 길을 포기하고 싶다고 했다.

"아버지, 저는 세상을 두루 여행하고 싶습니다."

<중략>

"그 사람들은 돈이 가득 든 주머니를 가지고 여행을 다닌단다.
하지만 우리 중에 떠돌아다니면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양치기밖에 없어."

"그렇다면 전 양치기가 되겠어요."   (p. 27~28)


이렇게 양치기가 된 산티아고는 두 번 연이어 꾼 보물 꿈, 그리고 집시의 해몽과 우연히 만나게 된 왕인지 사이코인지 알 수 없는 멜기세덱의 조언을 듣고 양들을 처분하고 피라미드를 향한 여행을 떠납니다.


# 3 팝콘장수

조연이라 대사 한 마디 없습니다.
멜기세덱 왕과 산티아고의 대화 속에 그의 인생은 까발려집니다.
사실 여부를 전혀 알 수 없음에도 그는 아래처럼 멋대로 해석됩니다.
이 부분에선 좀 동감하기 힘들더라고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표지'를 놓치지 않으면서, '자아의 신화'를 향해 변화하고 모험하는 삶은 물론 멋집니다, 그러나 '마음의 소리', 나 '자아의 신화' 역시 주위의 시선이나 평판, 인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팝콘 장수를 '자아의 신화'로부터 도망친 사람으로 몰기에는 너무 가혹한 평이라 생각합니다.


"자네는 무엇 때문에 양을 치나?"

"세상을 여행하고 싶어서요."

그러자 노인은 광장 한 구석, 빨간 손수레를 끌고 다니는 팝콘 장수를 가리켰다.

"저 사람도 어릴 때 떠돌아다니기를 소망했지. 하지만 팝콘 손수레를 하나 사서
몇 년 동안은 돈을 버는 게 좋겠다고 결심한 모양이야. 좀 더 나이가 들면 한 달 정도
아프리카를 여행하게 되겠지. 어리석게도 사람에게는 꿈꾸는 것을 실현할 능력이 있음을
알지 못한 거야."

"저 사람은 차라리 양치기가 되는 길을 선택해야 했어요."

산티아고가 소리 높여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저 사람도 그 생각을 했었다네. 하지만 팝콘 장수가 양치기보다는 남보기 근사하다고
생각한 거지. 양치기들은 별을 보며 자야 하지만, 팝콘 장수는 자기 집 지붕아래 잠들 수 있잖아. 또 사람들도 딸을 양치기보다는 팝콘 장수와 결혼시키려 하지."

<중략>

"결국, 자아의 신화보다는 남들이 팝콘 장수와 양치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어버린 거지."  (p. 48)


# 4 도둑

멜기세덱 왕은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돕는다고 했습니다만, 이 도둑은 2시간 거리를 1년으로 연장시킨 장본인입니다. 그 결과 크리스털 상인과의 1 년 동안 많은 것을 배우게 되지만요.

"마크툽" 입니다.

# 5 크리스털 상인

꿈에 대한 동경으로 삶의 원동력 삼는 사람입니다.
그것이 이루어지는 순간 삶의 이유를 잃어버릴까 두려워하면서 꿈을 이루지 않는 사람으로
그에게 꿈은 동경의 대상일 뿐, 성취의 대상은 아닙니다. - 나랑 똑같군 ......


"그런데 아저씨는 왜 지금이라도 메카에 가지 않는 거죠?"
산티아고가 물었다.

"왜냐하면 내 삶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바로 메카이기 때문이지. 이 모든 똑같은 나날들. 진열대 위에 덩그러니 얹혀 있는 저 크리스털 그릇들. 그리고 초라한 식당에서 먹는 점심과 저녁을 견딜 수 있는 힘이 바로 메카에서 나온다네. 난 내 꿈을 실현하고 나면 살아갈 이유가 없어질까 두려워, 자네는 양이나 피라미드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고 그걸 실현하길 원하지. 그런 점에서 자넨 나와 달라. 나는 오직 메카만을 꿈으로 간직하고 싶어 마음속으로는 벌써 수천 번 사막을 가로질러 성스러운 반석이 있는 광장에 도착하고 , 율법에 따라 그 바위를 만지기 전에 광장을 일곱 바퀴 돌고 있는 나 자신을 눈앞에 그려보았지. 나는 이미 내게 일어날 일이며 내 앞에 기다리고 있는 일, 그리고 함께 나눌 대화와 기도까지 상상해보았어. 다만 내게 다가올지도 모르는 커다란 절망이 두려워 그냥 꿈으로 간직하고 있기로 한 거지."  (p. 94)


그리고 장사가 잘 되지 않아도, 익숙함에 길들여져 변화하기를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이 책 속의 낙타몰이꾼이 비슷한 얘기를 합니다.

"건강, 생명, 가족, 등 가진 것을 잃는 두려움" 에 대해서 말이죠

자신이 가진 것이 점점 작아지고, 적어지고, 늙어가고, 엷어지고 있을 때가 변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세상은 말합니다.
그러나,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소박한 일상에서 지금 갖고 있는 행복마저 잃을 수도 있는 모험을 하라고 부추기는 것은, 만족하고 감사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또 다른 금언과는 모순된다고 생각합니다. 역시나 선택은 어렵습니다. 목자가 있는 양들이 아닌 다음에야 선택을 해야 하지만요.

여기서도 "마크툽"을 외치는 수밖에요.


"난 삼십 년 동안 이 가게를 운영해왔네. 어떤 크리스털이 좋고 어떤 크리스털이 나쁜지, 어디에 쓰면 좋은지 모든 것을 자세히 알고 있지. 나는 내 가게와 그 규모, 그리고 손님들에게 익숙해져있어. 자네가 그리스털잔에 차를 담아 팔면 가게 일은 더 잘 될 거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난 내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해."

