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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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을 둘러싼 모험-무라카미 하루키가 생각하는 이름문학, 소설, 등 2008. 3. 4. 20:36
일전에 를 읽고 쓴 글 중에서 '하루키가 생각하는 이름'에 대해 끄적였었죠. 이 책 에서 '이름' 에 대한 하루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농담 반, 진담 반인 듯한 대화에서, '이름'에 대한 하루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는 제 가정은 하루키의 웃음 하나로 바보가 되고 말겠지만 말입니다. 아래에 [ ] 안에 이름에 대한 재미있는 대화를 인용해 봅니다. 다소 길다 싶어서 중간 부분은 접어 놓았습니다. [ 뿐만 아니라 놈에게는 이름조차 없었다. 나로서는, 고양이의 이름이 없는 게 놈의 비극성을 덜어주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부채질하고 있는 것인지는 쉽사리 깨달을 수 없었다. "나비야." 하고 운전기사는 고양이에게 말을 걸었지만, 예상대로 손은 내밀지 않았다. "어떤 이름이죠?" "이름은 없습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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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을 둘러싼 모험-밑줄긋기(무라카미 하루키)문학, 소설, 등 2008. 3. 4. 20:15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을 읽으면서 밑줄 친 것을 옮겨 적어 봅니다. # 다음은 제 생각을 짧게 적어 본 것일뿐, 제목은 아닙니다. [] 안의 부분이 인용부분 입니다. #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 "열 두살 때부터 귀를 내놓은 적은 한번도 없어요." "그래도 모델 일을 할 때는 귀를 드러내잖소?" "네에, 하지만 그건 진짜 귀가 아녜요." 하고 그 여자는 말했따. "진짜 귀가 아니라고?" "그건 폐쇄된 귀예요." 나는 수프를 두 번 떠먹고 나서 고개를 들어 그 여자의 얼굴을 보았다. "폐쇄된 귀에 대해서도 좀더 자세히 가르쳐주지 않겠소?" "폐쇄된 귀는 죽은 귀예요. 내가 직접 귀를 죽였어요. 다시 말해서 의식적으로 통로를 분단시켜 버리는 일이지만 - 이해하시겠어요?" 나는 쉽게 납득하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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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싱턴의 유령-무라카미 하루키문학, 소설, 등 2008. 3. 3. 19:29
렉싱턴의 유령 -무라카미 하루키 이 책은 단편소설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단편소설이 장편소설보다 좋으냐고 물으시면, 답을 하긴 쉽지 않겠습니다만, 저는 이 책에 관한 한, 좋다고 대답하겠습니다. 정리되지 않은 듯한, 그래서 잡힐 듯 말 듯 한 이야기가 좋습니다. 다른 말로는, 명확한 메시지가 없어서 좋구요.(물론 제가 놓친 것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말로는, 여백이 많아서 좋습니다. 아래에는 이 책의 단편 중에서 저의 생각의 단편과 인용구들 입니다. 네모 안의 글이 책의 인용입니다. 1. 렉싱턴의 유령 – 잠과 상실감 아버지는 그녀를 사랑하고, 아주 소중하게 여기셨어. 아마 아들인 나보다 어머니를 훨씬 더 사랑하셨을 거네. 아버지는 그런 사람이었지. 자기 손으로 획득한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었어. 그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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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싱턴의 유령' 중 옮긴이의 말- 김난주문학, 소설, 등 2008. 3. 2. 17:47
책 말미에 - 옮긴이의 말 김난주 렉싱턴의 유령 가장 뒷부분에 옮긴이의 말이 있습니다. 옮긴이 김난주씨의 글이죠. 하루키 속의 따뜻함을 퍼올리는 글이라 생각할 정도로 좋아서 옮겨 봅니다. 옮긴이의 말 – 김난주 출처 – 렉싱턴의 유령(열림원) 며칠 전 늦은 밤이다. 둘째 딸아이가 잠이 안 온다면서 얘기를 해달라고 칭얼거렸다. 내가 예의 “옛날에 어떤 소설가가 있었는데……..” 라고 서두를 꺼내자, 아이는 “또 소설가야”라며 시큰둥해 했다. “오늘은 재미있는 이야기야. 들어 봐” 라고 달래자, 샐쭉한 표정으로 내 가슴에 기대는 딸. 밤마다 얘기를 해달라고 보채는 아이에게 늘 새로운 얘기를 들려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요즘 작업하고 있는 작품의 내용을 대충 각색하여 들려주는 기발한 방법을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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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무라카미 하루키에게 이름은문학, 소설, 등 2008. 2. 26. 17:27
