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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모(MOMO) - 미하엘 엔데
    문학, 소설, 등 2024. 3. 1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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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모(MOMO)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비룡소 출판

     

     

    <시간 도둑에 맞서 싸우는 꼬마 모모에 대한 이야기>

     

    이 어설픈 짧은 기억이 이 책 모모에 대해 아는 것의 전부였습니다. 요즘 문득 지금 이 책이 읽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전반적인 내용과는 그다지 상관 없는 것 같은 이야기로 시작을 합니다그런데 이 시작이 꽤나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주제가 무엇이든, 어떤 플랫폼을 통해서든, 픽션이든 논픽션이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꽤나 관심을 기울이고, 시간을 보내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던 차였습니다. 궁금해 하는 것뿐 아니라 제 인생에 충실하지 못하게 시간을 그런 데에 빼앗기는 것이 스스로에게 불만이기도 했습니다. 이 책 도입부에 이런 글이 있어서 발췌해봅니다.

     

    『 그들은 , 무대에서 그려지는 감동적인 이야기나 우스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때면, 무대에서 벌어지는 삶이 자신들의 일상의 삶보다 더 현실 같다는 묘한 느낌을 갖곤 했다. 그들은 이러한 또 다른 현실에 귀 기울이기를 좋아했다. (p 12)

     

    이 글에 위안을 받으며 책을 계속 읽어 봅니다.

    3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1장은 모모와 그 친구들의 평화롭고 인간미 넘치는 삶을 다루고, 2장은 회색 신사의 등장과 그로 인해 변하는 모모의 세계에 위기가 찾아오고 하라박사와 그의 거북이 카시오페아의 도움을 받습니다. 3장은 모모회색신사의 싸움과 그 이후가 소개 됩니다.

     

     

    1.     영락없는 거지 소녀 모모

     

    이 책에 거지라는 표현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묘사된 부분을 보면 길고양이가 따로 없죠.

    몸에 맞지 않는 커다란 옷’, ‘신발이 없어서 까매진 발’, ‘부스스한 머리카락’, 이런 묘사의 부분들로떠돌이 거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8세에서 12세로 종잡을 수 없는 나이는 아마도 얼굴은 12세인데 잘 먹지 못하여 8세 아이 정도의 키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빼빼마른몸이라는 묘사도 있으니 말입니다. 어른들이 나이를 물었을 때 ‘100이라고 대답한 부분과 설명에서 보듯이 글도 숫자도 모를 정도로 필수교육도 받지 못한 거지 아이입니다. 아마 꾀죄죄하고 냄새도 많이 났겠죠. “쟤랑 같이 놀지 마라는 소리를 들을 법도 했을 것이고, 아이들이 자신과 다른 옷차림에 따돌릴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원형극장 유적지에서 혼자 살아가는 모모를 마을의 어른들은 돌봐주고, 아이들은 함께 놀아줍니다.

    재화의 흐름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모모를 일방적으로 도와주고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에서는 모모가 마을 사람들을 풍요롭게 해줬다고 말합니다. 구체적인 모모의 도움은 경청이라고 나옵니다. 사람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깨우치게끔 잘 들어주는 능력이 모모에게는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고 스스로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수준의 들어주는 능력이 모모의 능력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펼치며 즐거운 놀이를 함께 즐기게 해주는 능력도 있습니다. 마음이 굳은 저로서는 이런 식의 인간관계는 전설 속에서나 존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믿고 싶은 인간관계이긴 합니다.

     

    2.     시간 도둑 회색 신사

     

    지나온 인생에 대한 회의가 들 때 이발사 푸지아저씨에게 회색신사가 와서 시간을 절약하고 저축하라는 계약을 하고 설계를 해주고 갑니다. 그 이후 푸지아저씨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많은 시간을 정리해고 합니다. 나이든 부모님을 돌보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양로원에 보내고, 친구에게 꽃을 선물하는 것을 그만두고, 일하며 손님에게 건네는 살가운 대화를 중지하고, 합창하는 시간과 독서하고 사색하는 시간을 정리해고 해버립니다. 미장이 니콜라아저씨도 미장이의 양심을 팔고, 시간을 팝니다.(‘시간 저축 계약이지만 시간을 아끼며 더 시간에 쪼들리므로 시간을 팔았다고 표현했습니다.) 술집 주인 니노아저씨와 릴리아나아줌마도 매출에 도움이 안 되는 노인들을 쫓아내고 시간을 팝니다. 모두가 조금 더 나은 성취, 성공을 위해서 시간을 아끼고, 시간을 저축하고, 열심히 바쁘게 살아갑니다. 그래서 더 이상 모모가 사는 공터로 찾아오는 어른들은 없습니다. 이야기꾼 기기와 청소부 베포할아버지를 제외하고 말이죠.

