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려령'에 해당되는 글 2건

# 1

선생님 쉬~ 하면서 화장실을 재촉하는 아이들부터
영악한 7살 아이들까지 잠깐이지만 가르쳐 본 적이 있습니다.
가르쳤다기보다는 같이 놀아주었고, 같이 놀아주었다기보다는 아이들이 저랑 놀아주었죠.
 
저의 정신연령이 딱 그 수준이었더랬죠.
선생이면 아이들보다 나아 먼저 살피고 북돋아주고 그래야 할텐데.
애들보고 웃고, 삐지고, 당황해하고 그랬습니다.

정말이지 영악한 아이들은 제 머리 위에 있습니다.
빤히 제 얼굴을 쳐다보며 제 속을 넘겨짚기도 하죠.
그랬던 아이들이 벌써 중학생이 되었겠네요.

이런 저에게 딱 좋은 책이었어요.

'전형적이다', '지나친 설정이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조사가 부족하다'는 날카로운
비평이 담긴 서평들도 감사히 잘 읽어봤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책 읽는 짧은 시간동안 좋았습니다.
비교하기가 뭐하지만, 황석영 작가의 '개밥바라기별' 보다는 '완득이'를 읽는 것이 저는
더 좋았습니다. 황석영 선생의 글 속의 주인공이 공활을 하고 노가다판을 전전해도 '선비입네' 하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완득이'의 표현을 빌자면

"가난한 사람이 부자인척 하는 것만큼이나 부자가 가난한 척 하는 것이 재수 없다." 는 정도일 겁니다.


# 2

한번은 중학교 선배가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청년을 봤나!"

이렇게 말해주었지만, 이 말과 같았을 겁니다.

"이런 아름다운 새끼를 봤나."
"세상 참 속편하게 산다."

세상물정 모르고 순진하고, 이상적인 저를 꼬집는 말이죠.
제 감정과 생각 없이, 교과서적인 말들을 주워섬기는 저를 이름입니다.

# 1과 같이 맹하고 # 2 와 같이 어리버리해서인지 전 이 책이 좋았습니다.
적어도 책을 읽는 3시간은 근래에 어떤 영화를 보는 것 보다도 좋았네요.


# 3 책 얘기

책을 읽는 시간동안 재미있고, 행복했습니다.
몇 시간 안 되는 시간동안이지만 웃고, 글썽이고 그랬죠.
어디에 털 날 것처럼 말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완득이도 대견스럽고,
자신을 부정하면서, 자식에게서 자신의 흔적을 지우려던 아버지가 스스로를 찾아가는 이야기도 행복합니다. 똥주선생은 예뻐서 안아주고 싶을 정도구요.

스스로를 부정하는 부모님을 보는 자식의 심정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작가가 이 부분을 그려주었더라면 더 좋았겠다 싶습니다.

"넌 나처럼 살지 마라"

라고 말하는 부모님을 대하는 심정은 참담할 겁니다.
이 꽉 다물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 보다 힘빠지고 눈물 나는 그 심정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무슨 일을 하든지, 스스로부터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 분위기들이 넘쳐났으면 좋겠습니다.


# 4 인용 - 친구, 가르친다는 것

"그 영감이 '네 몸땡이는 멀쩡한데, 네 정신 상태가 문제야.' 했을 때는 처음으로 대들었다.
당신이 내 몸 같았으면 그렇게 말했겠냐고. 그랬더니 내가 숙소에서도 안 나오고, 남하고 어울리지도 않으니까 내 모습도 볼 수 없다고 혀를 차더라."

"예?"

"너도 잘 모르겠지? 그 영감이 그렇게 말을 어렵게 한다니까. 끼리끼리 만난다고 하잖아.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도 있고. '친구도 없는 인간이, 제 모습이 어떤지 알기나 하겠어.' 그러는데, 그때 좀 알겠더라."
(P. 200)


 

Posted by 로처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Greenbea 2009.01.17 0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고 갑니다. ^.^
    트랙백 보내려 했는데:: 잘 안되네요 ::ㅋㅋ

  2. Greenbea 2009.01.19 23: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sweetpan.tistory.com/trackback/36

    이렇게 하면 되나요? ^^:: ㅋ

    • 로처 2009.01.21 2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이렇게 보내주셔도 저는 좋습니다.

      제가 손과 발을 다 동원해서 트랙백 거는 방법에 대해

      간단히 적어봤어요. 한 번 봐주세요.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김려령,노석미

 "아동문학"이 뭔가요?
그저 넘쳐나는 글과 책들을 분류하고 찾아보기 쉽게 분류해 놓은 틀에 불과한 거죠?

저는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도 재미있게 보았고, 박완서 작가나 신경숙 작가의 소설도 좋아합니다. 이우혁 작가의 '퇴마록' 같은 판타지도 좋아하고, 이인화 작가의 '영원한 제국',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같은 역사소설도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 책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는 제가 근래에 읽은 소설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너무도 재미있게 읽은 터라 '난 아동인가 보다!'하는 생각과
'나도 천상병 시인과 같은 시심을 가질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웃어 버렸습니다.

권정생 선생의 동화를 읽고 품었던 생각을 이 책을 통해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글은 '아동문학', '동화', '성장소설' 이라고 말이죠.

책 내용을 보자면, 제 눈을 끈 두 인물은 엄마와 할머니 입니다.

엄마는 상냥하지만, 반대로 들리는 말을 하고, 몸을 편하게 해주지만, 마음은 편치 않게 합니다. 할머니는 투덕투덕 대고, 맘 긁는 소리도 쉽게 하지만, 그 덕에 '나(하늘)'역시 좋다. 싫다를 편하게 말합니다.

결국, 내 마음이 편한 대화 상대는 할머니 입니다.

좋고, 싫은 것을 마음에 담아만 두면, 나도 불편하고 상대도 불편하겠죠.
어른이 되면, 지위도 많아지고, 관계도 복잡해 집니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라고 말하지 못하고, 돌려 말하게 되고, 그게 원만한 인간관계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듯, 좋은 인간관계의 기본은 '솔직함'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경청도 중요하겠지만,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내감정에 대한 진솔한 얘기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http://lawcher.tistory.com2007-12-22T06:27:020.3610
Posted by 로처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