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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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도하 - 김훈문학, 소설, 등 2009. 10. 30. 22:44
공무도하 - 김훈 1. 관계, 사연 그리고 사람 문정수는 기자입니다. 많은 사건이나 사고를 경험합니다. 취재를 하며 안으로 비집고 들어갈수록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을수록 그들의 사연을 알아갑니다. 사람을 닮은 사연들은 각자의 색을 갖고 명멸합니다. 간척되어 마르는 해망지역 못의 물고기처럼 살아 꿈틀거리고 모두가 그냥 넘길 수 없을 만큼 나름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기자는 그 사연들을 묻어야 합니다. 신문이 브리태니커가 되는 일은 막아야 하니까요. 기사가 되는 것은 사연을 배제한 무채색의 사실들 입니다. 이런 무채색의 사연들은 일기예보 보다 감흥을 주지 못합니다. 짧은 탄식이나 동정의 대상이 될 뿐이죠. 임금님 귀의 비밀을 알아버린 사람의 심정으로 문정수는 체한 듯 걸려있는 사연들을 노목희에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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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독 밀리어네어(Q&A) - 비카스 스와루프문학, 소설, 등 2009. 10. 5. 19:22
슬럼독 밀리어네어(Q&A) - 비카스 스와루프 시크교 대표가 불참했기에 그나마 줄어든 이름 '람 모하마드 토마스' 가 등장합니다. 이런 독특한 이름을 갖게 된 그 날의 이야기부터 웃음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을 즈음에 웃음은 가라앉고 이름만큼 너울거리는 일상을 살았던 사람만 남습니다. 그는 "나 같이만 살아라." 하며 책을 낼만 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그의 독백대로 '바보 같은 고야 녀석' 일 뿐이고, '학교도 못 다닌 웨이터' 일 뿐 입니다. 그는 화장실에서 냄새보다는 엉덩이 걱정을 해아 하는 지역에 주로 살고요, 배가 고프면 맥도널드의 쓰레기통을 뒤질 수 있는 능력도 있고, 연고 없는 결혼식장에서 음식을 먹다가 양쪽의 가족들에게 몰매를 맞는 친구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엉터리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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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들의 도서관 - 김중혁문학, 소설, 등 2009. 9. 24. 14:57
악기들의 도서관 - 김중혁 우리 고장의 도서관에서 김중혁 작가를 초청한다기에 읽어보았어요. 작가는 밤 새 읽을 만한 책은 아니라고 하셨지만, 강연 전에 읽고 싶은 맘은 굴뚝이고 시간은 모자라기에 밤 새 읽었죠. 단편 여덟 트랙으로 된 소설집입니다. 읽다보니 자꾸 이야기 속 인물을 작가와 동일시하게 되네요. 그리고 그 인물들이 제가 되기도 하고요. 그게 소설 읽는 재미겠죠. 읽으면서 표시해 두었던 부분을 강연 후에 다시 보니 영락없이 작가의 모습들이 보이고, 또 닮고 싶어 하는 제 모습도 보입니다. 이어지는 이런 저런 생각들도 있고요. 1. 뒷수습의 상상력 첫 문장을 써놓자 나머지 문장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매뉴얼을 쓸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내가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숨어 있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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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 작가 초청 강연강연을 찾아서 2009. 9. 24. 11:21
김중혁 작가 강연 일시 : 2009년 9월 23일 오전 10시 장소 : 충북 중앙도서관 4층 강당 주제 : 문학과 상상력과 박물관 아침 일찍 참석하였습니다. 잠겨있던 강당 문이 열리고 들여 있는 의자를 처음 빼냈으니 첫 번째 참석자 의 영예를 얻었음이 분명합니다.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주로 아주머니 독자 분들이 많네요. 작가의 독자층을 반영한 것인지, 강연시간대의 영향인지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드디어 시작하는데, 낯선 분이 등장합니다. 백남권 중앙도서관장님의 말씀이 있네요. 학창시절 뙤약볕아래 교장선생님 훈화 듣는 기분이라 피식하고 웃음이 났습니다. 그래도 지방에서 흔치 않은 좋은 강연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했고요, 교장선생님 훈화의 가장 큰 미덕인 짧은 말씀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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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아프가 본 세상 - 존 어빙, 안정효문학, 소설, 등 2009. 4. 6. 17:28
