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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물상 - 이철환문학, 소설, 등 2009. 3. 28. 13:18
아직 나이가 많지 않은 덕분인지 아니면 고달픔을 덜 겪어서인지 저는 어린 시절의 기억이 제법 생생합니다. 그렇지만 기억은 기억일 뿐, 그 시절의 기분은 잊은 지 오래인듯 합니다. 예를 들면, 유리창을 깨고 들켜서 혼이 나기 전까지의 식은땀이라던가, 받아쓰기 100 점 맞았다고 부모님이 웃으실 때의 날아갈 듯한 기분이라던가, 용돈 100원을 받고 50원짜리 깐돌이를 사먹고 남은 50원의 풍족한 기분들은 제 아무리 사실을 기억한다고 해도 다시 느껴보기는 힘든 감상들입니다. 가끔은 같은 책을 읽는 것이 그래서 즐겁습니다. 다시 만나기 힘든 어릴 적 기분들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꿈결같이 어릴 적 세상을 다녀올 수 있습니다. 작가이자 주인공인 '철환'이는 친구가 좋은 성적을 받을 것이 배 아파서 심술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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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리더십 - 고진현인물, 평전, 전기 2009. 3. 26. 21:21
제 2 회 WBC 대회 한국대표팀의 준우승을 축하합니다. 모두가 열심히 뛰어주었기에 아쉬움도 따라 크긴 했습니다. 그들이 형편없었다면 아쉬움은 전혀 없었을 겁니다. 정말 멋진 경기를 봐서 즐거웠어요. 투구, 주루, 수비, 타격 모든 부분에서 수준높은 경기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들과 멋진 호흡을 보여준 감독님과 코치님들에게 역시 감사드려요. 베어스의 욜라 뽕따이 이종욱, 고제트 고영민, 타격머신 김현수, 이재우 트윈스의 의사 봉중근, 국민우익수 이진영 히어로즈의 장원삼, 택근브이 이택근 와이번스의 다승왕 김광현, 안방마님 박경완, 소년장사 최정, 정대현, 정근우 이글스의 별명 김태균, 류뚱 류현진, 꽃 이범호 타이거즈의 1번타자 이용규, 윤석민어린이 라이온즈의 국노 정현욱, 돌부처 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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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 잉게 숄역사 2009. 3. 25. 20:03
'조국의 번영'과 '충성'을 선전하는 나치정권은 전쟁과 유대인 학살의 만행 뿐 아니라 민요를 부를 자유나 시집을 읽을 자유마저 앗아갑니다. 야만적인 나치정권으로부터 자유를 되찾기 위해 양심적인 독일 학생들의 저항이 시작되었고 그들은 사법기관에 의해 적법하게 처형됩니다. 이 책은 나치정권에 의해 처형된 '한스 숄'과 '죠피 숄' 남매와 그의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시대가 바뀌어 '4.19 정신'과 '민주 공화국'임이 헌법에 명시되어있는 지금도 이 책이 의미가 있을지 잠시 의문이었습니다. 비록 용산참사가 있고, 촛불시위하던 시민들이 물대포를 맞아도 말이죠. 잠시 생각해보니 떠올리기도 싫었던 400회 특집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촛불시위와 관련하여 '법치'를 두 패널이 얘기했는데 서로 말이 달랐죠.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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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F. 스콧 피츠제럴드문학, 소설, 등 2009. 3. 24. 10:00
1. 이 기발한 소설 창작의 힌트 아기가 흰 수염을 바람에 날리는 노인으로 태어난다면? 그리고 나이를 거꾸로 먹어 아기로 삶을 마친다면? 기발하고 재미있어서 읽게 된 책입니다. 민음사가 출간한 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음울함 보다 재미있고 유쾌한 점은 좋네요.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마크 트웨인에게 받은 하나의 힌트에서 출발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물론 힌트로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작가의 '마음 밭'이 있었겠지요. 아래에 이 단편소설의 시작이 된 힌트를 옮겨보겠습니다. [ 에 부치는 조롱 투의 글에서 피츠제럴드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벤자민 버튼이라는 인물의 탄생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네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 맨 처음에 오고 최악의 순간이 마지막에 온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라는 마크 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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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자살 여행 - 아르토 파실린나문학, 소설, 등 2009. 3. 21. 21:56
