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양을 둘러싼 모험>을 읽으면서 밑줄 친 것을 옮겨 적어 봅니다.

# 다음은 제 생각을 짧게 적어 본 것일뿐, 제목은 아닙니다.
[] 안의 부분이 인용부분 입니다.

#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 "열
두살 때부터 귀를 내놓은 적은 한번도 없어요."
"그래도 모델 일을 할 때는 귀를 드러내잖소?"
"네에, 하지만 그건 진짜 귀가 아녜요." 하고 그 여자는 말했따.
"진짜 귀가 아니라고?"
"그건 폐쇄된 귀예요."
나는 수프를 두 번 떠먹고 나서 고개를 들어 그 여자의 얼굴을 보았다.
"폐쇄된 귀에 대해서도 좀더 자세히 가르쳐주지 않겠소?"
"폐쇄된 귀는 죽은 귀예요. 내가 직접 귀를 죽였어요. 다시 말해서 의식적으로 통로를 분단시켜 버리는 일이지만 - 이해하시겠어요?"
나는 쉽게 납득하지 못했다.
........
"그대가 말하고 있는 걸 종합해보면 이런 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결론적으로 그대는 열두 살까지 귀를 드러냈었어. 그리고 어느 날 귀를 숨겼지. 그런 다음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번도 귀를 드러내지 않았어. 꼭 귀를 드러내야 할 때는 귀와 의식 사이의 통로를 폐쇄하는 거야. 그런 거요?"
그 여자는 빙긋 웃었다. "그런 거예요."  ]



#  하루키의 학교

[ 여기
에는 자신의 사이즈라는 게 없어. 자신의 사이즈에 맞춰서 다른 사람의 사이즈를 칭찬하거나 헐뜯으려는 무리도 없어.
시간은 투명한 강물처럼 있는 그대로 흐르고 있지. 이곳에 있으면이따금 자신의 원형질까지 해방돼 버린 듯한 느낌마저 드는 거야. ]


이 소설 속에서 쥐의 별장이 있는 곳을 말하고 있지만,
하루키의 다른 소설 속에서는 학교를 이렇게 말하고 있었죠.
예를 들면,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도 학교도 이런 모습이었다고 기억합니다.

다양성 보다는 표준화된 제품을 양산해내는 학교 말이죠.
개성 보다는 정답일 수 없는 정답을 요구하는 학교 말입니다.



# 혼자 해낼 수 없는 친구 - 사람은 혼자 살지 않아요!

[ "소용없어
. 틀림없이 잘 안 될 거야." 하고 그가 말했다.

나는 담배를 입에 물고 라이터를 찾았다.
찾고 있는 사이에 여종업원이 성냥을 그어서 불을 붙여주었다.
"걱정 없을 거야. 죽 함께 해온 내가 말하는 것이니까 틀림없어."

"너와 둘이니까 해낼 수 있었지. 지금까지 혼자서 뭔가를 해보려고 했어도 잘된 적이 없었어."하고 그가 말했다.

"야, 들어봐. 일을 벌이라고 말하는게 아니라니까. 축소하라고 말하고 있잖아. 예전에 해왔던 산업혁명 이전의 번역일 말이야. 너 한 사람과 여직원 하나, 바깥에서 일감을 맡아줄 아르바이트 대여섯 명과 프로페셔널 두 명. 못 해낼 게 없잖아."

"넌 날 잘 몰라."
10엔짜리가 잘깍하는 소리를 내고 떨어졌다. 나는 나머지 세 닢의 동전을 넣었다.

"난 너완 달라. 넌 혼자서 해낼 수 있어. 하지만 난 그러질 못해. 누군가에게 불평을 늘어놓거나 자문을 구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거야." 하고 그가 말했다.  ]

누구에게나 속상한 일 털어놓고, 화풀이 받아줄 친구는 있잖아요.
말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무덤 속으로는 혼자 들어가겠지만 말입니다.
걱장 마세요.
하루키 씨! 그리고 나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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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영식 2010.02.15 0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품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영화화한 '진주귀걸이 소녀'에서도 귀를 보여주지 않죠. 그 영화나 그림 보면 이 소설 생각나요.