1. 이 책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는 머리 속 얘기를 중얼거리듯 합니다. 뒤죽박죽, 한 달은 청소를 안 한 것 같은 방처럼 어질러진 그의 머리 속 얘기를 그냥 풀어 놓은 듯 하죠. 제가 하루키에게 “거 지금 무슨 얘기를 하는 거요?” 라고 물으면, “뭘 말이요?” 하고 되물을 듯 합니다. 이 책에서도 현실적이고, 명확한 것은 언제나 나오는 ‘노래제목’ 뿐 입니다. 그리고 그가 늘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 사이’, ‘거리 두기’, ‘인연’ 등등 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이름’ ……… 다음에 ‘이름’을 말씀 드리려 합니다. 2. 이름과 관계 하루키는 를 객관적 수치로 표현해 보고, 기호를 나열해 보는 등, 주관을 배제하고 철저히 객관적인 조각들로만 를 얘기하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지고 싶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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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밑줄긋기문학, 소설, 등 2008. 2. 26. 17:25
1.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쓰기-하트필드 "완벽한 문장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한 절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책 속의 하트필드 이제 나는 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물론 문제는 무엇 하나 해결되지 않았으며, 얘기를 끝낸 시점에서도 어쩌면 사태는 똑같다고 말해야 할런지도 모른다. 결국 글을 쓴다는 건 자기 요양의 수단이 아니라 자기 요양에 대한 사소한 시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직하게 자신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정직해지려고 하면 할수록 정확한 언어는 어둠 속 깊은 곳으로 가라앉아 버린다. -하루키 "글을 쓰는 작업은, 단적으로 말해서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사물과의 거리를 확인하는 일이다. 필요한 건 감성이 아니라, '잣대'다" - 책 속의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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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비교문학, 소설, 등 2008. 2. 25. 22:05
‘위화’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비교 친구의 오랜 추천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그 친구에게 ‘위화’를 추천해 보려고 합니다. ‘위화’를 재미있게 읽은 이유도 있지만, 그 친구의 느낌을 듣고 싶어서가 큰 이유 입니다. 아래에는 지금의 제가 느낀 대로, 위화와 무라카미 하루키를 간단히 비교해 보았습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소감에 불과함을 먼저 말씀 드립니다. 1. 비교 위화의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야기 그들이 등장 합니다. 가 주인공으로 등장 합니다. 똥구멍에 털 날 정도로 울다가 웃을 수 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고 하지 않습니까? 힘들고 애환 가득한 삶이라도 한 조각씩 한 무더기씩 웃음이 있습니다. 잔잔하고 관조적이다. 야미쿠로가 나오고, 칼에 찔리고, 살인사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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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무라카미 하루키문학, 소설, 등 2008. 2. 25. 13:54
궁금합니다. 다른 분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셨을지 말이죠. 저는 이 책을 읽고 나니, 4 개의 이야기가 흐름의 전부라고 생각 되더라구요. 눈길이 제법 오래가는 구절들도 있었지만,(그 구절들은 따로 담겠습니다.) 결국은 아래에 옮겨 적는 4개의 이야기가 뼈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이전에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야기 답지 않게, 도식적이고 메시지도 분명한 듯해서 좀 놀랐습니다. 그래서, 다행인 것은, 우울하지 않아 좋다는 것입니다. 불만인 것은, 헐리웃 영화의 해피엔딩 같다는 것과, '부부클리닉' 같은 교훈적 메시지라는 것 입니다. 어쩌면, 하루키도 좀 정상적(?)으로 살아 보고 싶다는 소망을 담은 결말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제 그 4 개의 이야기를 담아 보겠습니다. 첫째, 사막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