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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지피다 - 잭 런던문학, 소설, 등 2020. 7. 4. 21:04반응형
불을 지피다
작가 : 잭 런던(Jack London)
옮김 : 이한중
출판 : 한겨레출판
1. 이 책의 대강
우연히 유튜브에서 야성의 부름(The call of the wild)트레일러를 보았습니다. 어릴 때 문고판으로 읽었던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그 책인가 싶어서 찾아보았고요. ‘잭 런던’ 이라는 작가의 단편소설집인 이 책을 먼저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에는 아래와 같은 단편들이 있습니다.
1부 사회적인 이야기
스테이크 한 장 A Piece of Steak(1909)
배교자 Tjhe Apsstate(1906)
시나고 The Chinago(1909)
멕시칸 The Mexican(1911)
2부 우화적인 이야기
그냥 고기 Just Meat(1907)
프란시스 스페이트 호 The “Francis Spaight”(1911)
전쟁 War(1911)
강자의 힘 The Strength of the Strong(1911)
3부 클론다이크 이야기
생의 법칙 The Law of Life(1900)
불을 지피다 To Build a Fire(1908)
생에의 애착 Love of Life(1905)
제가 이해하기로는 1부와 3부의 얘기들은 같은 주제입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축복이자 지상명령을, ‘생존’이라는 본능을 수행하기 위한 투쟁들과 그것을 가로막는 부조리, 혹독한 환경과 굶주림들의 이야기입니다. 나이가 들어 젊은 복서에 밀려 쇠하고, 경제력이 약해진 복서 ‘톰 킹’(스테이크 한 장), 어린 시절부터 고된 노동으로 발육도 정서도 불안한 소년 ‘조니’의 이야기(배교자), 사회적 지위가 약하여 부당하게 차별 받고 생존을 위협받는 이야기(시나고의 ‘아초’, 멕시칸의 ‘리베라’)입니다. 1부는 이렇게 생존하기 위한 노력과 몸부림들을 가로막는 원인이 주로 사회적인 문제들입니다. 반면에 3부는 생존을 가로막는 주된 원인이 ‘가혹한 자연’에 있습니다.
2부의 이야기는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과 비슷하게 기존의 규범들이 그 영향력을 잃은 상황에서 비인간적으로 보일지라도 자기의 생존에 치중한 새로운 규범이 세워지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써 놓고 보니 이 책의 단편들의 일맥상통하는 주제는 ‘생존’과 ‘투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에서는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축복이자 지상명령과, 이의 다른 말이라고 생각하는 ‘생존’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들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2. 생육하고 번성하라
이 단편 소설집에 일관되게 흐르는 주제는 ‘생존’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신의 축복이자 명령 그리고 인간으로서 너무나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본능일 ‘생존’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아래에 적습니다.
생존을 위협하는 적대자들을 부수고, 부술 수 없는 적대자들에게 굴종하며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에 따를 때에는 선택과 결정이 명쾌합니다. 그러나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에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명령이 더해지면 이제 혼란이 시작됩니다. 생존을 위협하는 적대자를 향한 분노도 죄스럽고, 투쟁과 다툼 불만도 역시 죄스럽습니다. 그럼 생존을 위한 투쟁과 자구행위는 어디까지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언제까지 왼 뺨을 돌려대고, 속옷까지 내주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이 합쳐질 수 없을 것만 같은 두 명령사이에서 선택의 혼란에 교회는 어떤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지 전 모르겠습니다. 세간의 비난처럼 교회는 이런 풀 수 없는 혼란을 던져주며 죄의식과 참회를 곁들여 팔기만 하고 있는 것일까요?
선택의 순간들은 늘 어려웠습니다.
해답은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해답을 얻기 전까진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을 우선 수행하려고 합니다. ‘생존’ 그리고 투쟁, 경쟁, 싸움 이런 현실적이고 본능에 충실한 것에 소명을 두려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니’의 생존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3. 여담 : 서양인들은 이런 개개인의 투쟁을 좋아하는가?
이 책 ‘불을 지피다’의 단편 소설들을 읽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특히 ‘생애의 애착’에서 곰과 마주하는 장면을 읽다가 ‘레버넌트’, ‘가을의 전설’ 같은 영화가 떠오릅니다. 곰과의 사투라는 장면에서 공통점이 있어서 그랬나 봅니다. 그리고 ‘노인과 바다’에서 물고기와의 사투도 떠올랐습니다. 서양인들은 이런 생존을 위한 개인의 위대한 투쟁을 좋아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배교자’ 편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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