     

    오토바이 배달을 하는 분들, 택배 배송을 하는 분들, 시장의 상인 분들, 식당의 사장님들, 마트의 근로자 분들, 저를 포함해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시간을 아껴 가며, ‘빨리 빨리서두르며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살아갑니다. 우리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까요? 일단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죠. 저 스스로에게 물어봐도 대답은 쉽지 않습니다. 지금의 인생이 마뜩치 않고, 지나온 세월에 후회가 넘치지만, 그래서 열심히 시간을 쪼개고 아껴서 아등바등 사는데, 그럴수록 시간은 점점 더 빠르게 사라지고, 마음엔 여유가 없어지고, 불안은 늘어나고, 불만에 찌든 채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믿음소망사랑넘치는 삶을 살고 싶지만, 그 시작도 어렵습니다.

    모모와 아이들이 만든 피켓

     

     

    3.  모모의 싸움 – '17장 크나큰 두려움과 더 큰 용기'가 백미 입니다

     

    이렇게 시간을 저축하기 위해 바빠진 어른 친구들과 아이 친구들을 모두 잃은 모모는 호라박사와 거북이 카시오페아의 도움을 받으며 회색 신사와의 싸움을 합니다. ‘모모회색 신사와 대화를 하는 장면이 인상 깊어서 아래에 발췌해 봅니다.

     『 그럼 툭 터놓고 말해 보자. 불쌍한 꼬마야, 넌 혼자야. 친구들은 네가 닿을 수 없는 곳에 있어. 이제 네 시간을 너와 나누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이 모든 일은 우리가 꾸민 일이지. 이제 우리가 얼마나 막강한지 알겠지? 우리에게 반항하는 건 아무 의미도 없어. 수많은 외로운 시간들. 그게 대체 지금 네게 무슨 의미가 있지? 너를 짓누르는 저주이고, 숨통을 누르는 무거운 짐이며, 너를 빠뜨려 죽일 것 같은 드럼은 바다, 까맣게 태워 죽일 듯한 쓰라린 고통일 뿐이야. 너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분리된 거야.” (p 305)

     

    『 이제 더 이상 도망치지 않으리라. 모모는 여태껏 제 목숨을 구하려고 도망쳤다. 그 동안 내내 자기만, 자기의 쓸쓸함과 자기의 두려움만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정작 곤경에 빠져 있는 건 친구들이었다. 아직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바로 모모 자신이었다. 회색 신사들을 움직여 친구들을 풀어 주도록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아주 희박했다. 그러나 적어도 시도는 해보아야 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모모는 문득 마음 속에서 묘한 변화가 일어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두려움과 무력감이 점점 자라나는가 싶더니 갑자기 확 뒤집혀 정반대의 감정으로 돌변했던 것이다. 이제 어려움을 이겨 낸 것이었다. 모모는 용기와 자신감이 넘쳐흐르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제 이 세상 어떤 세력도 자기를 털끝만큼도 다치게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아니 오히려 자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털끝만큼도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p. 301~302)

     

    4.     마무리

     

    이제 대도시에서는 오랫동안 볼 수 없었던 광경이 벌어졌다. 아이들이 길 한복판에 나와 놀고, 아이들이 비키길 기다릴 수밖에 없는 운전자들은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차에서 내려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사람도 있었다. 어디서나 사람들이 서서 다정하게 말을 주고 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자세히 물었다. 일하러 가는 사람도 창가에 놓인 꽃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거나 새에게 모이를 줄 시간이 있었다. 의사들은 환자를 한 사람 한 사람을 정성껏 돌볼 시간이 있었다. 노동자들은 일에 대한 애정을 갖고 편안하게 일할 수 있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빫은 시간 내에 가능한 한 많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저마다 무슨 일을 하든 자기가 필요한 만큼, 자기가 원하는 만큼의 시간을 낼 수 있었다. 시간이 다시 풍부해진 것이다. ( p.359~ 360)

     이 책 모모의 거의 마지막 부분을 인용했습니다.

    가히 천국이죠. 사자와 양이 같이 뛰노는 모습에 비교할 수 있을 만큼의 천국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현실적이지 않다는 인식에 기반한 것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상품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팔아 치우는 사회 입니다. 보통 노동을 팔지만 시간도 팔고, ‘양심도 팔고, ‘공공질서타인의 안전도 팔고, ‘타인의 배려자발적인 애국심이나 애사심도 파는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시간적 여유도 아마 지금 사회에선 상품입니다. 부디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아 누리는 사랑여유가 아닌 본인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여유를 베풀고 나눌 수 있는 제가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

    아 그리고 '언제나 없는 거리'를 지나' 아무데도 없는 집'은 참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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