"좋은 일 아닌가요?"

산티아고가 물었다.

"다시 말하지만 난 내 삶에 무척 익숙해져 있네. 자네가 오기 전에 나는 내 친구들이 파산도 하고 가게를 키우기도 하며 변화하는 동안 그저 같은 장소에서 세월만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었네. 그리고 그것 때문에 항상 우울했지. 그러나 지금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 지금의 이 가게가 내가 바라던 꼭 그만큼의 가게라는 걸 알게 된 거지. 난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도 모르고, 또 달라지고 싶지도 않네. 난 지금 이대로의 내 상황이 만족스러워."   (p. 98)


# 6 영국인 연금술사 지망생 - 한 번 해보라니까!

납을 금으로 변하게 하는 연금술을 배우기 위해 사막의 연금술사를 찾아 여행하는 사람입니다. 연금술에 대해 그렇게 오랫동안 공부하고 연구해 왔으면서도, 정작 직접 해보지 않은 사람이죠.


"그는 첫별이 뜰 때 나타났지. 이제껏 당신을 찾아다녔노라고 말했지. 그러자 그가 납을 금으로 변하게 해본 적이 있느냐고 묻더군. 내가 배우고 싶었던 게 바로 그거라고 대답했지. 그랬더니, 직접 한번 해보라는 거야. 그게 다였어."

<중략>

"이것이 작업의 첫 번째 단계야. 불순물이 섞인 유황을 분리해내야 하지. 실수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져서는 안 돼.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야말로 이제껏 '위대한 업'을 시도해 보려던 내 의지를 꺾었던 주범이지. 이미 십 년 전에 시작할 수 있었을 일을 이제야 시작하게 되었어. 하지만 난 이 일을 위해 이십년을 기다리지 않게 된 것만으로도 행복해." (p. 161, 166)


# 7 사막의 연금술사 - 산티아고의 멘토

산티아고가 마음의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도록,
산티아고가 눈 앞에 보이는 '표지'들을 더 잘 살필 수 있도록,
그래서 산티아고의 보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멘토 입니다.

'마음의 소리'에 대해 이런 멋진 말을 합니다.


"마음은 제가 이대로 계속 가는 걸 원치 않아요."

"바로 그걸세. 그건 그대의 마음이 살아 있다는 증거일세. 그대가 마침내 얻어낸 모든 것들을 한낱 꿈과 맞바꾸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지."

<중략>

"아무도 자기 마음으로부터 멀리 달아날 수 없어. 그러니 마음의 소리를 귀담아듣는 편이 낫네. 그것은 그대의 마음이 그대가 예기치 못한 순간에 그대를 덮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야." (p.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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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펭귀니즘 2008.12.24 2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연금술사를 처음 읽었을 때에는 과연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몰랐지만, 여러 번 읽다보니 조금씩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쓴 다른 책 '흐르는 강물처럼'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더군요. 역시나 주문해서 오고 있는 중입니다.

    • 로처 2008.12.24 22: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군요.
      숭늉처럼 오래도록 읽으면 더 구수해지는 책인가요?

      저는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읽다가 접었습니다.
      그래서 흐르는 강물처럼은 좀 미뤄두려고요.

      아마 펭귀니즘 님의 리뷰를 본 후 읽을지 결정할 수도 있겠네요 ^^

  2. 세상다담 2009.02.09 0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평 잘 읽었습니다. 책 내용이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다시 읽은 느낌이었답니다. ^^* 저 역시 파울로 코엘료 책에서는 희망을 읽을 수 있는 거 같아 좋아요. 표지, 행운, 보물 등을 희망으로 바꿔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참 트랙백 달아놓습니다. 파울로 코엘료 이야기 가끔 나눠요. ^^*

    • 로처 2009.02.09 19: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읽다가 그만뒀어요.

      지금의 저는 코엘료 책하고 잘 맞지 않아서요.

      세상다담님 리뷰 보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볼까 해요.

    • 세상다담 2009.02.09 2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에서는 죽음을 떠올려 만날 수 있는 희망은 얘기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했었답니다.

    • 로처 2009.02.09 22: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군요.
      나중에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확실한 기약없는 약속은 없는 것과 다를바 없다지만,
      코엘료의 말대로 표지가 뜨면 그 책 다시 펼쳐봐야겠어요.


'아내가 결혼했다' 라 무슨 내용일까?

책을 읽기 전에 잠시 짐작해 보았지만 알 수가 없었습니다.

아내가 결혼을 했다면 이혼한 후에 결혼을 했을 것이고, 이혼을 했다면 아내가 아닐텐데.....

어떻게 '아내가 결혼했다'라는 말이 성립할 수 있을까?

책을 읽고 난 후에야 알았습니다.

그리고 알고 난 후에는 '작가의 말'에서 박현욱 작가가 나무라는 글이 생각이 나네요.


"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벗어나야 하는 것은 우리가 상식이라고 믿어 왔던 견고한 아집들이다."

이미 아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아내가 결혼할 수 있기 위해서는 일부일처제의 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폴리아모리(polyamory) 입니다.

아래에 이 책과 신문기사를 참고해서 잠깐 정리해 봅니다.


모노가미(monygamy)

일부일처제, 단혼

시리얼모노가미(serial monygamy)

사별이나 이혼 후 재혼하는 식의 연이은 모노가미

폴리가미(polygamy)

일부다처(polygyny)

일처다부(polyandry)

폴리아모리(polyamory)

비독점 다자간 사랑, 떼사랑

<인용 : 중앙일보 2008년 10월 18자 '분수대' 양성희 문화 스포츠부문 차장>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해 온 '일부일처의 결혼'에 대해 의문을 품어보라니요.

일부일처를 채택하고 있는 사회가 의외로 많지 않다는 근거 외에 생물학적, 논리적 근거를 합리적으로 나열한다고 해도, 머리 아픈 의문임에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런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냅니다.

