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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강의-이중톈역사 2008. 3. 1. 15:59
1. 조조를 위한 변명 어릴 때 보던 삼국지는 선과 악이 분명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조조는 힘이 센 적이고, 유비는 힘이 약하지만 정의로운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만화책, 애니메이션, 아동문고 모두 이런 구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런 구도가 이문열 삼국지를 읽으면서 삐걱대기 시작합니다. 벌써 10여년 전에 읽은 책이라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이문열 작가도 조조를 높게 평하면서 그를 위한 글을 자주 이야기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중톈의 ‘삼국지 강의’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1권의 절반이 조조를 위한 지면이니 말이죠. 진수의 삼국지나 배송지 주서, 자치통감을 근거로 하면서 미움 받는 조조를 위한 변명을 해줍니다. 2. 그래도 조조보다 유비가 좋은 이유 이중톈이 간웅 조조의 지원사격을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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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무라카미 하루키에게 이름은문학, 소설, 등 2008. 2. 26. 17:27
1. 이 책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는 머리 속 얘기를 중얼거리듯 합니다. 뒤죽박죽, 한 달은 청소를 안 한 것 같은 방처럼 어질러진 그의 머리 속 얘기를 그냥 풀어 놓은 듯 하죠. 제가 하루키에게 “거 지금 무슨 얘기를 하는 거요?” 라고 물으면, “뭘 말이요?” 하고 되물을 듯 합니다. 이 책에서도 현실적이고, 명확한 것은 언제나 나오는 ‘노래제목’ 뿐 입니다. 그리고 그가 늘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 사이’, ‘거리 두기’, ‘인연’ 등등 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이름’ ……… 다음에 ‘이름’을 말씀 드리려 합니다. 2. 이름과 관계 하루키는 를 객관적 수치로 표현해 보고, 기호를 나열해 보는 등, 주관을 배제하고 철저히 객관적인 조각들로만 를 얘기하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지고 싶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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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밑줄긋기문학, 소설, 등 2008. 2. 26. 17:25
1.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쓰기-하트필드 "완벽한 문장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한 절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책 속의 하트필드 이제 나는 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물론 문제는 무엇 하나 해결되지 않았으며, 얘기를 끝낸 시점에서도 어쩌면 사태는 똑같다고 말해야 할런지도 모른다. 결국 글을 쓴다는 건 자기 요양의 수단이 아니라 자기 요양에 대한 사소한 시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직하게 자신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정직해지려고 하면 할수록 정확한 언어는 어둠 속 깊은 곳으로 가라앉아 버린다. -하루키 "글을 쓰는 작업은, 단적으로 말해서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사물과의 거리를 확인하는 일이다. 필요한 건 감성이 아니라, '잣대'다" - 책 속의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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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비교문학, 소설, 등 2008. 2. 25. 22:05
‘위화’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비교 친구의 오랜 추천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그 친구에게 ‘위화’를 추천해 보려고 합니다. ‘위화’를 재미있게 읽은 이유도 있지만, 그 친구의 느낌을 듣고 싶어서가 큰 이유 입니다. 아래에는 지금의 제가 느낀 대로, 위화와 무라카미 하루키를 간단히 비교해 보았습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소감에 불과함을 먼저 말씀 드립니다. 1. 비교 위화의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야기 그들이 등장 합니다. 가 주인공으로 등장 합니다. 똥구멍에 털 날 정도로 울다가 웃을 수 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고 하지 않습니까? 힘들고 애환 가득한 삶이라도 한 조각씩 한 무더기씩 웃음이 있습니다. 잔잔하고 관조적이다. 야미쿠로가 나오고, 칼에 찔리고, 살인사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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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무라카미 하루키문학, 소설, 등 2008. 2. 25. 13:54
