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하느님-권정생 산문집


저는 <권정생 선생=강아지 똥> 이렇게만 알고 있었습니다.
두어 달 전에 우연히 '지식채널e' 라는 영상으로 권정생 선생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짧은 영상에서 보이는 선생의 삶은 코끝을 시큰거리게 하기에 충분 하더군요. 검색을 통해서, 선생을 좀 더 알아 보려고 했습니다.

<몽실언니> 이것을 선생이 쓰셨더군요.
벌써 17년 전에(1990년)에 드라마로 방송 되었었구요. 저도 그 때 책으로도 읽었는데 잊고 지낸 모양입니다.

<또야 너구리가 기운 바지를 입었어요>, <무명 저고리와 엄마> 라는 동화책도 읽어 보았습니다. 이런 동화책을 읽으니, 선생을 어렴풋이나마 알 것도 같았습니다. 아니 동화책 몇 권에 안다는 것은 어렵고, 느낀다고 해야 맞을 듯 합니다.

여전히 부족했습니다.
권정생 선생에 대해 더 알고 싶었습니다.
위인전이나 자서전은 찾지 못했습니다.-없으리라 생각 됩니다.
그러다가 <우리들의 하느님> 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좋았습니다. 위인전이라면 지은이의 눈을 통해 본 선생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지만, 선생이 써 오던 글들을 직접 보게 되니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위인전이나, 자서전이 없는 편이 더 선생의 삶에 어울린다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권정생 선생의 생각을 듣고 싶으신 분에게 이 책을 소개 합니다.

이 책은 여러 편의 짧은 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인터넷 서점에서 목차가 소개 되니 목차는 생략 하겠습니다.

제일 첫 글 '유랑걸식 끝에 교회 문간방으로'라는 글은 선생의 생에 대한 짧은 정리글 입니다. 그리고 앞 부분의 글은 선생이 생각하시는 종교, 하느님, 부처님, 세상 에 대한 글이 많습니다. 중간에는 '서태지와 아이들'에 대한 글도 보이구요.
뒷부분에는, 농촌의 환경, 자연을 아끼는 전통 농촌과 관습들에 대한 글도 있습니다.
마지막은 '용구삼촌', '오두막 할머니', '할매하고 손잡고'라는 동화 세 편의 소개로 끝이 납니다.

재생종이로 만들었나 봅니다.
저는 그래서 더 정이 갑니다.
오래 오래 변치 않고, 상하지 않게 코팅된 종이로 했으면 싶기도 하지만,
오래고 영원이 소용있겠나 싶습니다.
제 생명이 영원이 아닐텐데 말이죠.
책이 닳고 낡아지는 세월에 제 몸도 늙어 갈테구요.
선생의 생각들이 제 마음속에서 가지도 치고, 솎아지기도 하면서 자랄테죠.

권정생 선생이 궁금하신 독자 분들은 읽어 보시길 추천합니다.
선생의 자서전이나, 생을 다룬  책이 없으니 그걸 대신 하기에도 충분합니다. 제 생각에는 충분한 걸 넘어서, 더 가깝게 선생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http://lawcher.tistory.com2007-11-15T18:36:530.31010
Posted by 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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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언니-권정생

책을 좀체 빨리 읽지 못하는 제가, 한자리에서 다 읽어버린 책입니다.

다 읽은 후에,
흥분을 감추지 못해 난데없이 친구에게 전화해 주절 주절 떠들었죠.
물론, 친구는 나의 뜸금없는 전화 내용에 어이없어 했습니다.
"용건이 그거야?" 하면서 웃으면서 말이죠.

사실, 어머니를 꼭 안아 드리고 나서, 읽어 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어찌도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 어머니, 아버지 생각이 그리 나는지…….
 모 우유업체 광고처럼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를 하루 세 번 외치게 해주는 책입니다. ^^

고등학교 다닐 적 문학선생님께서 한국인을 설명하는 두 단어를
 ‘은근과 끈기’라고 말씀하셨는데, 몽실이가 딱 그렇습니다.
하고 싶은 말들이 참 많았더랬는데……..
흥분이 가라앉고 나니, 열말이 불필요 한 듯 합니다.

그래서, 책의 인용으로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고개 위에서 몽실은 밀양댁의 그 울음소리를 들었다. 눈자위가 씀벅거리고 코가 찡하게 더워왔다. 몽실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 "엄마 잘못이 아니야. 엄마 잘못이 아니야....." 입속에서 수없이 뇌며 몽실은 걸었다. 작은 보따리를 보듬어 안고 절뚝절뚝 고모의 뒤를 따라 부지런히 부지런히 걸었다.


