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자 이야기 입니다.

첫 번째 여자 마리암

'마리암'이라는 여자는 다섯 살 때 '하라미(후레자식)' 의 뜻을 알게 됩니다.
'나나'라는 이름의 어머니는 그녀에게 절망스러운 현실을 적나라하게 말해줍니다.
어쩌면 현실보다 더 가혹할 수도 있는 말들을 내뱉습니다. 아래 같은 말들을.


< "내 딸아, 이제 이걸 알아야 한다. 잘 기억해둬라. 북쪽을 가리키는 나침반 바늘처럼,
남자는 언제나 여자를 향해 손가락질을 한단다. 언제나 말이다. 그걸 명심해라, 마리암." (p. 15) >

<나나는 눈송이 하나하나가 이 세상 어딘가에서 고통 받고 있는 여자의 한숨이라고 했었다.
그 모든 한숨이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어 작은 눈송이로 나뉘어 아래에 있는 사람들 위로 소리 없이 내리는 거라고 했었다. (p. 125) >


자신의 인생을 비관하는 나나와 함께 살면서도 '파이줄라 선생'과 일주일에 한 번 찾아오는 아버지 '잘릴 한'이 있어서 가슴 부푼 소녀시절을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나의 저주는 현실이 됩니다.
'잘릴 한'의 사랑은 헌금으로 얻는 면죄부처럼 한정적인 것이었습니다.

아버지의 극장에서 그의 가족들과 피노키오를 보고 싶다는 마리암의 소망이 거절되는 순간
나나의 저주는 현실이 되고, 오두막의 공주 같은 소녀시절은 끝이 납니다. 그리고 그 끝의 시작에는 폭력적인 남편 '라시드'가 함께 합니다.

마리암은 임신이라는 축복과 행복 속에서도 이런 기도를 합니다.

이 행운이 자신에게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신께 빌었다. (p. 123)


두 번째 여자 라일라

같은 사회에 살면서도 라일라는 마리암과는 좀 다른 소녀시절을 보냅니다.
그녀에게도 전쟁에 참여한 두 아들이 마음을 차지한 어머니가 있지만요.
그녀의 아버지 '바비'는 이런 말을 해줍니다.


너는 아주 영리한 아이야. 정말로 그렇지.
라일라, 너는 원한다면 뭐든지 될 수 있어. 나는 알아. 그리고 또 한 가지, 전쟁이 끝나면
아프가니스탄은 남자들만큼이나 너를 필요로 할 거라는 사실도 알지. 어쩌면 더 필요로 할지도 모르지.
여자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면 사회는 성공할 수가 없는 거다. 그럴 수가 없지." (p. 155)


마리암과는 다른 가정 속에서 기대에 부푼 소녀시절을 보냈지만 결국 라시드의 아내가 됩니다.
개인의 차이, 가정의 차이, 교육의 차이를 넘어선 '사회제도의 억압적 틀'을 보여주려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마리암과 라일라는 그렇게 소녀시절의 꿈을 접고 라시드의 아내로 살아갑니다.


마리암과 라일라의 화해

마리암과 라일라의 화해는 한 남자(라시드)의 비극으로 끝이 납니다.
그가 행한 짓거리를 보면 "죽어도 싸다." 할 만합니다.
사람이하의 짓거리를 하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러나 야만적인 억압의 사슬을 끊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해피엔딩을 그리기 위해 죽어야 하는 라시드는 사람이 아닌 악의 축이었고 수단일 뿐이었습니다.
그녀들의 일상적이고 평범한 행복을 돋보이게 해주는 장치에 불과했네요.

라시드의 결말과 마리암의 희생으로 주인공 라일라과 타리크는 행복하게 살아간다.
너무나 미국영화 같은 이야기 아닌가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네요.

그의 아들 '잘마이'를 생각한다면 아마 비극은 대를 잇지 않을까 합니다.

P. S
그나저나 마리암이 너무나 불쌍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생각나는 한국영화가 두 편이 있네요. 하나는 못 본 영화이지만요.

<두 여자 이야기> 와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입니다.

Posted by 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