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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제발 잡히지 마 - 이란주
    인문, 사회, 경제 2009. 10. 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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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제발 잡히지 마 - 이란주

    "내 코가 석자인데........."

    대화가 어려운 요즘입니다.
    경기가 좋지 않고 사는 것이 녹록치 않은 것이 이유입니다.
    만나서 하는 얘기들은 스포츠, 영화, 책, 등 남들의 얘기로 겉돌고, 서로의 삶에 대해서는 묻기도 불편하고 듣기도 불편합니다. 간혹 얘기를 시도하다가도 위의 말로 급히 마무리 합니다.

    이 책 <아빠, 제발 잡히지 마>를 읽으면서 느꼈던 감동이나 호기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읽고 난 다음엔 할 말이 없네요. 예전에 김용출씨가 쓴 <독일 아리랑>이라는 책을 먹먹한 가슴으로 읽어놓고 리뷰를 쓰지 못한 것과 같습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고달픈 삶과 투쟁, 그리고 불과 한 세대 전에 파독 광부들의 비슷한 삶에서 슬픔이나 연민을 느끼고 거기서 얻은 감동으로 다짐도 해 보지만 저는 여전히 할 말을 잃었습니다.

    왜냐면
    저도 코가 석자거든요.
    다른 이의 고통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도,
    문제가 있는 제도의 개선책을 공부할 마음도,
    격려와 응원을 보낼 금전의 여유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 여유 없는 마음은 돌이 되어 가라앉네요 무겁게.


    "젠장!" 이라고 소리치고 다시 웃어봅니다.
    내 코가 석자이더라도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절박함과 죽음을 읽어도
    그들의 삶과 이 땅의 아비들의 삶이 오버랩 되어도
    떨어지고, 거절당하고, 무시당하는 일상의 연속일지라도
    계속 크게 웃고 노래하면서 살아야죠.
    세상에서 제일 즐겁게

    그들을 기억합니다. 연대를 잊지 않겠습니다.
    저도 비전을 계속해서 찾아보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 <미션> 중에서 - 이렇게라도 웃어야죠~~!!>




    마지막은 지금 이 땅의 아버지들의 삶과 비슷해 보이는 이주노동자들의 아픔에 대한 글을
    인용함으로 마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리뷰는 <The Path : 기적의 사명선언문> 입니다.

    [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처음에는 가족을 위해 돈을 벌러 떠나지만, 이주노동 기간이
    길어지면서 결국 가족의 사랑을 잃고 심지어 버림받는 일까지 생긴다.
    부부 관계도 소원해지고 아이들은 성장기에 어머니나 아버지가 곁에 없다는 것이 큰 상처로 남아 부모에게 미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아저씨도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곁에 있지를 못했으니, 아이들은 아버지를 돈만 벌어다 주는 존재로 알기 쉬울 것이다.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가 잔소리하고 꾸중을 하면 관계는 더욱 멀어지기 마련이다. 잘살건 못살건 가족은 함께 지내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은가. 부득이 떨어져 지내야 한다면 기간을 최소한으로 단축해야 한다. (p. 141) ]


    P.S  저자인 이란주 씨가 대표로 있는 단체의 블로그 주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happylog.naver.com/asiansor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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