두 명의 남편을 원하는 것 말고는 너무도 사랑스러운 아내와, 두 명의 남편이라는 발칙한 소재를 그들이 좋아하는 축구로 풀어냅니다. 저 역시 축구를 좋아해서 키득거리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이유는 '남의 얘기' 라서 입니다.

만약 제가 소설 속 '덕훈'의 입장이라면 절대 웃을 수 없을 겁니다.

아마 어이가 없어서 나오는 웃음은 지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일부일처제도가 신이 내린 완벽한 제도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해봅니다.
'폴리아모리'가 사랑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인식될 날이 오기는 할까 싶기는 하지만요.

Posted by 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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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12 16: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Greenbea 2009.02.18 2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게 '남의 얘기' 라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

    • 로처 2009.02.20 15: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자신의 얘기라면...... 눈물 콧물 다 쏟을 것 같기도,
      화를 많이 낼 것 같기도, 그저 체념할 것 같기도, 하여튼 재미있지는 않을거에요. 소름 돋아 ㅡ.ㅡ;

# 1

선생님 쉬~ 하면서 화장실을 재촉하는 아이들부터
영악한 7살 아이들까지 잠깐이지만 가르쳐 본 적이 있습니다.
가르쳤다기보다는 같이 놀아주었고, 같이 놀아주었다기보다는 아이들이 저랑 놀아주었죠.
 
저의 정신연령이 딱 그 수준이었더랬죠.
선생이면 아이들보다 나아 먼저 살피고 북돋아주고 그래야 할텐데.
애들보고 웃고, 삐지고, 당황해하고 그랬습니다.

정말이지 영악한 아이들은 제 머리 위에 있습니다.
빤히 제 얼굴을 쳐다보며 제 속을 넘겨짚기도 하죠.
그랬던 아이들이 벌써 중학생이 되었겠네요.

이런 저에게 딱 좋은 책이었어요.

'전형적이다', '지나친 설정이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조사가 부족하다'는 날카로운
비평이 담긴 서평들도 감사히 잘 읽어봤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책 읽는 짧은 시간동안 좋았습니다.
비교하기가 뭐하지만, 황석영 작가의 '개밥바라기별' 보다는 '완득이'를 읽는 것이 저는
더 좋았습니다. 황석영 선생의 글 속의 주인공이 공활을 하고 노가다판을 전전해도 '선비입네' 하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완득이'의 표현을 빌자면

"가난한 사람이 부자인척 하는 것만큼이나 부자가 가난한 척 하는 것이 재수 없다." 는 정도일 겁니다.


# 2

한번은 중학교 선배가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청년을 봤나!"

이렇게 말해주었지만, 이 말과 같았을 겁니다.

"이런 아름다운 새끼를 봤나."
"세상 참 속편하게 산다."

세상물정 모르고 순진하고, 이상적인 저를 꼬집는 말이죠.
제 감정과 생각 없이, 교과서적인 말들을 주워섬기는 저를 이름입니다.

# 1과 같이 맹하고 # 2 와 같이 어리버리해서인지 전 이 책이 좋았습니다.
적어도 책을 읽는 3시간은 근래에 어떤 영화를 보는 것 보다도 좋았네요.


# 3 책 얘기

책을 읽는 시간동안 재미있고, 행복했습니다.
몇 시간 안 되는 시간동안이지만 웃고, 글썽이고 그랬죠.
어디에 털 날 것처럼 말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완득이도 대견스럽고,
자신을 부정하면서, 자식에게서 자신의 흔적을 지우려던 아버지가 스스로를 찾아가는 이야기도 행복합니다. 똥주선생은 예뻐서 안아주고 싶을 정도구요.

스스로를 부정하는 부모님을 보는 자식의 심정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작가가 이 부분을 그려주었더라면 더 좋았겠다 싶습니다.

"넌 나처럼 살지 마라"

라고 말하는 부모님을 대하는 심정은 참담할 겁니다.
이 꽉 다물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 보다 힘빠지고 눈물 나는 그 심정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무슨 일을 하든지, 스스로부터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 분위기들이 넘쳐났으면 좋겠습니다.


# 4 인용 - 친구, 가르친다는 것

"그 영감이 '네 몸땡이는 멀쩡한데, 네 정신 상태가 문제야.' 했을 때는 처음으로 대들었다.
당신이 내 몸 같았으면 그렇게 말했겠냐고. 그랬더니 내가 숙소에서도 안 나오고, 남하고 어울리지도 않으니까 내 모습도 볼 수 없다고 혀를 차더라."

"예?"

"너도 잘 모르겠지? 그 영감이 그렇게 말을 어렵게 한다니까. 끼리끼리 만난다고 하잖아.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도 있고. '친구도 없는 인간이, 제 모습이 어떤지 알기나 하겠어.' 그러는데, 그때 좀 알겠더라."
(P.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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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reenbea 2009.01.17 0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고 갑니다. ^.^
    트랙백 보내려 했는데:: 잘 안되네요 ::ㅋㅋ

  2. Greenbea 2009.01.19 23: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sweetpan.tistory.com/trackback/36

    이렇게 하면 되나요? ^^:: ㅋ

    • 로처 2009.01.21 2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이렇게 보내주셔도 저는 좋습니다.

      제가 손과 발을 다 동원해서 트랙백 거는 방법에 대해

      간단히 적어봤어요. 한 번 봐주세요.

1. 책의 전반적 내용

가늘고 긴 섬광과 함께 찾아온 재난.
세상의 모든 것이 불 타 버렸고, 하늘에선 눈처럼 재가 내린다.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
당장에 마실 물과 먹을 양식을 찾기가 힘든 상황.
무엇보다 사람들이 서로를 경계하고 무서워해야 하는 절망적 상황이 닥칩니다.