삼국지강의, 이중톈- 밑줄긋기



1.
조조가 여백사 일가족을 죽인 후 한 말에 대해

그러나 이런 상황인데도,
모비에서는 오히려
이것이 바로 맹덕이 남들보다 뛰어난 점이다., 소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마음속 생각과 말에 한결 같은 태도를 잃지 않고 있다. 라고 호평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만약 다른 사람이 말한다면, 틀림없이 이 말을 바꿔
천하 사람들이 나에게 미안한 일을 할망정, 내가 천하 사람들에게 미안한 일을 할 수는 없다 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어떻습니까? 실제로 모든 사람들은 조조처럼 행동하겠지만(천하 사람들 중에 누가 이러한 마음을 가지지 않았는지 물어보고 싶군요.), 그 누가 또 이런 말을 입 밖에 낼 수 있겠습니까? 모두들 성인군자인 척하지만 조조만은 솔직하게 이 말을 했습니다.

적어도 조조는 간사한 말을 용감히 공개적으로 한 것입니다.

그는 진정한 소인배 이지 거짓 군자는 아닙니다. 그래서 모비에서 이 부분이 조조가 남보다 뛰어난 점이라고 한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거짓 군자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2.
관도대전을 앞두고 조조가 순욱에게 묻다

내가 줄곧 저 불인하고 불의한 놈들을 토벌하고자 했으나, 안타깝게도 힘이 모자라 뜻대로 되지 않았는데 어찌하면 좋겠소?

순욱은 말합니다.

염려하실 필요 없습니다. 고금의 역사를 보면, 성공과 실패는 사람에게 달린 것이지 세력에 달린 것이 아닙니다. 만약 진정한 영웅이라면 당장은 조금 약하더라도 강대해질 수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모조품이라면 현재는 강하더라도 금방 약해질 것입니다.

………
.

그래서 순욱은 조조에게 말합니다.

지금 세상에 명공과 천하를 놓고 다툴 수 있는 자는 원소밖에 없지만, 그는 사실 겉으로는 강해 보여도 속은 텅 비어 있습니다. 하지만 공 께서는 네 가지 점에서 원소보다 강합니다.

첫째, 원소는 표면적으로는 도량이 넓은 듯하나 실제로는 현명하고 재능 있는 사람들을  시기하고 질투하여, 인재를 쓰려고 하면서도 충분하게 신임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명공께서는 넓은 도량으로 사소한 일에는 구애 받지 않으시고, 인재들을 최대한 신임할 뿐 아니라 그들을 가장 적합한 위치에 놓을 수가 있습니다. 바로 도량에서 원소를 앞서는 것입니다.

둘째, 원소는 반응이 둔하고 우유부단해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언제나 반 박자 늦습니다.

하지만 명공께서는 늘 제때에 즉시 결단을 내릴 뿐 아니라, 그 변화를 헤아리기가 어렵습니다. 모략에서도 원소를 능가합니다.

셋째, 원소는 군대를 다스리는 것이 엄하지 못해서 군령을 내려도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금령을 내려도 제대로 그치게 만들지 못합니다. 그래서 군대와 군마의 수가 많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쓸 수가 없습니다. 이와 달리 명공께서는 군법의 집행이 태산같이 무거워서, 군령과 금령을 제대로 시행하고 상벌이 분명하며, 말에는 믿음이 가고 행동은 반드시 실천합니다. 군대의 숫자는 많지 않으나 병사들이 모두들 앞 다투어 온 힘을 다해 죽기를 각오하고 싸웁니다. 용맹함 에서도 원소보다 뛰어납니다.


넷째로 원소는 사세삼공이라는 가족의 세력을 믿고 거드름을 피우며, 온갖 수단을 부려 명예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상하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그에게 의탁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그저 허울만 좋았지 진정한 재능과 학식을 갖춘 자들이 아닙니다. 이에 비해 명공께서는 성심으로 사람들을 대하며 겉치레를 하지 않고, 자신의 생활은 소박하게 하면서 공이 있는 사람에게 상을 내리는 것을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충성스럽고 재능 있는 사람들이 모두 공에게 와서 귀의합니다. 인덕 또한 공이 원소보다 뛰어납니다.

