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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밥바라기별 - 황석영
    문학, 소설, 등 2008. 12. 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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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시간이 있어도 책을 읽기가 버겁네요.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해서 책장에서 집어든 이 책도 그렇습니다.

    성장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등장인물들이 영화처럼 멋지게 살지 않습니까?
    저 같은 범생이(?)만 그렇게 느끼는 건가요?

    친구의 친구 얘기 마냥 멋지지만, 멀게만 들립니다.
    영화처럼 멋지지만, 그렇게 살라고들 하면 모두 고개를 돌려버릴 낭만이지 싶습니다.
    고교시절 좋아했던 문학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그리워하던 낭만 말이죠.

    90년대 학번으로, 80년대 학번 선배들의 전설적 낭만과 대학생활을 답습하면서 생활했던 것에 대한 쓴웃음만 지어집니다. 피해망상에 찌든 사람들만 외치는 단어인지 몰라도 '끼인 세대'라고 느끼면서 말이죠.

    글 속의 유준처럼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저도 찾고 또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네요.
    일단 '늪'이라도 만났으면 싶은 오늘입니다.

    그저 기억에 남는 구절이나 적어보고 쓴 것도 없는 글을 마치려 합니다.


    거기 나오잖아. 물이 맑으면 갓끈을 빨고,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 맑고 흐린 세상풍파를 다 받아들이는 거야.

    준이는 여태까지의 대화가 못 참겠다는 듯이 툭 잘라버렸다.
    넌 왜 쑥스럽게 만나기만 하면 책 읽은 얘기만 하는 거냐?

    뭐가 쑥스러운데?

    네가 지금 행동하고 살고 그런 거 중심으로 얘기하면 안 되니?

    지금 생활이 싫으니까.

    우리는 그런 식으로 대화가 끊긴 뒤에는 그냥 말없이 걷거나 음악을 건성으로 귓전으로 흘리면서 앉아 있거나 했다.(p.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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