열렬하게 신을 말하던 사람들이 이 길에는 이제 없다.
그들은 사라졌고 나는 남았다. 그들은 사라지면서 세계도 가져갔다.
질문 :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라고 해서 앞으로도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보이지 않는 달의 어둠. 이제 밤은 약간 덜 검을 뿐이다.
낮이면 추방당한 태양은 등불을 들고 슬퍼하는 어머니처럼 지구 주위를 돈다.

반쯤 산 제물로 바쳐져 옷에서 연기를 피우며 새벽 보도에 앉아 있는 사람들.
자살에 실패한 종파처럼.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도우러 오겠지. 일 년이 지나지 않아 산마루에 불이 붙었으며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성가를 읊조렸다. 살해당하는 사람들의 비명.
낮이면 길을 따라 말뚝에 박혀 죽은 자들. 이들이 무슨 짓을 했을까? 세상의 역사에는 죄보다 벌이 더 많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남자는 거기에서 약간의 위로를 받았다.
(p. 40)


이런 절망적 상황에서 그 남자의 아내는 자살을 택합니다.
남자가 살아가는 이유는 아들인 '소년' 뿐.


남자가 아는 것이라고는 아이가 자신의 근거라는 것뿐이었다.
남자가 말했다. 저 아이가 신의 말씀이 아니라면 신은 한 번도 말을 한 적이 없는 거야.
(p. 9)


그리고 남자와 소년은 오로지 살기 위해, 남쪽으로 가는 길을 걷습니다.
약탈과 살인은 물론이고 사람을 먹기까지 하는 세상 속에서,
다른 사람을 피하고, 위협하고, 때론 죽이면서 말입니다.


2. 그냥 드는 의문들

남자의 소년은 재앙의 시작 즈음에 태어납니다.
남자가 가진 사람 사는 세상의 추억들은 알지 못합니다.

이스마엘 베아가 쓴 <집으로 가는 길>의 소년들은 사람 사는 추억을 갖고 있음에도,
죽이지 않으면 죽어야 하는 상황에서 짐승의 길을 걷습니다.

그런데, 이 책 속의 '소년'은 사람의 추억이 없음에도 동정과 연민을 갖고 남자에게 칭얼대기 일쑤입니다.
조금은 비현실적이지 싶습니다. 극한 상황에서도 '남자'가 '소년'을 사람답게 키우고
있구나 하는 말로 변명이 될까요?


3. <드래곤 헤드>를 추천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드래곤 헤드 영화> - 이미지출처 다음 영화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만화가 있네요.
바로 <드래곤 헤드> 랍니다. 꽤 오래 전에 봤기에 이 책보다 먼저 나왔을 겁니다.

이 만화의 시작도 비슷합니다.
원인도 알지 못하는 재앙으로 소수의 사람들만 생존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제가 읽을 당시에는 완결이 채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10권으로 완결도 되고 영화도 나왔다니, 만화책을 한 번 봐야겠습니다.

제가 이 책 <로드>를 읽는 내내 <드래곤 헤드>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이 떠올랐을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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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노몰프 2009.01.01 09: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로드를 구입하긴 했는데 처음 몇페이지만 읽고 더 진도가 나가지 않는 상태예요.

    드래곤헤드는 저도 참 인상적으로 본 만화입니다. 일본만화의 소재의 다양성이 참 부러웠더랬죠. 시종일관 무겁게 짓누르는 분위기가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했어요. 다시 한번 찬찬히 보고 싶네요.

    • 로처 2009.01.02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가워요 제노몰프님.

      드래곤헤드를 다 읽지 못했고, 지금은 기억하는 것도 거의 없지만 <로드>보다 그 만화 생각이 많이 나네요.

      블로그에서 더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몰입의 즐거움에 대한 트랙백이 워낙 인상깊어서요 ^___^

  2. 제노몰프 2009.01.19 1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국 지난 주말에 다 읽고 몇 글자 끼적여봤네요. 사실 끝까지 읽기가 수월하진 않았어요. 행동 하나하나, 인물의 주변에 대한 묘사가 굉장히 세세한데 그렇기에 더욱 따라가기가 힘들더라구요. 제가 디테일엔 약하고 생략에 더 익숙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책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마지막에는 울림이 있네요. 절망도 아니고 희망도 아닌 그 엔딩이 계속 생각납니다. 묘한 책이에요.

    • 로처 2009.01.19 1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 그저 영화 보듯 읽었네요.
      제노몰프님처럼 묘사의 세심함을 볼줄 아는 눈은 없고요. 제가 너무 대강대강 읽은 것인가 싶어서 부끄러웠는데요.
      이런 용감한 무식도 아직은 저만의 방식이라 속편하게 생각하려고요. ^__________^

      나중에는 제노몰프님처럼 묘사에도 관심을 기울일 수 있게 되겠죠.

      어렵게 읽으신만큼 좋으셨던 모양입니다.
      괜히 저까지 기분이 좋습니다.


위그든씨의 사탕가게 - 폴 빌리어드
Growing pains - The autobiography of a young boy


아무 생각 없이 서가에서 그냥 집어든 책입니다.
책 제목에 사탕가게가 있고, 표지그림에도 예쁜 사탕가게 그림이 있는데도 몰랐어요.
몇 장 읽다보니 비로소 까까머리 중학교 시절 국어시간에 읽었던 '체리씨 이야기'인줄 알겠더군요.
<연연>님 블로그 에서 보니 제목이 '이해의 선물' 이었다네요.

이 책은 '이해의 선물' 같이 예쁜 아이적 추억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미운 7살' 개구쟁이들의 말썽들도 빠지지 않습니다. 아니 외려 말썽들이 더 많아요.


