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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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식사 - 위화 산문집문학, 소설, 등 2009. 1. 9. 20:17
, , 를 꽤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에게 두 작가의 우열을 가릴 권한도, 능력도 없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를 추천해준 친구에게 "하루키 얘기는 나하고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얘기를 하면서 "난 위화가 좋더라."고 얘기했죠. 속된 말로 '위화빠' 정도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작 3편을 읽었지만요. 그랬기에 '위화 산문집'이라는 부제를 달고 출간된 를 망설임 없이 집어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싶은 마음에서였습니다. 조금이라도 작가의 일상이나 생각들을 알고 싶어서였죠. 그런데 다 읽고 난 지금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왜 이리 허망한지요. 당혹스럽습니다. 이 허망함과 당혹감은 전염성이 있는지, 다른 책을 읽어도 아무것도 쓰지 못하겠습니다. 제가 쓰는 글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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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노래한다 - 김연수문학, 소설, 등 2008. 12. 31. 22:59
남들은 다 이해하는 스릴러의 스토리도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이해력과 지금 마음에 여유가 없음의 이유와 그리고 중요한 단어에 밑줄 긋고 암기하는 수준인 천박한 역사공부의 습관을 이유로 이 책 역시 소화해내지 못한 채로 이렇게 글을 끼적입니다. 나중에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그 때에는 소화해낼 수 있을지, 어떤 글을 끄적일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요. 두 가지 단상만 적어보려고요. # 1 나를 위한 노래는 책 속에서 정주댁, 송노인, 여옥이는 노래를 부릅니다. 정주댁과 송노인은 주거니 받거니 대화하면서 노래를 하기도 하죠. 책 속에서 알 수 없는 혁명에 대한 노래나, 알 수 없음의 불안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혁명가를 부르는 사람들처럼 저의 주위에는 저의 생활에 대한 노래는 찾기 어렵네요. 기성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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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 신경숙문학, 소설, 등 2008. 12. 30. 21:16
1. 누군가의 헐린 집터를 바라본다.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낮은 기와집들과 슬레이트집들 담장 위에 바른 시멘트에는 깨진 병조각들을 박아둔 집. 그 집에 가기 위해서는 끝까지 올라야 하는 오르막길 즈음에'재개발' 플래카드가 시뻘건 색으로 축하인지 저주인지를 해주고 있는 동네. 제가 아주 어렸을 적에 살던 집이고, 부모님이 처음 내 집을 마련한 그 집을 요즘 찾아가면 이런 모습입니다. 그 집 근처에서 오래도록 서성거리고 싶어도, 이상한 사람 취급받을까봐 담배 한 대 피울 겨를 정도 서성입니다. 뭔지 모를 아쉬움과 짠한 마음이 듭니다. 환한 웃음 짓기보다는 울듯 말 듯한 웃음이 지어집니다. 지질이 궁상맞죠? 빡빡 깎은 머리를 한 학창시절 국사교과서의 집터 유적을 보면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몇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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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문학, 소설, 등 2008. 12. 27. 10:00
"눈이 안 보여요." 사람이 하얗게 눈이 먼다. 그렇게 하이얀 채로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백색질병'이 전염까지 된다. 발병이유도, 감염경로도, 치료방법도 알 수 없는 갑작스러운 이 질병으로 눈 먼 자들은 격리수용 되지만, 결국 모든 사람의 눈이 먼다. 단 한 사람 '의사의 아내'만 제외하고. 책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렇게 얘기를 해줬더니, 친구는 시큰둥하게 "공포영화야?"라고 묻습니다. 폭력과 기아에 노출되어 생존을 두려워하며 걱정해야 하니 공포도 있고, 공포 외의 것도 있으니 아니기도 한 것 같다는 말은 미처 해주지 못했습니다. 1. 공포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몸서리 칠만큼 두려운 일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부모님은 어쩌지?', 등 고민이 많겠죠. 그런데 이 책의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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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 파울로 코엘료문학, 소설, 등 2008. 12. 24. 10:00