".....그렇지 않아요. 빨갱이라도 아버지와 아들은 원수가 될 수 없어요. 나도 우리 아버지가 빨갱이가 되어 집을 나갔다면 역시 떡해드리고 닭을 잡아 드릴 거여요." "........." 정씨는 입을 꾹 다물었다. "내말이 맞죠?" 정씨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몽실은 잠자코 듣기만 했다. 이 세상 사람들이 다 한번씩 죽는 것은 정한 이치인데, 꼭 벌을 받아 죽는다고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착한 사람도 죽는 건 마찬가지야. 새어머니는 너무너무 착했는데도 죽었어'

 
몽실은 일년 전에 이리로 올 때처럼 다시 난남이를 업고 김씨네 집을 나왔다. 밀양댁은 쌀을 한말 팔아 몰래 몽실의 품안에 그 돈을 넣어주었다. "몽실아, 에미를 원망해도 할말이 없구나." "엄마 원망 안해. 사람은 각자가 자기의 인생이 있다고 했어." 몽실은 전에 노루실 창고에서 가르쳐 주던 최선생 생각을 했다.

 "에잇, 더러운 것!" 어떤 남자가 침을 뱉으며 발길로 찼다.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었다. "안 되어요!" 몽실은 저도 모르게 몸을 아기쪽으로 가리고 섰다. "비켜! 이런 건 짓밟아 죽어야 해!" "화냥년의 새끼!" 사람들은 웅성거리며 제각기 침을 뱉고 발로 쓰레기 더미를 찼다. 몽실은 다급하게 아기를 덥석 보듬어 안았다. 강아지처럼 새까만 덩어리가 손에 말캉거리며 집혔다. . . . . . "그러지 말아요. 누구라도, 누구라도 배고프면 화냥년도 되고, 양공주도 되는 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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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lawcher.tistory.com2007-11-06T14:02:140.31010
Posted by 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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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저고리와 엄마-권정생


요즈음 뮤직비디오를 주로 방송하는 음악채널을 보다 보면

늘상 사랑타령 이죠.

대부분 이루어 질 수 없는 가슴아픈 사랑이야기를 노래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내용으로 하곤 합니다.

5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동안에 애절하면서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고 싶은 몸부림일 것입니다.

그렇게 자극적인 슬픔에 찌든 눈과 마음을 씻는데는 권정생 선생의

동화가 '딱'인듯 해요.



<무명 저고리와 엄마>는 동화책 제목이기도 하면서,

그 안에 있는 동화들 중 하나의 제목이죠.

이 동화에도 맘 아프게도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 자주 등장합니다.

죽음뿐 아니라, 병, 이별, 학대, 소외도 빠짐없이 나옵니다.

아름답고 구김없이 자라야 하는 아이들이 읽는 동화에 등장할 만한

소재인가요?

답은 "네 !"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살았고, 우리가 살고 있으며,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제대로 소개해 주는 동화

병과 이별, 죽음 까지도 가슴 아프지만,

씩씩하고 슬기롭게 참아낼 수 있게 해주는 동화

아파하며 눈물 흘리지만,

그걸 쓰윽 닦아내면

우리 아이들이 한뼘은 더 자라날 수 있는 동화

권정생 선생의 동화는 이러기에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시간이 흐르고, 사회가 변하면서,

권정생 선생님의 이야기 배경을

우리 아이들이,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점이구요.

http://lawcher.tistory.com2007-11-06T07:01:170.31010
Posted by 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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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야 너구리가 기운 바지를 입었어요-권정생


다 큰 어른이 되어 동화책을 집어 들려니 참말로 머쓱합니다.

읽기 전에도, '무미건조해진 나를 보게 되어 당혹스럽겠다'는 생각

에 쓴웃음 먼저 지어집니다.

그런데, 읽는 중에 자꾸 아이들 생각이 납니다.

'아이들이 좋아할까?',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좋아한다면 어느 부분을 좋아할까?', '박수를 치면서 좋아할까?',

'눈물도 흘릴까?'

갑자기 아이들이 보고 싶었습니다만, 주위에 아이가 없습니다....

생각났다. 친구의 조카들 읽어 줘야지..........

너무 오래 보지 못했지만, 책을 들고. 가봐야 겠습니다.

참! 외워서 들려주는 것도 재미가 있겠다 싶습니다.

어른인 나에게는 부모님이 나이드심이 슬퍼져서인지,

할머니 얘기 두 편에 코끝이 찡해 옵니다.

아래는 동화 중 일부 입니다.
 
닷새 뒤에 할머니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살았을 때 가지고 있던 수 많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치마폭에 가득 가득 싸 가지고 할아버지 곁으로 갔습니다. 밤뻐꾸기가 우는 밤하늘, 할아버지 별 곁에 할머니 별이 새롭게 생겨났습니다. 할머니 별은 할아버지 별과 함께 고향 집 감나무와 살구나무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http://lawcher.tistory.com2007-11-06T04:50:350.3810
Posted by 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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