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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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 신경림 에세이문학, 소설, 등 2009. 9. 18. 23:23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 신경림 에세이 제목부터 구수해서 인터넷에서 소식을 듣자마자 읽고 싶었던 책이었죠. 읽기 시작해서는 재미있는 내용이었지만 한 호흡으로 읽어내기엔 쉼표가 많은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쉼표가 많다는 것은 제가 읽다가 덮어두고 스스로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려보게 하기도 하고, 한 숨도 쉬어가며 읽었다는 것을 말함이에요. 이 책을 보시면 크게 두 부로 나누어져있어요. 1 부는 신경림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입니다. 일제강점기에 다니던 초등학교시절 이야기 말예요.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했던 '와지마' 순사가 해방 후에 정주임이라는 이름으로 경찰노릇을 했다는 추억, 제일 먼저 맞아 죽을 것 같다던 교장은 해방 후 국수주의 교장이 되었다가 문교부차관에서 국회의원 까지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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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오 바디스(Quo Vadis) - 헨릭 시엔키에비츠문학, 소설, 등 2009. 9. 15. 23:12
쿠오 바디스(Quo Vadis) - 헨릭 시엔키에비츠 10년 전 지금은 유물이 되어가고있는 비디오대여점에서 라는 테잎을 본 적이 있습니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의 뜻이라고 하는데 이 한 마디가 감동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시계추신자였던 저는 '오래된 영화'와 '뻔 한 내용'일거라는 생각에 보는 것을 미뤄두었습니다. 이제야 민음사의 책으로 읽어보았죠. 읽어보니 좋았습니다. 여전히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는 말은 저에게 울림을 줍니다. 저에겐 이렇게 들리거든요 '주여 제가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주여 저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여전히 응답은 들리지 않고, 절반 이상 포기한 상태인 저에게도 이 책은 충분히 좋았습니다. 역자인 최성은 교수는 이 책의 대결구도 중에서 로마의 전통사상과 새로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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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레르 - 왕의 용 - 나오미 노빅문학, 소설, 등 2009. 9. 5. 21:53
테메레르 - 나오미 노빅 책이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아서 책소화불량에 걸린 기분입니다. 제가 직접 구입한 책들을 읽지 않는 요상한 위인인지라 주로 빌려서 봅니다. 그런데 요즘 빌리는 책들도 그대로 반납하기 일쑤여서 '죽'을 먹는 기분으로 읽은 책입니다. 09년 9월 5일 현재 5권까지 출간됐습니다. 거기까지 읽은 느낌은 재미있어요. 유치하다는 감이 없지 않은데요. 판타지의 효시이자 대작이라는 '반지의 제왕'도 그런 느낌이 있었으니, 유치하다는 느낌은 판타지에 익숙지 않은데서 오는 감상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얘기로 넘어갈게요 1. 18C 초 영국과 프랑스의 교전 시기가 배경입니다. 2. 용들은 크기와 비행능력 지적수준 그 외 불이나 독액을 분사하는 능력이 다릅니다. 3. 지적수준이 다르지만 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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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 토드 스트래서, 김재희문학, 소설, 등 2009. 4. 6. 18:10
정답은 말하지 못해도, 자신만의 분명한 느낌과 생각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그 학교의 역사시간에 제2차 세계대전과 나치의 만행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학생이 묻습니다. "왜 그들은 침묵했나요?" "독일 사람들은 전부 나치였나요?" 에이미가 물었다. 벤 로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않아. 독일사람 중에 나치 당원이었던 사람은 전체 인구의 10퍼센트도 안 돼." "당시 독일인들의 행동은 사실 역사의 수수께끼야.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지도록 모두 수수방관할 수 있었을까? 뿐만 아니라 그런 끔찍한 일에 대해 자기네는 몰랐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데, 우스운 일이지만, 그 답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p.26~ 28) 왜 그들은 침묵했을까? 그 침묵의 이유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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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아프가 본 세상 - 존 어빙, 안정효문학, 소설, 등 2009. 4. 6. 17:28
