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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외된 투명인간들의 역사

이 책의 서문에서 밝혀 말하기를 '콜롬버스'가 아닌 '바로톨로메 데 라스 카사스'를 영웅으로 내세웁니다. 그 외에 체로키 인디언, 마크 트웨인, 헬렌 켈러, 등을 영웅으로 봅니다.
이쯤이면 '하워드 진'에 대해 모르는 분들도 대충 책의 내용을 짐작하실 것입니다.


이 책은 화려한 찬양을 받는 영웅들 중심의 역사가 아니라 '불편한 진실'의 편에 서서 노력했던 사람들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스스로가 선택했든 아니든 가시밭길 인생을 걸어온 사람들 말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엮이고 싶어 하지 않는 현실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과 함께 힘겹게 저항하는 사람들의 역사를 말해주는 책입니다.

아래에 콜럼버스와 카사스에 대한 글을 인용해 봅니다.

[ 콜럼버스의 선원들은 황금을 찾아 아이티에 왔지만 그 목적을 이루지 못했고 스페인으로 돌아가는 배에 황금을 대신할 무언가를 채워야만 했다. 그러한 이유로 1495년 대규모의 노예사냥이 이루어졌다. 결국 그들은 스페인으로 이송할 500 명의 노예를 포획했다.
그 가운데 200 명은 항해 중에 죽었고, 살아서 스페인에 도착한 나머지 인디언들은 한 지역 교회에서 경매에 부쳐졌다.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모든 잘 팔릴 만한 노예를 계속해서 공급해주자."

(중략)

아이티에는 약 25만 명의 인디언이 살고 있었지만 2년이 지난 후에는 살해와 자살로 그 수 가 반으로 감소했다. 황금이 없다는 것이 확실해지자 인디언들은 스페인들 소유의 대농장의 노예가 되었다. 과로와 비인간적인 처우에 수천 명씩 목숨을 잃었다. 1550년경에는 불과 5만 명 정도만 남았다. 한 세기가 더 지났을 때, 섬에는 아라와크족이 단 한명도 남지 않았다. ]  (p. 21)


[ 젊은 성직자 바로톨로메 데 라스 카사스(Bartolome de Las Casas)는 콜롬버스의 일지 사본을 만들었으며, <인디언의 역사Historia de las Indias> 라는 책을 저술했다. 그는 그 책에서 인디언들의 사회와 풍속을 설명했으며, 스페인인 들이 인디언들을 어떤 식으로 다루었는지도 밝혔다.

산모가 과로와 굶주림에 시달려 젖이 나오지 않아 신생아들은 일찍 사망했다. 내가 쿠바에 있을 때 석 달 동안 7,000명의 아이들의 죽었다. 심지어 어떤 어머니들은 절망감에 아기를 물에 빠뜨려 죽이기까지 했다. 남편들은 광산에서 죽어갔고, 아내들은 과로에 죽어갔으며, 아이들은 먹을 젖이 없어 죽어갔다....... 나는 이처럼 인간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끔찍한 행위를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으며,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 지금도 몸서리가 쳐진다......] (p. 23)


이 외에도 베트남 전쟁에 반대했던 사람들, 마틴 루터 킹, 말콤 엑스, 이름 없는 탈영병들, 여성운동가들의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지금은 당연한 상식인 '여성의 참정권', '노동 3권', '유색 인종차별 금지'
이것들이 공기처럼 소중하면서도 당연한 상식이 되기까지는,
시대를 앞서 가시밭길을 걸어간 선구자들이 '반사회 세력'과 '애국심 없는 무리'라는 비난과 핍박 속에서 싹틔운 것임을 기억하는 것이 그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현대사에서 4.19 혁명과 5.18민주화운동의 위대한 정신은 잊혀진 채 화석으로 딱딱하게 굳어 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 때랑 지금은 달라" 라는 말을 너무 쉽게 하는 게 아닌지 말이죠.


2. 무엇이 연대를 어렵게 하는가? - 분할하여 통치하라

소제목을 너무 거창하게 썼습니다.
실천도 고민도 연구도 없이 그저 저의 짧은 의문을 제목 삼았습니다.

이 책에서 하워드 진은 고통 받는 다수의 연대의 가능성과 실패의 역사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사례 중 하나가 책의 초반부에 나오는 식민지 시대 아메리카 대륙에서 흑인노예와 백인 노예의 연대 가능성입니다.
그러나 고통 받는 다수의 연대는 실패하고 맙니다.

큰 이유는

첫째, 인종차별 의식의 조장

둘째, 백인하인들에게 약간의 재산과 자유를 주어 '백인 중산층'이라는 완충장치를 마련한 것입니다.

하워드 진은 이런 연대가능성과 실패의 역사를 말해주면서
국가, 민족, 인종, 종교, 성별, 계급, 등의 많은 차이와 이해관계를 넘어서 다수의 사람들이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다다를 수 없는 이상일 뿐이 아니라는 것을 역설하는 듯 합니다.


3. 한국사회의 건강한 완충장치 중산층?

한-강만수 "중산층은 9억 주택, 소득 8800만원" - 고뉴스 이세찬 기자 08년 9월 3일 기사

강만수 장관이 한국의 중산층은 소득 8,800 만 원 이상의 사람들이라고 한 말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중산층에 들지 못하는 사람들 중에서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정책을 한 번 되짚어 봐야하지 않을까요.

나 하나 밀알이 되어 '국익'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애국심의 발로' 라고 하신다면 마땅히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Posted by 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