네 가지 뛰어남을 가지고 있고 게다가 천자를 받들어 정의라는 이름으로 정정당당하게 명분이 있는 군대를 출동시키는데, 어떻게 이기지 못할 리가 있겠습니까?


3.
한대 지방의 행정제도 ( p. 368)

서한 초기에 한나라는 군국제(郡國制), 즉 군현(郡縣)과 봉국(封國)이 병존하는 일조양제(하나의 왕조와 두 가지의 제도)였습니다. 한 경제가 조조(
)의 건의대로 번왕의 봉지를 삭탈한 때부터 무제 때에 이르기까지, 봉국은 그저 헛된 이름에 불과했고, 실제로는 군현제, 즉 중앙과 군, 현의 3등급으로 관리했습니다. 현은 군에 속했고, 군은 중앙에 속하여, 전국은 1백여 개의 군과 1천여 개의 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현의 장관은 현령(縣令) 또는 현장(懸長)이라고 불렸고, 군의 장관은 초기에는 군수(郡守), 후대에는 태수(太守)라고 불렸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자사태수 손견, 강하태수 황조는 모두 군의 장관이었습니다.

그러나 동한의 태수와 서한의 태수는 달랐습니다.
서한의 태수에게는 그보다 더 높은 지방행정 장관이 없었지만 동한에는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사 또는 주목이라고 불렸습니다. 이 일에 대해서는 서한에서부터 말을 시작해야 합니다.

서한 원봉 5(기원전 106), 무제는 천하를 13개의 주와 부, 12개의 주와 1개의 부(사례부)로 나누고, 주마다 한 명의 자사를 파견했습니다. 자사는 중앙에서 지방으로 파견하여 불법적인 행위를 감찰하는 특파원이었습니다. 자사의 등급은 6백 석이었고, 직책은 순시감찰 이었습니다. 고정된 치소가 없었고, 상주하는 곳도 없었으며, 지방 행정에 관여할 수도 없었습니다.

동한에 이르자 상황은 변했습니다. 천하는 여전히 사례, 예주, 기주, 연주, 서주, 청주, 형주, 양주, 익주, 양주, 병주, 유주, 교주, 13개의 주였지만, 13주는 최상급의 지방 행정구역으로 바뀌었습니다. 군이 현을 관리하던 2단계의 관할 제도는 주가 군을 관리하고 군이 현을 관리하는 3단계의 관할제로 변했습니다. 주의 장관은 어떤 때에는 자사라고 불리고, 어떤 때에는 주목이라고 불리며, 또 어떤 때에는 자사가 있는데도 주목이 있었습니다.

비교하자면 자사의 권위는 가벼웠고, 주목의 권세는 무거웠습니다. 영제 때에는 이미 주목의 임무가 무거웠고 지위도 높았으며 권력도 컸습니다.

특히 헌제 때의 주목들은 대부분 천하의 효웅이자 한 지역의 제후였습니다. 기주목 원소, 연주목 조조가 그 예입니다.


4.
조조에게 투항할 것인지 노숙이 손권에게 답하다

방금 전에 한 논의는 모두 장군을 오도하고 있습니다.

조조에게 투항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투항하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저 같은 경우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장군께서는 불가합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제가 조조에게 투항하면 조조는 저를 고향으로 보내 고향 사람들의 평가를 받게 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품행과 재능이 있다는 평을 받겠지요. 그런 다음에는 저는 말단의 작은 관직을 얻어 우거를 타고 다니며 수하를 거느릴 것이고, 사대부들과 교류화면서 한 게단 한 계단 올라가 군수나 주목이 되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장군께서 조조에게 투항하신다면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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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쓰기-하트필드

"
완벽한 문장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한 절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책 속의 하트필드



이제 나는 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물론 문제는 무엇 하나 해결되지 않았으며, 얘기를 끝낸 시점에서도 어쩌면 사태는 똑같다고 말해야 할런지도 모른다. 결국 글을 쓴다는 건 자기 요양의 수단이 아니라 자기 요양에 대한 사소한 시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직하게 자신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정직해지려고 하면 할수록 정확한 언어는 어둠 속 깊은 곳으로 가라앉아 버린다.

