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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 김혜나
"가야할 길이야 있겠지. 그런데 갈 수 있는 길은 하나도 없어." (p. 47)
"누군가 내 옆에 좀 있어줬으면.......(p. 79 극 중 나의 꿈)
연예인이 되고 싶은데 자꾸 빗나가기만 하는 호빠 선수 '제리'와 유일한 꿈이 누군가 옆에 있어 줬으면 좋겠다는 '나'가 등장 합니다. 그 둘은 끼니를 걱정해야 할 만큼 곤궁한 것도 아닙니다. 당장 내일을 알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인 병을 앓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도 그 둘의 이야기가 이렇게 절망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둘은 꿈이 없습니다.
어쩌면 꿈이 있는데, 그것으로 가는 길이 막혀있거나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꿈만 없을 뿐 아니라 안식도 없습니다.
집도, 학교도, 술자리도, 여관방도 어디 하나 맘 편히 쉴 수 있는 곳조차 없네요. 현실에서 없을 수도 있는 누군가가 옆에만 있어준다면 그것을 최고의 안식처로 삼으려 하는데, 그게 잘 될 리가 없습니다.
차라리 실없어 보이지만 '시인'이 되고 싶노라고 말하는 '미주'가 낫습니다.
좋은 남자와 결혼해서 살아보겠노라는 '여령언니'의 꿈도 그 둘에 비하면 행복해 보일 지경이니 말이죠.
스스로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꿈을 찾지 못하는 상황과, 꿈을 명확히 알더라도
가는 길이 꽉 막혀 있다면 개인이나 사회나 건강한 것은 아닐 테죠. '나'를 응원해 봅니다. 조금은 냉소를 버리고, 부정적 시선도 거두고, 손으로 더듬으며 넘어져 무릎이 까져도 좀 걸어가야죠. 앞인 줄 알고 갔는데 그게 뒤나 옆일지라도 말이죠.'문학, 소설,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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