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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권 - 무라카미 하루키문학, 소설, 등 2008. 2. 18. 21:25반응형
아래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권의 인용구절 입니다.
“하지만 대령님은 나에게 무척 친절하게 대해 주지 않습니까? 나에 대해서 신경을 써주고, 잠도 자지 않고 간병도 해주고, 그것은 마음의 또 다른 표현 아닌가요?
“아니, 틀리네. 친절함과 마음은 전혀 별개의 것일세. 친절함이라는 것은 독립된 기능이지. 좀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표층적인 기능일세. 그것은 단순한 습관이지, 마음과는 다른 것이라네. 그리고 훨씬 모순된 것이지.”
이상한 일이다. 사람들은 마음이라는 것을 진정한 따스함에 비유한다.
그런데 마음이 없는 그녀의 몸에서 발산되는 이 따사로움은 과연 무엇일까.
“내 마음이 열리지 않는 것은 아마 나 자신의 문제일 거야. 당신 탓이 아니야. 내가 나의 마음을 확인할 수가 없어서 그 때문에 나는 혼란스러워하는 거야.”
“마음이라는 것은 당신조차도 잘 이해할 수 없는 건가 보죠?”
“어떤 경우에는 그렇지.” 하고 나는 말했다.
“그때 당시에는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시간이 훨씬 지나고 나서야 이해할 때도 있어. 그러면 대개의 경우는 이미 때가 너무 늦어 버리지. 대체적으로 우리들은 자신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하고, 더더구나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 채 행동을 하기 때문에 혼란에 빠지는 거야.”
“마음이라는 것이 무척 불안하고 불완전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이 너무나 비효율적이라고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하고 그녀가 나에게 물었다.
“글쎄……. 아마도 그렇겠지.” 하고 나는 말했다.
“나는 16년 동안 학교를 다녔지만, 그것이 특별히 어떤 도움을 주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변변하게 외국어도 하지 못하고, 악기도 다루지 못하고, 증권에 대해서도 아는 게 없고, 말도 타지 못하고 말야.”
“그럼, 어째서 학교를 그만두지 않았나요?”
"그만두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잖아요?”
“글쎄, 그건 말이야” 하고 나는 말하며 그 일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보았다. 분명히 그만두려고 생각했다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어. 우리 집은 당신네와는 달리 매우 평범한 보통 가정이었고, 나 자신이 일류가 될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거든.”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에요”하고 그녀가 말했다. “인간은 누구든지 뭔가 하나쯤은 일류가 될 수 있는 소질을 갖고 있어요. 그것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죠. 끌어낼 줄도 모르는 사람들이 모조리 덤벼들어서 그 싹을 짓밟아 버리니까 그 많은 사람들이 일류가 될 수 없는 거에요. 그리고 그 싹은 그대로 시들고 마는 거죠.”'문학, 소설,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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