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것'에 해당되는 글 2건

인생(살아간다는 것) - 위화

우리 마을에 처음으로 생긴 공립도서관, 그 곳 강당에서 접이식 간이의자 백여 개를 놓고 한 영화상연을 통해 처음 만났습니다. 영화 제목이 '인생'. 까까머리 코흘리개 중학생이 살면 얼마나 살았다고, '인생'이란 제목의 영화를 보기위해 거기에 앉아있었나 싶습니다. 아무래도 지금보다는 영화를 접하기 어려운 때라, 공짜로 영화를 보기 위해서였겠죠.

영화 곳곳에 나오는 중국 근현대사를 몰라도(지금도 잘 모릅니다.) 참으로 재미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추억은, 불편한 접이식 의자에 앉아서 같이 영화를 보던 사람들과 같이 탄식하고, 웃으면서 호흡을 같이 한 기억입니다. 추억은 항상 아름다운 과장으로 범벅이 되는 것일지는 몰라도, 그 때의 추억은 제 머릿속에는 영화 '시네마 천국'의 마을극장 모습으로 남아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머리가 굵어진 후, 우연히 그 영화의 원작이 책이란 것을 알았어요.
작가는 '위화(여화)' 책 제목은 '인생(살아간다는 것)' 입니다. 영화와 책은 조금씩은 다릅니다. 아마도 그걸 각색이라고 하나 봅니다.

책이건 영화건 본론을 얘기해야죠. 너무 사담이 길었습니다.
처음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제법 있어서, 도련님 소리를 듣는 철부지가 있습니다. 이름은 '푸구'. 결혼도 해서 딸까지 하나 있는 이 녀석은, 가족의 만류에도 도박과 기생에 빠져 삽니다. 결국 도박으로 모든 것을 잃습니다. 집도, 땅도, 도련님이라는 지위도, 곧이어 아버지, 어머니도 말이죠.

그나마 다행인 점은 푸구가 젊다는 것과 그의 아내 '자전'은 착하고 지혜롭다는 것 입니다.
'푸구'와 '자전' 그리고 사랑하는 딸 '펑샤'와 막내아들 '유칭' 이들이 가족이라는 것도 눈물나게 다행입니다.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는 풀처럼 사는 사람들. 이들의 행복을 빌어주실래요? 저도 여러분의 행복을 빌어드리겠습니다.


아래는 그냥 개인적인 기록입니다.

1. 나만 모르는 것

그가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는 사실을 주위가 다 알아도 정작 본인은 모릅니다.
'반만 잃었을 때 알아차렸다면.', '집만이라도 살렸다면.' 싶지만, 푸구는 파산을 할 때까지 알지 못합니다. 매일같이 외상장부에 지장을 찍으면서도, 아내 '자전'이 임신한 몸으로 걸어와서 하소연을 해도 알지 못합니다.
답답합니다. 책속으로 스크린 속으로 들어가서 멱살을 잡고 한 대 때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책 밖으로 나와 봤는데 저 역시 뭔가를 계속 잃고 있네요. 시간, 금전,......을 말입니다. '푸구'와 같은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 잃고 있는 것과 버려야 할 것 그리고 새출발의 기초자산

푸구는 재산과 가족을 잃고 있었고, 도박과 기생을 버려야 했습니다.
책 속의 푸구 인생과 때때로 들려오는 다른 사람의 인생은 훤히 보이는 것 같은데, 막상 자신의 인생은 잘 모르겠습니다. 잃고 있는 것과 버려야 할 것을 알 것도 같으면서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끼적여 보면 버려야 할 것은 '같지 않은 학벌'과 '자존심', '주위의 시선이나 평가', '체면' 이런 것이 있네요.

푸구는 그림자극 소품(영화)과 농지(책),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로 다시 살아갑니다. 저는 무엇으로 다시 출발해야 할까요? 이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묵적도, 방향도......

써놓고 보니 일기인지 리뷰인지........
신세한탄을 공개하는 것도 같습니다만, 신세한탄이 아니라 반성하고자 함이니 좋게 봐주세요. 그리고 '무슨 짓을 하던지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이 책 머릿말에서 작가가 한 말에 영향을 받아서 제가 한 동안 읊조리고 다녔나 봅니다.

'문학, 소설,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리 - 김혜나  (2) 2010.08.12
촐라체 - 박범신  (2) 2010.08.02
인생 - 위화  (2) 2010.07.15
공무도하 - 김훈  (0) 2009.10.30
젊은 날의 초상 - 이문열  (0) 2009.10.16
사람의 아들 - 이문열  (4) 2009.10.13
Posted by 로처

인생(살아간다는 것)


인생이라! 책 제목 한 번 거창하다.
제목부터 보자 치면, '너 인생 똑바로 살아라'하며 가르치려 드는 책 같이 오만방자해 보인다.
4대성인 외에 누군가 인생을 가르치려 든다면 누가 곧이 듣겠는가?
최고기업의 CEO?, 덕망있는 정치인?, 종교지도자?
그들이 자신의 삶을 발가벗겨 드러내놓고 낮아지지 않는다면, 나는 그들의 인생강의를 들을 의향이 없다.
세상에 귀천도 있고, 계층도 분명하지만, 스스로 귀하지 않은 인생이 없기에, 누구나 자신만의 삶이 있고, 각자에게는 스스로의 인생의 무게가 있기에 그렇게 난 자신만만하다.

저자 위화는 '인생'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발가벗긴다는 단어도 어울릴 정도로 말이다.
어떻게 자연스럽게 '인생'을 보여주는 지는 예비독자들이 해야할 일이다.
- 난 스포일러가 되어 여러분의 감상을 망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최대한 줄거리는 배제하려 한다.


1. 유의점 - 울다가 웃으면 똥구멍에 털난다

방문해 주시는 분들의 얼굴을 붉히기 위해서 쓴 글이 아님을 밝혀둔다.
저속하다고 손가락질 하실 분은 하시라고 말씀 드린다.
동심으로 돌아가 보자고 가감없이 써 본 표현이다. ㅡㅡ;
그런데 책을 읽고 나시면 손가락질 자제하시게 될 것이다.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하면서 책을 읽다보면 주위 사람을 의식하게 될 정도이니 말이다.

2. 책 제목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책을 읽는데 '푸구이'는 전통적인 우리의 아버지로 보였고, 불평없이 꿋꿋하고 한결같은 그리고 순종적이어서 더 슬픈 '자전'은 우리의 어머니로 보였다. 그래서 더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고, 울고 웃을 수 있었다. 생각해 보니  이 책의 제목은 '아버지'로 해도, '어머니'로 해도 또는 '가족'으로 해도 어색하지 않다.
그렇지만 역시 '인생'이 잘 어울린다.

읽은 후에는 아시리라, 책쓰는 이들이 흔히 말하는 잘난 척 하는 '인생'이 아님을,
눈물나고, 때론 우습기도 한 잔잔하고 속 깊은 인생임을 말이다.


3. 끝으로 영화이야기

사실, '인생'은 공리가 주연한 영화로 첫만남을 가졌다.
'인생'이라는 영화를 처음 본 것은 머리를 짧게 깎아 까까머리였던 중학시절 이었다.
마을의 도서관에서 백여명 남짓 되는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같이 울고 웃으며 보았던 영화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은 그 내용도 떠오르진 않지만,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그리도 울다,웃다를 반복하며 본 기억만으로도,
인생 최고의 영화들 중 하나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http://lawcher.tistory.com2007-10-24T14:28:080.31010
Posted by 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