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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2008년 10월 9일 목요일)일상(매일생각) 2008. 10. 9. 13:55
산책 (2008년 10월 9일 목요일) “열람실 이용 시간이 끝났습니다.” 초인종 소리 같은 멜로디와 함께 나가라는 안내 방송이 들린다.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한 예배가 끝이 난 것이다. 이 책 저 책 열어 보지도 않은 책들을 가방에 넣고 일어선다. 담배 한 개비를 물고 밤하늘을 올려 봐도 별 하나 보이지 않는다. 별이 보고 싶은데 달 하나만 달랑 걸려있다. 모두가 비는 소원의 무게에 지쳐 가라앉고 있는 달 하나만. ‘별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도서관에서 나온 사람들은 전화통화를 하며, 수다를 떨며 어디론가 가고 있다. 담배를 비벼 끄고 발걸음을 옮긴다. 돌아갈 집이 있다는 행복에 감사하지만, 발걸음은 다른 곳을 향한다. 향한다는 것은 목적지가 있는 것이니 틀린 말이다. 그저 걷는다.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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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 에린 그루웰문학, 소설, 등 2008. 10. 6. 10:00
1. 내일이 살고 싶은 아이들 고등학교의 졸업보다 18살까지 살아있기만 하면 좋겠다는 아이들 이혼, 가정폭력, 성폭력, 갱단의 위협, 총격사건, 가난, 마약, 인종차별, 친구의 죽음, 등 의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 그저 살아남고자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스스로가 폭력의 피해자이면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폭력을 택하는,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가 되는 폭력과 가난의 악순환이 그들과 함께합니다.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 영화 이나 를 보면서 그들을 조금이나마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도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입니다. 인종 별로 무리 짓고, 싸우고, 사회에서처럼 학교에서도 무시당합니다. 교육의 목적이나 자기계발은 TV 속 만큼이나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이들에게 초보교사 에린 그루웰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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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진, 살아있는 미국역사역사 2008. 9. 18. 10:00
1. 소외된 투명인간들의 역사 이 책의 서문에서 밝혀 말하기를 '콜롬버스'가 아닌 '바로톨로메 데 라스 카사스'를 영웅으로 내세웁니다. 그 외에 체로키 인디언, 마크 트웨인, 헬렌 켈러, 등을 영웅으로 봅니다. 이쯤이면 '하워드 진'에 대해 모르는 분들도 대충 책의 내용을 짐작하실 것입니다. 네 이 책은 화려한 찬양을 받는 영웅들 중심의 역사가 아니라 '불편한 진실'의 편에 서서 노력했던 사람들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스스로가 선택했든 아니든 가시밭길 인생을 걸어온 사람들 말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엮이고 싶어 하지 않는 현실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과 함께 힘겹게 저항하는 사람들의 역사를 말해주는 책입니다. 아래에 콜럼버스와 카사스에 대한 글을 인용해 봅니다. [ 콜럼버스의 선원들은 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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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우, 그래서 나는 김옥균을 쏘았다 - 조재곤역사 2008. 9. 10. 10:00
조선후기 농업과 상업의 발달은 은자의 나라 조선에도 자본주의의 싹을 보여주는데, 너무도 발전이 더딘 탓일까? 상업을 천대하는 탓일까? 순종적인 백성들 덕일까? 시민혁명은 일어나지 않고 봉건왕조는 끈질긴 생명을 이어갑니다. 탐관오리와 무능한 봉건왕조는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백성과 소통은 삐걱대는데, 곪을 대로 곪은 상처는 갑오농민전쟁으로 아픔을 드러내지만, 왕권의 유지에 급급한 왕실은 권력다툼에 여념이 없고 그렇게 안에서 썩고 무너져 내립니다. 이 때, 유홍기(유대치)의 문하를 자처하는 개화당의 인사들이 '갑신정변'을 일으키죠. 결과는 '3일 천하'로 일컬어지듯 실패. 