자~!
그럼 어릴 때 저질렀던 말썽들을 주제로 진실게임 해볼까요?
비록 남자들은 이렇게 얘기를 시작해도 결론은 군대얘기로 끝나겠지만 말입니다.

첫째, 야구하다가 유리창 깨기
유리창 깼노라고 말해서 혼나느냐, 부모님께 알려져 혼나느냐 사이의 시간이란 참 힘든 시간입니다.
워싱턴 전기에서 워싱턴은 솔직하게 말하면 용서받았는데, 위인전 읽고 비웃기는 그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둘째, 불장난 하다가 마른짚더미에 옮아 붙을 뻔 했는데 때마침 지나가던
       할아버지께서 놀라시며 불을 끄신 일. 지금 생각해도 식은땀이 흐르는 일입니다.

셋째, 지하수 파겠다고 마당 이곳 저곳을 헤집어 놓은 일
만화 과학 도서를 보고 땅만 파면 지하수가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삽과 괭이로 외가댁 마당 이곳저곳을 파 놓았더랬죠.
외손자를 예뻐해주셔서 그다지 혼나지 않았습니다.

넷째, 달걀 구워먹겠다고 달걀을 다 태운 일.
아궁이에 감자나 고구마를 구워먹다가, 달걀도 구워보겠노라고 했다가 태우기만 했습니다. 많이 혼났습니다. '먹을 것 가지고 장난치면 혼납니다'. 예쁜 외손자도 예외란 없습니다.

다섯째, 조용필이 TV에 자주 나와서 노래하던 시절에 막내 이모의 나이키 신발에 오줌을 누었더랬죠.아마 이모가 미웠었나봅니다. 결과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마무지하게 맞았을 겁니다. 괄괄한 막내이모의 가장 아끼는 나이키신발에 소변을 보다니 말이죠.


이 정도가 일단 저의 진실게임 고백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제가 일으킨 말썽들과 부모님이 겪은 속상함은 비례하겠죠?
얼마나 속을 까맣게 태워드렸는지 상상도 하지 못할 겁니다.
부모님을 웃게 해드린 말썽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에 스스로 위안삼아 보기도 합니다.

말썽의 추억 속에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동무들이 살고 있고,
언제나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안내를 부탁합니다>에 나오는 말대로 '아직도 노래 부를 또 하나의 세상' 에 계십니다.

이 책을 덮고 나니, 뜬금없이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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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indfree 2008.11.13 1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광석의 목소리로 듣는 것도 좋지만, 원곡자인 김목경의 노래로 듣는 것이 더 좋을 때도 있더군요. 김목경 1집에 있는 곡인데, 들어보시라고 권하려니 이 곡만 어디서 구하는 것이 가능할까 싶네요.

    • 로처 2008.11.13 18: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이 글 쓰고 난 후에 처음 알았어요 김광석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죠. '김목경'이라는 가수가 먼저였군요.

      제가 읽은 글에서는, 김광석이 이 노래가 너무 좋아 녹음 하다가 울음때문에 그만 두기를 몇 번을 했다는 얘기를 보았더랬죠.

      한 번 들어봐야겠습니다. 김광석이 좋아하는 그 노래

잘 살아 보세
  - 민들레처럼


이것이 이 책에 일관되게 흐르는 주제 아닐까 합니다.
삼전도의 굴욕도 있고, 주전과 주화의 말(言) 먼지도 있고, 서날쇠의 지혜로움과 나루의 생명력도 있습니다만, 저는 이 책의 주제를 "잘 살아 보세"로 이해했습니다.



인조 14년(1636년 12월)
말(言) 먼지가 일고, 군량과 더불어 시간이 말라가는 곳,
그 곳

"임금이 남한산성에 있다."

남한산성에 임금이 있고,
체찰사로서 난국의 해결을 시간에 맡기는 영의정 김류가 있고,
의로움과 충성심으로 주전을 말하는 예판 김상헌이 있고,
매국의 오명을 뒤집어쓰더라도 임금이 살길은 화친이라 하는 이판 최명길이 있습니다.

주화파 이판 최명길을 목 베라는 주청을 올리면서, 강력히 주전을 외치다가 뒷구멍으로 달아나는 당하들도 있고, 자신들의 목숨으로 임금의 목숨을 살리는 당하관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영특하고 부지런히 살아가는 서날쇠와 나루가 있죠.

모두가 나라를 지켜온 사람들입니다.
충성으로 죽은 자도, 살아남은 자들도 말이죠
반만년의 역사동안 많은 외침과 내란이 있었지만,
대한민국의 이름 아래 한글을 쓰면서 살 수 있게 해준 선조들입니다.

백성을 버리고 강화도로 피난 가는 고려의 왕도,
도성을 버리고 몽진을 떠나는 임진년의 선조도,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이 건너고 있음에도 한강다리를 폭파시킨 정부도,
그리고 모질게 살아온 이름 없는 국민들도,
살아있어 우리가 있는 것일 테죠.

부끄러운 역사도 있고, 치욕적인 삶도 있었겠지만,
살아있어, 오늘이 있는 것일 테죠.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고, 논의해야 할 것은 말 먼지를 일으키더라도,
민들레처럼 살아가야겠습니다.
보다 즐겁게 말이죠.

끝으로 최명길의 말을 인용함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 온조의 나라는 어디에 있는가......
최명길의 이마가 차가운 돗자리에 닿았다. 왕조가 쓰러지고 세상이 무너져도 삶은 영원하고, 삶의 영원성만이 치욕을 덮어서 위로할수 있는 것이라고, 최명길은 차가운 땅에 이마를 대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치욕이 기다리는 넓은 세상을 향해 성문을 열고 나가야 할 것이었다. 최명길은 오랫동안 엎드려 있었다.  (p. 236)


PS. 참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 있습니다.

청나라 칸이 쓴 편지에 대해, 인조가 네 명의 신하에게 답서를 쓸 것을 명합니다.
내용인 즉, 청군이 그대로 돌아가 달라는 것입니다.

