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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촐라체 - 박범신문학, 소설, 등 2010. 8. 2. 23:17
촐라체 - 박범신 읽을 것이 없어서 도서관 서가를 돌아다니다가, 최근에 떠들썩했던 책이기에 집어 왔습니다. 말이 많았던 책에 대한 이상한 거부감을 심심함이 이겨낸 결과죠. 이 책의 앞에 '작가의 말'에 개인적인 고민과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서 "두고 보자!"는 심산으로 읽었어요. [ 감히 고백하거니와, 나는 '존재의 나팔소리'에 대해 썼고 '시간'에 대해 썼으며, 무엇보다 불가능해 보이는 '꿈'에 대해, 불멸에 대해 썼다.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현대인에게, 또 자본주의적 안락에 기대어 너무 쉽게 '꿈'을 포기하는 젊은 내 아이들에게 들려주고자 이 이야기를 시작했다는 것은 숨기고 싶지 않다. 소망대로 잘 완성 됐는지는 물론 단정할 수 없다. 소설이란 독자와 소통의 길을 내는 것이면서 왕왕 독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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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 위화문학, 소설, 등 2010. 7. 15. 16:26
인생(살아간다는 것) - 위화 우리 마을에 처음으로 생긴 공립도서관, 그 곳 강당에서 접이식 간이의자 백여 개를 놓고 한 영화상연을 통해 처음 만났습니다. 영화 제목이 '인생'. 까까머리 코흘리개 중학생이 살면 얼마나 살았다고, '인생'이란 제목의 영화를 보기위해 거기에 앉아있었나 싶습니다. 아무래도 지금보다는 영화를 접하기 어려운 때라, 공짜로 영화를 보기 위해서였겠죠. 영화 곳곳에 나오는 중국 근현대사를 몰라도(지금도 잘 모릅니다.) 참으로 재미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추억은, 불편한 접이식 의자에 앉아서 같이 영화를 보던 사람들과 같이 탄식하고, 웃으면서 호흡을 같이 한 기억입니다. 추억은 항상 아름다운 과장으로 범벅이 되는 것일지는 몰라도, 그 때의 추억은 제 머릿속에는 영화 '시네마 천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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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 김어준자기계발 2009. 2. 9. 21:59
1. '졸라'와 '씨바'를 즐기신다면 재미있습니다 책의 내용과 무관하게 추천하기가 망설여지는 이유가 이 책의 말투에 있습니다. 이 책은 '졸라' 와 '씨바'를 섞어서 쓰면서 공대와 하대를 번갈아합니다. 이 두 단어는 그 예일 뿐이죠. 한 구절 인용해 보면 이렇습니다. [ 당신 말이 옳다. 당신 억울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직장 내 게임 룰은 여전히 남자들이 세팅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그 게임의 룰은 간단하다. 너, 내 편이냐 아니냐. 그 피아 구분을 위해, 그 패거리 짓기를 위해, 남자들은 끊임없이 이너 서클을 만든다. 그렇게 우린 한통속이라는 의식을 조직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계보가 만들어 진다. 위로 갈수록 승진은 계보를 탄다. 집안 생계 운운하는 것은 남자들의 옹색한 핑계요, 자기합리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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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우행시)-공지영문학, 소설, 등 2008. 3. 24. 20:37
고인이 된 우예슬 양과 이혜진 양의 명복을 빕니다. 연일 신문, 방송에 안양초등학생 사건 기사가 보도 되고 있습니다. 끔찍하고, 몸서리쳐지게 무서운 일입니다. 그 어린아이들이 얼마나 억울하고 무서웠을지 상상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사형제 존폐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못하겠습니다. 사람이라면 마땅히 분노하고, 사형 이상의 형벌이 있으면 그것을 집행해야 할 것만 같은 선정적인 기사들을 보게 됩니다. 그래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에 보았던 영화들이 다시 보고 싶어 집니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데드맨 워킹에 대해 정리를 잘 해 놓으신 분의 블로그를 링크함으로 대신합니다. 류다 님의 블로그 - 그리고 여기에서는 우.행.시의 몇 부분을 인용하려 합니다. 이렇게 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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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매혈기-위화-그렁그렁한 웃음문학, 소설, 등 2007. 11. 8. 14:52
허삼관 매혈기-위화 웃지 못할 자기 희생 ‘허삼관매혈기’라고 한문이 아닌 한글로 쓰여 있습니다. 그래서 한 눈에 매혈의 뜻을 알아차리는 분이 많지는 않겠죠? -어린 독자시라면 더욱더…. 이 책에는 해학이 넘치는 자기희생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선 매혈의 본보기를 말한 후에, 왜 눈물나게 웃긴 지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1. 매혈의 본보기(?) 피값으로 사는 인류의 역사가 꽤 전통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적어 봅니다. 우선, 예수는 피를 파셨죠. 경우에 따라서는 몸을 파셨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예수의 피를 산 이는 하나님, 그의 매혈 덕분에 산 사람은 인류입니다. 그 다음, 석가모니 역시 수 많은 수행 중에 인신공양을 하셨죠. 그 분 역시 피를 팔고, 몸을 파셨습니다. 그의 피를 산 이는 알 수 없으나, 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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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살아간다는 것)-위화(여화)지음문학, 소설, 등 2007. 10. 24. 23:28
인생(살아간다는 것) 인생이라! 책 제목 한 번 거창하다. 제목부터 보자 치면, '너 인생 똑바로 살아라'하며 가르치려 드는 책 같이 오만방자해 보인다. 4대성인 외에 누군가 인생을 가르치려 든다면 누가 곧이 듣겠는가? 최고기업의 CEO?, 덕망있는 정치인?, 종교지도자? 그들이 자신의 삶을 발가벗겨 드러내놓고 낮아지지 않는다면, 나는 그들의 인생강의를 들을 의향이 없다. 세상에 귀천도 있고, 계층도 분명하지만, 스스로 귀하지 않은 인생이 없기에, 누구나 자신만의 삶이 있고, 각자에게는 스스로의 인생의 무게가 있기에 그렇게 난 자신만만하다. 저자 위화는 '인생'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발가벗긴다는 단어도 어울릴 정도로 말이다. 어떻게 자연스럽게 '인생'을 보여주는 지는 예비독자들이 해야할 일이다. -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