궁금합니다. 다른 분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셨을지 말이죠. 저는 이 책을 읽고 나니, 4 개의 이야기가 흐름의 전부라고 생각 되더라구요. 눈길이 제법 오래가는 구절들도 있었지만,(그 구절들은 따로 담겠습니다.) 결국은 아래에 옮겨 적는 4개의 이야기가 뼈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이전에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야기 답지 않게, 도식적이고 메시지도 분명한 듯해서 좀 놀랐습니다. 그래서, 다행인 것은, 우울하지 않아 좋다는 것입니다. 불만인 것은, 헐리웃 영화의 해피엔딩 같다는 것과, '부부클리닉' 같은 교훈적 메시지라는 것 입니다. 어쩌면, 하루키도 좀 정상적(?)으로 살아 보고 싶다는 소망을 담은 결말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제 그 4 개의 이야기를 담아 보겠습니다. 첫째, 사막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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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댄스 댄스 - 무라카미 하루키를 추측해 본다문학, 소설, 등 2008. 2. 22. 22:19
댄스 댄스 댄스 -무라카미 하루키를 추측해 본다 친구의 오래된 추천으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고 있습니다. 전 와 에 이어 이번이 겨우 세 번째 하루키 와의 만남이지만, 이 책을 통해 제가 느낀 하루키에 대해 끄적여 보려고 합니다. 아래에서 는 이 소설 속의 '나'를 가리킵니다. 참! 웹서핑 중에 좋은 글을 찾았습니다. 아래에 링크해 둡니다. 제제님 블로그 -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 속 인물들의 패션 1. 나 좀 이해해줘, 난 달라 는 남들이 다 쉽게 하는 ‘자기소개’도 어려워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특별하고, 남들에게 이해 받기 힘든 사람일 거라는 생각을 하죠 물론, 자신은 평범하다고 겉으로는 말을 하지만 말입니다. 어떤 것이 의 속마음 일까요? 자신의 입으로 평범하다고 한 것이 사실일까요? 저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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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댄스 댄스 2권 - 무라카미 하루키문학, 소설, 등 2008. 2. 22. 20:07
# 장면 1 나는 어떤가 - 하고 나는 생각해 보았다. 절정-하고 나는 생각했다. 그러한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되돌아보면, 이는 인생이라고 할 수 없을 듯한 느낌이 든다. 약간의 기복은 있었다. 꾸역꾸역 올라가거나 내려오기는 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거의 아무것도 한 게 없다. 아무것도 만들어낸 게 없다. 누군가를 사랑한 적도 있고, 누군가로부터 사랑받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다. 기묘하게 평탄하며, 풍경이 단조롭다. 마치 비디오 게임 속에 걸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팩맨 같다. 잇따라 미로 속의 점선을 먹어 간다. 목적도 없이. 그리고 언젠가는 확실하게 죽는다. # 장면 2 - 하루키의 주문(?) 정신을 차려보니 무력감이 조용히 소리도 없이 물처럼 방 안에 차있었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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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댄스 댄스 1권 - 무라카미 하루키문학, 소설, 등 2008. 2. 22. 19:47
# 장면1 - 느슨한 관계 어떻든 나는 그녀에 대해선 거의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어디서 태어났는지도, 나이가 몇 살인지도. 생일조차 알지 못한다. 학력도 알지 못한다. 가족이 있는지 어떤지조차 알지 못한다.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그녀는 비처럼 어디선가 와서는, 어디론가로 사라지고 만 것이다. 다만 기억만을 남겨 놓고. # 장면2 나는 낙수물을 쳐다보면서 자신이 무엇엔가에 포함된다는 일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 때문에 울고 있는 일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그것은 몹시 먼 세계의 일인 것처럼 느껴진다. 마치 달인가 우주인가 그런 곳에서의 사건처럼 느껴진다. 결국 그건 꿈인 것이다. 손을 제아무리 길게 내뻗어도, 제아무리 빨리 달린다 해도, 나는 거기에 당도할 수 없을 것만 같다. '어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