연이은 사업의 실패와 파산으로 자살을 결심한 '온니 렐로넨'은 별장 근처의 헛간을 결심의 장소로 택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목을 매려고 하는 대령 '헤르만니 켐파이넨' 대령을 만납니다. 이 기막힌 우연으로 둘은 우정을 느끼고 잠시나마 위안을 얻습니다. '그는 이 세상에서 혼자가 아니었다!' (p. 18) 그리고 이 둘은 우정과 위안을 즐기면서 쉬다가, 기발하고도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죠. "오늘 하루 자네와 함께 지내다 보니 떠오른 생각인데, 자네하고 나, 우리 두 사람이 함께 뭔가 일을 계획할 수 있지 않을까?" 온니 렐로넨이 신중하게 의견을 내놓았다. 렐로넨이 말을 이었다. "나한테 방금 떠오른 생각인데, 자살하려는 생각을 품고 있는 사람들 말이야, 이 사람들을 전부 한자리에 집합시키면 어떨까.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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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천국의 죄수들 - 아르토 파실린나문학, 소설, 등 2009. 3. 14. 10:00
인도네시아 인근의 상공을 날던 비행기가 악천후 속에서 추락합니다. 48 명의 생존자는 운 좋게도 지상낙원 같은 섬에 안착하게 되고, 이런 익숙한 소재로 이 책은 시작합니다. 그리고 섬에서 생존자들이 겪게 되는 갖가지 일들의 조각조각 제시되죠. 진부할 정도로 익숙한 소재이고, 툭툭 끊어지는 듯 한 얘기들에도 불구하고 책은 재미있습니다. 생존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서도 언어주도권으로 다투거나 종교의례로 다투는 장면도 좋았고요, 성생활이나 가족관의 차이를 드러내는 장면이나, 팀 단위 조직을 운영해 가는 장면도 인상적이었어요. 일부는 자신이 있었던 섬생활을 유토피아 비슷하게 말하며 문명을 거부합니다. TV나 라디오가 없어도, 술집이나 오락시설이 없어도, 대통령이나 시장이 없어도, 영화나 드라마가 없어도, 회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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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제럴드 단편선 - F. 스콧 피츠제럴드. 김욱동 옮김문학, 소설, 등 2009. 3. 11. 10:00
악몽을 꿉니다. 자신이 두려워했던 것들이 이뤄지는 악몽. 어린 아이라면 귀신이나 유령이 등장할 것이고, 소년이라면 친구들과의 다툼일 수도 있고요. 학생이라면 시험에서 떨어지는 꿈일 수도 있고, 직장인은 해고당하는 꿈일 수도 있겠죠. 연인들은 이별하는 악몽을 꿀 수도 있겠네요. 지금 저는 저만의 악몽이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네요...... 여러분은 어떤 악몽이 최악이셨는지요? 이 책에는 이런 악몽 중에서 주로 인간관계에 대한 악몽이 등장합니다. - 저만의 생각으로 정확히 '외면' 입니다. 주인공들에게 사랑하는 연인이나 친구들로부터 외면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남들에게 비루하게 보이지 않을까, 바다 위에 떠다니는 부목(浮木)처럼 보이지 않을까 염려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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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문학, 소설, 등 2009. 3. 10. 21:34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 마을에서 유일하게 추천을 받아 시험을 본 '주 시험'에서 2등으로 합격해서 수도원 학교 생활을 합니다. 아버지부터, 교장선생님, 목사님, 마을 사람들의 관심과 부러움을 받으면서 성장해온 소년은 무언가 중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공부를 하죠. 국민교육헌장을 외우던 우리 세대의 사람들이라면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으로 소년시절을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본인도 납득하지 못하는 막연한 대의와 꿈으로 말이죠. 그렇게 파란색 옷의 노동자가 되고 싶지 않은 소년은 무엇이 되고 싶은지 알지 못한 채로 공부를 하다가 '헤르만 하일너'를 만나면서 의문을 품고 공부는 삐걱대기 시작합니다. 수영과 낚시, 등 유년의 즐거움이 제거된 소년에게 공부는 소년의 전부였는데 말이죠. 그리고 하일너가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