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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을 집어듭니다.
옆에 백지와 포스트 잇 그리고 연필을 준비합니다.

빠르게 책장을 훑으며 밑줄도 긋고, 포스트잇도 붙이고 메모도 합니다.

수험서도 아닌데...... 하며 책을 부지런히 읽다 보면,

공복 때문인지, 연거푸 마시는 커피 때문인지, 이런 책 읽기 때문인지 속이 쓰려옵니다.


책을 다 읽고, 메모하고 밑줄 그으며 난리 피웠던 흔적만 남네요.

뭔지 스스로도 모를 생각의 조각들이 있을 뿐입니다.

1권을 내내 이렇게 읽다가

2권부터는 편히 읽었습니다.

메모가 전혀 없던 것은 아니지만, 한결 편해졌습니다.

이외수 작가의 책을 처음 봅니다만,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편함'이라고 느꼈습니다.
실실 웃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하면서, 편하게 보는 것이 작가도 바라는 바가 아닐까 싶습니다.

작가의 말이나 머리말이 없는 것도 편하게 보라는 작가의 배려이지 싶어요.

이외수 작가의 다른 책들도 즐겁게 볼 기대를 해봅니다.

이제는 이 책 얘기 좀 해볼게요.

달이 뜨지 않습니다.

한가위도 기억에서 사라지고, 달과 관련된 일체의 용어도 사라집니다.

월요일(月曜日)은 인요일(人曜日), Monday Manday로 바뀝니다.

이렇게 달이 사라지고, 달에 관한 사람들의 기억 모두 사라짐으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책을 펴자마자, 판타지 소설인가 SF인가 상징일 뿐인가 알 수 없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목처럼 별의별 사람들이 다 등장합니다.

희안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상 우리네 모습들이기도 합니다.

단 무릉도원에서 오신 도인 할아버지와 소요낭자 그리고 도인들 빼고 말이죠

도인 할아버지가 등장합니다.

'아라한 장풍대작전'이나 좋아하시는 무협지의 고수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서양 만화에 등장하는 각종 맨들과 비교도 안 되게 통쾌합니다. 난감한 뒤끝도 있습니다.

왜 통쾌한지와 그리고 난감한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버릇없는 청소년이나 청년들이 있어도 어른으로 훈계하기가 힘든 세상입니다.

훈계하다가 불상사라도 있게 되면 대서특필되어 인터넷에는 공분이 넘쳐납니다.

불필요하게 소통만 가로막는 윗사람의 권위 외에 필요한 권위는 무엇이 있을까요?.

 

노인이 대접받지 못하는 천덕꾸러기가 되어있는 오늘,

웃어른이 아랫사람 눈치를 보면서 살아가야 하는 분위기,

그리고 어른이 어른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현실에서 보기 힘들어진 어른의 권위를 볼 수 있어서 통쾌했나 봅니다.

난감한 점은 제영과 찬수 커플을 마냥 욕할 수 없는 ''의 입장을 보면서, 그리고 비범한 노인이 상대하는 악한의 중심에 '막초딩'이 있으니 통쾌한 이면의 난감함은 어쩔 수 없습니다.

저로서는 이 외에 이외수 작가가 말하고자 한 것들을 하나로 묶어내지 못하겠습니다.

다만 작가의 이런 저런 생각들을 용케 억지스럽지 않게 꿰매었구나 싶은 느낌은 듭니다.

특히 2권에서 개방정신병동에 등장하는 인물들 하나 하나가 이외수 작가를 이루는 조각들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래에는 <배꼽>이라는 책 중에서
우물물 이라는 제목의 글을 발췌했습니다.

<우행시>에 나오는 수녀님이 행악하는 상대주의자라고 비난해도 전 <장외인간>을 읽으면서 특히, 정신병동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글이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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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 부분이 인용부분 입니다.

 


배꼽 중에서 &#39;우물물&#39; p. 284

Posted by 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