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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실의 시대-무라카미 하루키
    문학, 소설, 등 2008. 2. 5.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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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실의 시대-무라카미 하루키


    꽤나 유명한 책이지만, 이제서야 읽어 보았습니다.
    오래 전에 이 책을 추천해준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물었습니다.

    "상실의 시대, 네가 전에 추천해준 책 말이야."
    "지금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읽을만 하겠니?"

    책을 다 읽고 난 후 저의 답은 '글쎄' 입니다.
    무척 재미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죽어서 30년이 지나지 않은 작가의 책에는 원칙적으로 손을 대지 않는다는 책 속의 '나가사와'의 말처럼 이 책은 '시간의 세례'를 받을 지 않을 지 궁금합니다.

    저의 감상은 <어른을 위한 성장소설> 이라고 말씀드릴께요.

    아래에는 위에 말한 감상을 기억하기 위한 구절의 인용과 저의 단상을 기록합니다.

    1. 추억이란?

    <젊은 Googler 의 편지>를 지은 김태원 씨가 소개한 '중독'의 정의는 '이번이 마지막' 입니다. 재미가 있어서, 친구들과의 티타임 시간에 '낱말정의' 놀이를 잠깐 해 봤습니다. 진행자인 저의 솜씨가 좋지 않아, 듣고 싶어하던 '추억'의 정의는 하지 못했죠. 여러분은 추억을 어떻게 정의하시겠어요?

    <책 속에서>
    18년이 지나버린 지금 그녀의 얼굴을 떠올리는데 점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초원은 생생한 느낌으로 기억하고, 그녀가 얘기한 우물도 여전한데........
     

    2. 대학진학, 더 넓은 세상? 삶의 재부팅?
    그런 방을 보고 있으면, 그녀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대학에 입학해 고향을 떠나 알 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고 싶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학교를 택한 건, 우리 고등학교에서 아무도 이 학교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야." 하고 나오코는 웃으면서 말했다.


    3. 친구, 사귐, 대화

    아마 내 마음 속에는 딱딱한 껍데기 같은 게 있어서, 그걸 뚫고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제한되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제대로 사랑할 수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 그녀가 찾고 있는 것은 내 팔이 아니라, '그 누군가'의 팔인 것이다. 그녀가 찾고 있는 것은 나의 따스함이 아니라 '그 누군가'의 따스함인 것이다. 내가 나 자신이라는 데서 나는 어쩐지 꺼림칙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죽은 친구의 연인, 나를 알아줄 것 같은 사람, 오래 걸으며 대화할 수 있는 사람임에도 그런 나오코를 남으로 거리 두는 와타나베. 그 거리는 나오코가 만드는 것일까? 와타나베가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죽은 기즈키가 만드는 걸까?


    4. 정상과 비정상 그리고 이방인 


    "그런데 왜 넌 그런 사람들만 좋아하는거야?" 하고 나오코가 말했다. "우린 모두 어딘가 휘어지고, 비뚤어지고, 헤엄을 못 쳐서 자꾸만 물 속에 빠져 들어가기만 하는 인간들이야. 나도 기즈키도 레이코 언니도, 모두 그래 어째서 좀 더 정상적인 사람들을 좋아하지 못하는 거야?"


    정상과 비정상은 무엇을 기준으로 나누는 것일까요?
    정상인이 되려고, 평균인이 되기를 바라며 주위를 끊임없이 살피고, 맞춰가며, 동시에 특별한 사람이 되고, 다른 대우를 받기를 바라며, 또 주위를 살핀다. 이 과정에서 실패하면 레이코나 나오코, 기즈키 처럼 물 속에 빠져드는 걸까? 어쩌면 나(와타나베)는 이들과 소통함으로 물 속에 빠지지 않으려는 건 아닌지?


    5. 소통-둘이 좋은 경우와 셋이 좋은 경우

    "성장의 고통 같은 과정을 치러야 할 때 그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바람에 그 고지서가 이제야 돌아온 거야. 그래서 기즈키는 그렇게 되었고, 나는 이렇게 여기 있는 거야. 우린 무인도에서 자란 헐벗은 아이 같은 존재였어. 배가 고프면 바나나를 따먹고, 외로워지면 서로 품에 안겨 잠들었던 거야. 하지만 그런 게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겠어? 우린 자꾸만 자라나고, 사회로 진출도 해야 하고, 그러니까 너는 우리에게 중요한 존재였던 거야. 넌 우리 둘을 바깥 세상과 이어주는 고리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었어. 결국엔 잘 안 되었지만."

    "그런 식사라면 하쓰미씨와 둘이서 하는 게 좋지 않겠어요?" "네가 가주는 게 편해, 내게도 하쓰미에게도" 하고 나가사와 선배가 말했다. 세상에, 이건 기즈키, 나오코의 경우와 똑같지 않은가.


    6. 마무리

    <스틱>에서 지은이가 하는 말이 있습니다.
    '왜 우리와 친구는 그렇지 못한데, 친구의 친구의 삶은 그렇게 드라마틱한 것인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삶이 4차원이라 이런 소설을 써냈다고는 생각 못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많은 부분을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이쯤 되면 제가 '이상한 나라의 폴'이 되는 건가요?
    http://lawcher.tistory.com2008-02-05T14:11:180.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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