1. "맙소사!" '맙소사!'로 시작한 책입니다. 제니 필즈의 결혼부터 가아프와 헬렌의 결혼생활을 보고 있자면 의 설정은 아름다운 동화책으로 여겨질 정도입니다. 존 어빙의 소설을 처음 접하는 것이라 그런지 몰라도 처음엔 많이 당혹스럽습니다. 첫 느낌을 가아프의 성격대로 표현하면 이렇게 할 수 있겠네요. "맙소사, 이건 무슨 개수작이야!" 2. 그런데도 재미있네요. "좆이나 빨아라." 같은 막말의 기막힌 사용에 즐거워하는 제가 별난 것일 수도 있지만요. 이 책은 이것 뿐 아니라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아요. 이를테면 '똥대가리 선생'이라 부르며 비난하는 편지를 보낸 독자에게 대응하는 방식이라던가, , 같이 소설 속 소설을 읽는 재미라던가, '로버타 멀둔'이나 '앨리스' 같은 인물의 우스움도 재미에 한 몫 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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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물상 - 이철환문학, 소설, 등 2009. 3. 28. 13:18
아직 나이가 많지 않은 덕분인지 아니면 고달픔을 덜 겪어서인지 저는 어린 시절의 기억이 제법 생생합니다. 그렇지만 기억은 기억일 뿐, 그 시절의 기분은 잊은 지 오래인듯 합니다. 예를 들면, 유리창을 깨고 들켜서 혼이 나기 전까지의 식은땀이라던가, 받아쓰기 100 점 맞았다고 부모님이 웃으실 때의 날아갈 듯한 기분이라던가, 용돈 100원을 받고 50원짜리 깐돌이를 사먹고 남은 50원의 풍족한 기분들은 제 아무리 사실을 기억한다고 해도 다시 느껴보기는 힘든 감상들입니다. 가끔은 같은 책을 읽는 것이 그래서 즐겁습니다. 다시 만나기 힘든 어릴 적 기분들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꿈결같이 어릴 적 세상을 다녀올 수 있습니다. 작가이자 주인공인 '철환'이는 친구가 좋은 성적을 받을 것이 배 아파서 심술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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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F. 스콧 피츠제럴드문학, 소설, 등 2009. 3. 24. 10:00
1. 이 기발한 소설 창작의 힌트 아기가 흰 수염을 바람에 날리는 노인으로 태어난다면? 그리고 나이를 거꾸로 먹어 아기로 삶을 마친다면? 기발하고 재미있어서 읽게 된 책입니다. 민음사가 출간한 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음울함 보다 재미있고 유쾌한 점은 좋네요.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마크 트웨인에게 받은 하나의 힌트에서 출발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물론 힌트로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작가의 '마음 밭'이 있었겠지요. 아래에 이 단편소설의 시작이 된 힌트를 옮겨보겠습니다. [ 에 부치는 조롱 투의 글에서 피츠제럴드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벤자민 버튼이라는 인물의 탄생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네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 맨 처음에 오고 최악의 순간이 마지막에 온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라는 마크 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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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자살 여행 - 아르토 파실린나문학, 소설, 등 2009. 3. 21. 21:56
연이은 사업의 실패와 파산으로 자살을 결심한 '온니 렐로넨'은 별장 근처의 헛간을 결심의 장소로 택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목을 매려고 하는 대령 '헤르만니 켐파이넨' 대령을 만납니다. 이 기막힌 우연으로 둘은 우정을 느끼고 잠시나마 위안을 얻습니다. '그는 이 세상에서 혼자가 아니었다!' (p. 18) 그리고 이 둘은 우정과 위안을 즐기면서 쉬다가, 기발하고도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죠. "오늘 하루 자네와 함께 지내다 보니 떠오른 생각인데, 자네하고 나, 우리 두 사람이 함께 뭔가 일을 계획할 수 있지 않을까?" 온니 렐로넨이 신중하게 의견을 내놓았다. 렐로넨이 말을 이었다. "나한테 방금 떠오른 생각인데, 자살하려는 생각을 품고 있는 사람들 말이야, 이 사람들을 전부 한자리에 집합시키면 어떨까.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