최명길은 화친을 주장해 오던 터라 문제가 없었지만,
나머지 세 신하는 만고의 역적 불명예와 어명 사이에서 고민합니다.

정육품 수찬은 몸이 아파 쓸수 없다는 글을 씁니다.
결과는 피똥싸게 장을 맞아 쓸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정오품 교리는 고민 고민 하다가 지병인 협심증이 도져 죽습니다.

정오품 정랑은 임금부터 주전파 주화파의 신하들은 물론이고, 군병들과 노복까지 모두가 살고자 한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살 길을 찾습니다.
바로 간택되지 않을 글을 지어서 바치는 것입니다.

남한산성과 고구려의 안시성은 비교할 수가 없을진대, 이 둘을 비교하는 글을 지어 바침으로 만고의 역적과 매국의 불명예와 임금의 어명 사이에서 죽을 위기를 면합니다.

여기에서도 교훈은 "잘 살아 보자" 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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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쉐아르 2008.09.29 1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살아 보세라는 주제로 남한산성을 풀어내셨네요. 저와는 정반대이십니다. 전 많이 답답했거든요. 제 서평에 그런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잘 지내시죠? ^^

    • 로처 2008.09.30 03: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답함을 풀어놓으셨다는 서평 잘 읽었어요.
      작가의 문체를 따라 써 보신다는 시도도 재미있구요.

      나중에 또 찾아뵐께요

  2. okto 2009.01.28 16: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소설의 주제가 '잘 살아보세'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과거에 어떤 과덕한 신하들이 있어 나라가 치욕을 겪었든 그 시련을 딛고 지금까지 이어져왔으니 말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민심은 항상 나라를 향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라가 민심을 져버렸을 경우에 말이죠. 민심을 헤아리는 것이야말로 애국심의 원천이고 난세의 미덕이 아닐까 합니다.

    • 로처 2009.01.29 10: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okto님 댓글을 읽고 뜬금없이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서 이순재씨가 한 말이 생각이 나네요.

      "잘만하면 참 괜찮을 텐데."

      정확한 표현은 기억이 나질 않는데요.
      배타적 민족감정으로만 흐르지 않는다면, 과장되었건 왜곡되었건 우리나라만큼 애국심과 민족에 대한 충성으로 똘똘뭉친 시민들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윗사람들이 참 왠만큼만 하면 시민들은 참 많이 옹호해주고 따라주고 할텐데 아쉽습니다.

1. 기독교인이라면 한 번 보세요

영화보다 짧은 책입니다.
가볍고 짧은 책임에도, 먹먹해진 가슴을 내리누르는 무게는 가볍지 않습니다.
기독교인이라면 한 번 읽어 보실 것을 권합니다.
내용은 대강 이렇습니다. (스포가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탕자의 형' 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이죠.
그저 가슴이 답답하고 아립니다.
너무도 어려운 문제입니다.

다만, 극중의 김 집사처럼 용서를 강요하는 실수를 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해야겠습니다.


2. 누가 용서와 화해를 말하는가?

8월 15일은 일제로부터 해방된 광복절 입니다.
정부수립일 이기도 하지만, 광복절 입니다.
말장난 같은, 건국절 얘기로 '상생과 화합'을 저해하고
'분열'을 조장하며, '내우'를 만들어 '신화의 시대'를 방해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일본의 사과와 피해보상은 마무리 되지 않았습니다.
독도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망언은 계속 되네요.

그런데 몇몇 정치인은 자위대 창설 기념식(2004년 서울)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관계의 정립'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일본과의 발전적 협력 관계를 이어나가더라도, 짚을 것은 짚고 갑시다.
아래에 쿠키뉴스의 위안부 할머니 인터뷰 기사를 링크해 놓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링크> 쿠키뉴스 http://www.kukinews.com/news/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921000908&cp=du

<PS>. 개인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점은,
친일의 과거진상 규명이 반공과 양립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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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개성상인>과 <구텐베르크의 조선>을 읽고서, 오세영 작가의 책을 더 찾아보던 중에 이 책 <원행>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정조암살 미스터리 8일' 이라는 드라마의 원작소설임도 알게 되었죠.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몇 가지 단상들을 끄적여 봅니다.

1. <원행> 과 <영원한 제국>

이 두 책의 비슷한 점은, 사도세자의 죽음, 금등문서, 그리고 개혁군주인 정조와 그의 정적들을 다룬다는 점입니다. 이앙법과 상업의 발달로 생산량은 증가하지만, 민생이 곤궁해 지는 시기에 정조의 개혁을 찬성하는 데에는 같은 입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점은,
<영원한 제국>은 긴박한 하루를 다루었고, <원행>은 8일간의 원행을 다룬다는 점입니다.
그 외에, 활극의 장면이 많고, 이해하기 쉬운 짧은 위기의 사건과 해결이 있어서, 저는 원행이 재미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재미를 가르는 기준은 정조의 붕어 여부 입니다.
<영원한 제국>에서는 정조에 가해지는 음모와 위해를 결국은 막지 못하고 맙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자책하면서 타향에서 외롭게 노년을 보냅니다.

2. <정조암살 미스터리 8일> - 한국판 홈즈?

드라마 <이산>과 다르게 정조의 비중이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약용과 장인형이 주인공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비교하자면, 한국판 셜록 홈즈, 정약용으로 생각하시고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벽파들의 병권 장악 공작과, 문인방과 홍재천 일당의 음모를 막아내는 구도가
루팡 대 홈즈의 대결을 보는것 같이 신이 납니다.
최고 검사 장인형의 활극도 끼어 있어서 재미를 더합니다.