꿈꾸는 듯 한 표지그림과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은 저로서는 좀체 정리를 하지 못하겠습니다. 첫째는, 마음에 와 닿는 기사들이 있고, 기억해두고 싶은 구절들이 많아서 좋기도 하고요, 소설이 아니라 도덕책처럼 얘기하고자 하는 바를 너무 노골적으로 얘기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반감도 들고 그러네요. 둘째는, '자아의 신화'를 이루려는 삶을 응원하는 것도 좋고,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표지를 잘 살피라는 얘기들이 좋았습니다. 반면에 적나라하게 까발려지는 팝콘장수의 삶이나 크리스털 상인의 익숙함에 대한 안락을 너무도 안쓰럽게 바라보는 것에는 동감하기 힘들더군요. 아마도 저 자신과 너무도 닮아있는 그들을 변호하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책이든지 두 번 읽기를 싫어하는 저로서는 두 번 읽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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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 박현욱문학, 소설, 등 2008. 12. 20. 10:00
'아내가 결혼했다' 라 무슨 내용일까? 책을 읽기 전에 잠시 짐작해 보았지만 알 수가 없었습니다. 아내가 결혼을 했다면 이혼한 후에 결혼을 했을 것이고, 이혼을 했다면 아내가 아닐텐데..... 어떻게 '아내가 결혼했다'라는 말이 성립할 수 있을까? 책을 읽고 난 후에야 알았습니다. 그리고 알고 난 후에는 '작가의 말'에서 박현욱 작가가 나무라는 글이 생각이 나네요.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벗어나야 하는 것은 우리가 상식이라고 믿어 왔던 견고한 아집들이다." 이미 아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아내가 결혼할 수 있기 위해서는 일부일처제의 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폴리아모리(polyamory) 입니다. 아래에 이 책과 신문기사를 참고해서 잠깐 정리해 봅니다. 모노가미(monygamy)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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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 김려령문학, 소설, 등 2008. 12. 11. 09:59
# 1 선생님 쉬~ 하면서 화장실을 재촉하는 아이들부터 영악한 7살 아이들까지 잠깐이지만 가르쳐 본 적이 있습니다. 가르쳤다기보다는 같이 놀아주었고, 같이 놀아주었다기보다는 아이들이 저랑 놀아주었죠. 저의 정신연령이 딱 그 수준이었더랬죠. 선생이면 아이들보다 나아 먼저 살피고 북돋아주고 그래야 할텐데. 애들보고 웃고, 삐지고, 당황해하고 그랬습니다. 정말이지 영악한 아이들은 제 머리 위에 있습니다. 빤히 제 얼굴을 쳐다보며 제 속을 넘겨짚기도 하죠. 그랬던 아이들이 벌써 중학생이 되었겠네요. 이런 저에게 딱 좋은 책이었어요. '전형적이다', '지나친 설정이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조사가 부족하다'는 날카로운 비평이 담긴 서평들도 감사히 잘 읽어봤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책 읽는 짧은 시간동안 좋았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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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The road) - 코맥 매카시문학, 소설, 등 2008. 12. 10. 10:00
1. 책의 전반적 내용 가늘고 긴 섬광과 함께 찾아온 재난. 세상의 모든 것이 불 타 버렸고, 하늘에선 눈처럼 재가 내린다.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 당장에 마실 물과 먹을 양식을 찾기가 힘든 상황. 무엇보다 사람들이 서로를 경계하고 무서워해야 하는 절망적 상황이 닥칩니다. 열렬하게 신을 말하던 사람들이 이 길에는 이제 없다. 그들은 사라졌고 나는 남았다. 그들은 사라지면서 세계도 가져갔다. 질문 :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라고 해서 앞으로도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보이지 않는 달의 어둠. 이제 밤은 약간 덜 검을 뿐이다. 낮이면 추방당한 태양은 등불을 들고 슬퍼하는 어머니처럼 지구 주위를 돈다. 반쯤 산 제물로 바쳐져 옷에서 연기를 피우며 새벽 보도에 앉아 있는 사람들. 자살에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