흥선대원군의 척화비로 대표되는 쇄국이 근대화를 늦춰서 일제치하의 필연으로 이어졌다는 빈약한 인과관계만큼이나 갑신정변의 성공이 식민지화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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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 - 상실의 시대문학, 소설, 등 2008. 9. 2. 10:00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 -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1. 상실의 시대 88만원 세대 2080의 시대 신자유주의 고용 없는 성장 이제는 너무도 익숙해진 비극적인 말들 초등학교부터 시작한 줄 세우기는 사회에 나와서도 어김없이 적용되어서, 자신이 밑바닥에 속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위를 보며 살아갑니다.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밑에서 끔찍한 가난이 입을 벌리고 기다립니다. 이렇게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성공의 시대' 이면에는 더 많은 실패가 감추어져 있습니다. 의 지은이가 말하는 것처럼, 실패에 익숙해지면서 실패를 제대로 바라볼 줄 아는 자세를 갖는 것이 성공을 다룬 책을 읽는 것보다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아래에는 토크빌의 글을 저자가 인용한 부분 입니다. 당시의 유럽에 비해 자유롭고 평등한 나라 미국,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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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조직을 살리는 실패학의 법칙 - 하타무라 요타로자기계발 2008. 8. 26. 13:27
나와 조직을 살리는 실패학의 법칙 - 하타무라 요타로 기대이하였습니다. 하긴, 책 한 권에 꼬집어 낼 수 없이 막연한 저의 기대를 건 것이 오류였습니다. 하지만, '실패의 긍정'을 찾는 '실패에 관대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기 위해 성공에 대한 책이 넘쳐나는 지금 읽어 볼 만한 희소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면종복배(복지부동과 비슷하게 이해했습니다)를 얘기하고, 포기할 사람이나 조직은 포기하라는 현실적인충고에 반감이 들기도 합니다만 아래에 기억해 두고 싶은 구절들을 인용함으로 글을 마치려 합니다. 1. 역연산 원인과 결과에서 나아가 원인을 '요인 + 장치'로 나누어 생각해 본다. 2. 목표를 갖고 가상연습을 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3. 자신의 온갖 경험과 데이터를 '암묵지' 상태에서 '형식지'로 작성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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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 김훈문학, 소설, 등 2008. 8. 22. 10:00
잘 살아 보세 - 민들레처럼 이것이 이 책에 일관되게 흐르는 주제 아닐까 합니다. 삼전도의 굴욕도 있고, 주전과 주화의 말(言) 먼지도 있고, 서날쇠의 지혜로움과 나루의 생명력도 있습니다만, 저는 이 책의 주제를 "잘 살아 보세"로 이해했습니다. 인조 14년(1636년 12월) 말(言) 먼지가 일고, 군량과 더불어 시간이 말라가는 곳, 그 곳 "임금이 남한산성에 있다." 남한산성에 임금이 있고, 체찰사로서 난국의 해결을 시간에 맡기는 영의정 김류가 있고, 의로움과 충성심으로 주전을 말하는 예판 김상헌이 있고, 매국의 오명을 뒤집어쓰더라도 임금이 살길은 화친이라 하는 이판 최명길이 있습니다. 주화파 이판 최명길을 목 베라는 주청을 올리면서, 강력히 주전을 외치다가 뒷구멍으로 달아나는 당하들도 있고, 자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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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벌레 이야기) - 이청준문학, 소설, 등 2008. 8. 19. 10:00
1. 기독교인이라면 한 번 보세요 영화보다 짧은 책입니다. 가볍고 짧은 책임에도, 먹먹해진 가슴을 내리누르는 무게는 가볍지 않습니다. 기독교인이라면 한 번 읽어 보실 것을 권합니다. 내용은 대강 이렇습니다. (스포가 있습니다.) '탕자의 형' 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이죠. 그저 가슴이 답답하고 아립니다. 너무도 어려운 문제입니다. 다만, 극중의 김 집사처럼 용서를 강요하는 실수를 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해야겠습니다. 2. 누가 용서와 화해를 말하는가? 8월 15일은 일제로부터 해방된 광복절 입니다. 정부수립일 이기도 하지만, 광복절 입니다. 말장난 같은, 건국절 얘기로 '상생과 화합'을 저해하고 '분열'을 조장하며, '내우'를 만들어 '신화의 시대'를 방해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일본의 사과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