아래에 간략히 등장인물도를 그려보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너무 적을 많이 만든 정조의 조급함

[ 약용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참으로 길고도 험한 길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민산(民産)의 불균(不均)을 없애는 것이 개혁의 시작인데, 말만큼 쉽지 않았다. 가진 자들은 순순히 재물을 내놓으려 하지 않았다. 사대부들이 합심해서 가로막고 나서면 아무리 국왕이라고 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이 니라의 법도며 전통이었다. 그러니 신권(臣權)을 억누를 수 있는 강력한 왕권을 이룩해야 했다.

하지만 변화에 반발하는 수구세력을 제압하는 일이 진정한 개혁의 전부는 아니었다.
섣부른 개혁은 혼란을 초래할 뿐이다. 중구난방의 혼란이 일면 혹세무민하는 무리가 나타나서 우매한 백성들을 현혹할 것이고, 또 사람들은 영악해져서 제 밥술 챙기기에 눈이 벌게질 것이다. 그리되면 국기가 흔들리고 미풍양속이 자취를 감추면서 억조창생은 도탄의 길로 빠질 게 분명했다.

초조감을 느낀 것일까. 지금 주상은 너무 벽파를 적으로 내몰고 있었다.
약용은 그게 걱정이었다. 융화를 도모해야 한다. 상대를 자꾸 적으로 돌리는 것은 진정한 개혁의 걸림돌이다. ] ( p. 43 인용)

너무나 많은 적을 만들어 개혁에 발목을 잡히고, 그의 사후에 나라는 쇠락의 길을 걷습니다.
그 어느 대통령을 닮았다고 말하는 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종부세가, 사학법이, 쇠고기 수입이, 국보법이, 법인세가, 국가에 미칠 영향을 알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알면서 살아갔으면 합니다. 전 모르는 게 너무 많네요.

국가라는 대의 속에는 거짓말이 넘쳐 나는 듯합니다.
사천만이 넘는 국민들은 저마다 너무 다른데 '국익'을 위한 결정이라는 쉬운 거짓말에 속아주는 충직한 국민들이 많지는 않은가 생각해 봅니다.
적어도 사안별로 자신에게 솔직하고 충실하면, 어설픈 '국익'에 덜 속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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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으면서 쉴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냥 집어든 책입니다.

기대했던 바대로 쉽고 재미있게 읽었음에도, 산만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기억에 남은 것도 적고, 정리도 어렵네요.
일본식 이름, 메이지 시대, 낯선 방식의 소설, 등 많은 부분들이 낯설어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정리가 안 되어도 짧은 느낌들을 그냥 나열해 보려고 해요

1. 왠지 낯선 일본소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처럼 현대 또는 몽상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에서는 일본이라는 이질감을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메이지 시대부터 태평양 전쟁까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책은 왠지 모를 이질감을 느끼게 됩니다.
격변과 전쟁으로 미네코 주위의 사람들이 겪는 불행에도 선뜻 동감할 수가 없네요.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히무라 켄신' 이라는 애니를 특히 좋아하면서도, 그의 사무라이 복장과 중일 전쟁의 묘사 부분에서 느끼는 감정과 비슷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출처 - http://www.sonymusic.co.jp/Movie/TV/Kenshin/index.html>


어설픈 반일감정 때문인지, 아니면 일본에 대한 적개심이나 피해의식 때문인지 선뜻 알 수가 없습니다.


"자기 자신의 얼굴은 보지 못한다" (p. 196)

처럼 저 스스로의 감정 상태를 들여다 보는 것이 꽤나 어렵습니다.


2. 히어로즈

책의 전반부에는 목가적이고, 가정적입니다.
그래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빨간 머리 앤>이 연상될 정도이죠.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초능력 집단의 등장으로 난데 없이 스릴이 넘쳐 납니다.
(제가 온다 리쿠가 처음이라 난데 없었던 것이겠죠)

미래를 내다 보는 '먼 눈' 그리고 사람을 담아 두는 '도코노 일족'이 등장 합니다.

미드 열풍이 불 때 본 유일한 미드 <히어로즈>가 생각이 나네요.


3. 신기한 책 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미스테리와 몽환적 이야기들을 좋아하나요?
하긴 제가 어리석은 질문을 했습니다. 고작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과 온다 리쿠의 책 몇 권 보고 말이죠.
이런 소설도 있구나 싶습니다. 저에겐 신기한 소설이었습니다.

<빛의 제국>과 <엔드 게임>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네요.
아울러 느끼한 서양음식 먹은 후 김치가 먹고 싶은 것처럼, 박경리 선생의 <토지> 읽어 보고 싶습니다.

<토지>는 '읽고 싶다'와 '읽어야 한다' 사이에서 아직 읽지 못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다른 분들은 온다 리쿠의 소설을 어떻게 읽으시는지 궁금합니다. 검색해봐도 몇 분 만나기가 힘드네요
온다 리쿠 어떻게 읽으셨나요?
Posted by 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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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밤의추억 2008.07.09 16: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람의 검심은 저도 좋아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입니다. 전 예전에 반딧불의 묘를 보면서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이상한것은 일본인들은 전쟁을 혐오하는 교육을 받고 자랐는데도 일본 문화 곳곳에서 보면 아직도 자신들이 일으킨 전쟁에 대한 묘한 향수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더군요. 아쉽게도 밤의추억은 아직 온다 리쿠를 알지 못하니 한번 그의 소설을 읽어보아야 할 듯 싶습니다. 좋은 책 소개 잘 읽고 갑니다.

    • 로처 2008.07.09 17: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책에서 주인공은 좋은 추억을 회상하면서, 최근의 참혹한 전쟁으로 지인들을 잃게 된 것을 슬퍼합니다.
      제가 이해할수 없었던 점은, 피해국(?)의 후손으로 가해국 국민의 상심이었는데요

      밤의 추억님의 댓글을 읽고 나니 좀 명확해 지는듯 합니다.