1. "맙소사!" '맙소사!'로 시작한 책입니다. 제니 필즈의 결혼부터 가아프와 헬렌의 결혼생활을 보고 있자면 의 설정은 아름다운 동화책으로 여겨질 정도입니다. 존 어빙의 소설을 처음 접하는 것이라 그런지 몰라도 처음엔 많이 당혹스럽습니다. 첫 느낌을 가아프의 성격대로 표현하면 이렇게 할 수 있겠네요. "맙소사, 이건 무슨 개수작이야!" 2. 그런데도 재미있네요. "좆이나 빨아라." 같은 막말의 기막힌 사용에 즐거워하는 제가 별난 것일 수도 있지만요. 이 책은 이것 뿐 아니라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아요. 이를테면 '똥대가리 선생'이라 부르며 비난하는 편지를 보낸 독자에게 대응하는 방식이라던가, , 같이 소설 속 소설을 읽는 재미라던가, '로버타 멀둔'이나 '앨리스' 같은 인물의 우스움도 재미에 한 몫 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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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 파울로 코엘료문학, 소설, 등 2009. 1. 5. 13:30
1. "그래서 어쩌라고!" , ,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시겠죠? 책 뒷장에 이렇게 써 있네요. '101가지 지혜의 샘'이라고요. 네! 이 책은 위에 말씀드린 책들처럼 담아두고 싶은 얘기들, 좋은 얘기들이 잔뜩 실려 있습니다. 이미 들어서 아는 얘기, 읽어서 아는 얘기들도 잔뜩 있지요. 아래와 같은 얘기들처럼요. "연필에는 다섯 가지 특징이 있어. 그걸 네 것으로 할 수 있다면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게야. 첫 번째 특징은 말이다, 네가 장차 커서 큰일을 하게 될 수도 있겠지? 그때 연필을 이끄는 손과 같은 존재가 네게 있음을 알려주는 거란다. 명심하렴. 우리는 그 존재를 신이라고 부르지. 그분은 언제나 너를 당신 뜻대로 인도하신단다. 두 번째는 가끔은 쓰던 걸 멈추고 연필을 깎아야 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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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 파울로 코엘료문학, 소설, 등 2008. 12. 24. 10:00
꿈꾸는 듯 한 표지그림과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은 저로서는 좀체 정리를 하지 못하겠습니다. 첫째는, 마음에 와 닿는 기사들이 있고, 기억해두고 싶은 구절들이 많아서 좋기도 하고요, 소설이 아니라 도덕책처럼 얘기하고자 하는 바를 너무 노골적으로 얘기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반감도 들고 그러네요. 둘째는, '자아의 신화'를 이루려는 삶을 응원하는 것도 좋고,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표지를 잘 살피라는 얘기들이 좋았습니다. 반면에 적나라하게 까발려지는 팝콘장수의 삶이나 크리스털 상인의 익숙함에 대한 안락을 너무도 안쓰럽게 바라보는 것에는 동감하기 힘들더군요. 아마도 저 자신과 너무도 닮아있는 그들을 변호하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책이든지 두 번 읽기를 싫어하는 저로서는 두 번 읽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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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바라기별 - 황석영문학, 소설, 등 2008. 12. 10. 10:05
요즘 시간이 있어도 책을 읽기가 버겁네요.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해서 책장에서 집어든 이 책도 그렇습니다. 성장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등장인물들이 영화처럼 멋지게 살지 않습니까? 저 같은 범생이(?)만 그렇게 느끼는 건가요? 친구의 친구 얘기 마냥 멋지지만, 멀게만 들립니다. 영화처럼 멋지지만, 그렇게 살라고들 하면 모두 고개를 돌려버릴 낭만이지 싶습니다. 고교시절 좋아했던 문학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그리워하던 낭만 말이죠. 90년대 학번으로, 80년대 학번 선배들의 전설적 낭만과 대학생활을 답습하면서 생활했던 것에 대한 쓴웃음만 지어집니다. 피해망상에 찌든 사람들만 외치는 단어인지 몰라도 '끼인 세대'라고 느끼면서 말이죠. 글 속의 유준처럼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저도 찾고 또 찾아야 하는데 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