      결국 민족간 분쟁이나 국가간 전쟁은 전체(국민과 국익)의 이름아래 자행되지만, 전범국의 개인들도 충분히(-피해국과 비교할 순 없겠지만) 고통 받는다는 것을 제가 간과했던 것 이었네요.

      솔직하지 못하게 전체나 국익 또는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인들의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생각해 봅니다.
      저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날이 참 더운데 더위는 저한테 파세요 더위에 강하니 말이죠 ^__________^

  2. 춘배 2008.07.19 21: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온다리쿠의 소설을 처음 잡게된 계기는 아는분의 블로그였는데요
    현재 번역판으로 나와있는 책은 모두 구매하시고 읽으신 분이였습니다.
    온다리쿠의 글은 뭐랄까 물흐르듯이 자연스럽다가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단어들의 나열로만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삼월은 붉은 구렁을' 의 4번째 이야기가 그렇게 다가왔는데요
    일단 이 '삼월은' 이야기는 몇권의 책으로도 더 나와있어서 그 책들을 다 읽으면 쉽게 이해가 되리라 생각 중입니다
    어떻게 읽는가라고 물으시면 미스테리함에 초점을 두고 읽는 편이랍니다
    가끔은 읽다가 두근거리게 만드는 무언가때문에 무서워서 책을 덮곤합니다
    그만큼 흡입력도 대단하구요(묘하게분위기가있어서)
    도노코 이야기는 '삼월은' 을 다 읽은 후에 읽을 생각입니다
    기회가 되시면 이 시리즈도 읽어보세요:-)

    • 로처 2008.07.21 13: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군요.
      '삼월~'부터 읽었으면 다르게 느꼈을 수도 있었겠다 싶네요. <도서실의 바다>, <민들레 공책>, <엔드게임> 순으로 도코노 시리즈를 이제 막 읽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이제 그만 읽으려는데, 불을 댕겨 주시네요.

      기회가 되면 <삼월~> 부터 다시 읽어볼께요.
      방문 감사합니다.

  3. 설애 2009.08.24 1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삼월~"부터 시작했는데, 강렬한 느낌이었습니다. 다작하는 작가여서 그런지 책마다 완성도라던가 느낌의 차이가 많이 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삼월~"시리즈는 "삼월은 붉은 구렁을 - 흑과 다의 환상 상,하 -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 황혼녘 백합의 뼈"의 순서로 읽는게 좋다고 하는데요. 미스테리한 느낌이 강합니다. 그리고 "초콜릿 코스모스"는 연극에 관한 이야기로 마치 "유리가면"과 비슷한 느낌이네요.
    "도서실의 바다-여섯번째 사요코 - 밤의 피크닉" 이 연작이라고는 하는데, 딱히 그런 느낌은 없구요. 여섯번째 사요코는 왠지 결말이 미적지근하고, 밤의 피크닉은 큰 사건이 없지만 잔잔한 느낌이 있습니다.
    온다 리쿠의 작품은 "네버랜드"가 대표작이라고 하는데, 아직 안 읽어서 모르겠네요.
    특별한 느낌이 있는 작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

    • 로처 2009.08.24 2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요즘 블로그를 들르지 않아서 이제사 댓글을 확인했어요.
      관심어린 댓글 감사합니다.

      책이 손에 잡히지 않아서 언제 읽을지 장담할 수 없지만,
      좋은 정보 주신 것과 댓글 감사합니다.


이 책으로
온다 리쿠 를 처음 만납니다.

10개의 단편 소설 모음집 이네요.

미스터리, 공포, 기담 등의 모음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시간 때우기 위한 이야기들 같은데도, 묘한 여운이 남습니다.

그것도 강하게 ……

 

너덜너덜 해진 졸업앨범을 뒤적여 볼 때의 감정들이 꿈틀댑니다.

웃음, 따뜻한 추억, 친구들, 그리움, 아쉬움, 후회…….들이 말이죠

 

밤에 지도를 그린 기억

어린 시절의 젊은 부모님에 대한 기억

지금은 연락이 끊긴 친구들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어릴 적 동무들

좋아했던 선생님들

못살게 굴어서 용서 빌고 싶은 친구

잘해 주지 못한 풋사랑

 

비 소리 좋은 날

담배 한 개피 피우면서

감정과 기억을 끄적거려 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출처 - MBC 홈페이지 (MBC가이드 1995년 5월호)



예전에 MBC에서 <테마게임>이라는 프로그램을 했었습니다.

단막 콩트이면서도, 참 괜찮은 프로그램이었는데, 기억하시나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프로그램 생각이 참 많이 납니다.

 

편하게 추억놀이 또는 상념놀이 해 보실 분 읽어보실 것 추천합니다.

 
P.S :
'헛소리' 또는 '쓸데 없는 소리'로 치부되어도 할 말 없을 것 같은 주제의 이야기가 이렇게 멋지게 단편집으로 나오는 것을 본 것이 충격이었습니다.
도대체 난 컨텐츠에 대한 어떤 강박적 규칙에 얽매여 있는지를 되돌아 봅니다.

Posted by 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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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밤의추억 2008.07.05 16: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단편집은 하나 하나씩 읽을때마다 성취감이 있어서 좋더군요. 성격상 소설을 잘 안 읽은지가 오래 되었는데 한번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테마게임... 옛날 생각나는군요. 홍기훈하고 임백천도 보이네... 요샌 뭐하는지... 김용만하고 김국진은 요새도 보이는데....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로처 2008.07.07 13: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전에 책 중에서 "화장실에서 보는 책" 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었어요.
      정확한 제목은 아니지만요.
      그 책의 제목처럼 쉽게 쉬엄쉬엄 읽을만한 책이에요.
      쉬고 싶으실 때, 읽어 보실만 할 겁니다.
      댓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