-하루키


"
글을 쓰는 작업은, 단적으로 말해서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사물과의 거리를 확인하는 일이다. 필요한 건 감성이 아니라, '잣대'" <기분이 좋아서 무엇이 나쁜가?>
-         책 속의 하트필드


2.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밑줄 긋기

 

"이따금요,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고 살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곤 해요.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전에 인간의 존재 이유를 테마로 한 짧은 소설을 쓰려고 했던 적이 있다.

결국 소설은 완성하지 못했지만, 나는 그 동안 줄곧 인간의 '레종 데르트'에 대해서 생각했고 덕분에 기묘한 버릇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모든 사물을 수치로 바꿔 놓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버릇이었다.

약 여덟 달 동안 나는 그런 충동에 시달렸다. 나는 전철에 타자마자 승객 수를 헤아렸고, 계단 수를 전부 헤아렸고, 시간만 나면 맥박 수를 쟀다. 당시의 기록에 의하면, 1969년 8월 15부터 이듬해 4 3일 사이에 나는 강의에 358번 출석했고, 섹스를 54번 했고, 담배를 6,921개비 피운 것으로 되어 있다.

그때 나는 그런 식으로 모든 걸 수치로 바꿔 놓음으로써 타인에게 뭔가를 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진지하게 생각했었다.

그리고 타인에게 전할 뭔가가 있는 한, 나는 확실히 존재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당연한 일이지만, 내가 피운 담배의 개비수나 올라간 계단의 수나 나의 페니스 사이즈에 대해서 누구 한 사람 흥미 같은 걸 갖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상실하고 외톨이가 되었다.



"
어째서 안 하는 걸까?"
"말하기가 어려워서 그렇겠지. 바보 취급당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말일세."
"바보 취급은 안 한다구."
"그렇게 보이는 거라구. 전부터 그런 느낌이 들었어. 자네는 다정하지만 뭐랄까, 모든 걸 달관한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겨...... 그다지
나쁜 뜻으로 말하는 건 아닐세."
"알아."
"다만 나는 자네보다 20년이나 연상이고 그만큼 여러 가지 일을 많이 겪었지. 그러니까 이건 뭐라고 할까......."
"노파심."
"그래."
나는 웃고 나서 맥주를 마셨다.
"쥐한테는 내가 먼저 말을 꺼내 보지."



3. 1973
년 핀볼 밑줄 긋기


 "
이름은?"

나는 두 사람에게 물어 보았다.

숙취 탓으로 머리는 깨질 것만 같았다.


"
밝힐 수 있을 만한 이름이 아니에요."

오른쪽에 앉은 여자 아이가 말했다.


"
정말로 대단한 이름이 아니라구요, 알겠죠?"

왼쪽이 말했다.


"
알았어."

내가 대꾸했다.

우리는 식탁에 마주앉아서 토스트를 먹고 커피를 마셨다. 정말 맛있는 커피였다.


"
이름이 없으면 곤란해요?"

한 아이가 물었다.


"
글쎄?"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생각을 했다.


"
만약에 꼭 이름이 필요하다면 적당히 붙여 주면 되잖아요."

또 다른 아이가 제안했다.


"
당신 마음대로 부르면 된다구요."

쌍둥이는 언제나 번갈아 가며 얘기했다. 마치 FM 방송에서 스테레오를 점검하듯이. 그 때문에 머리가 한층 더 아팠다.


"
예를 들면?"

내가 물어 보았다.


"
오른쪽과 왼쪽."

한 명이 말했다.


"
세로와 가로."

또 다른 한 명이 말했다.


"
위와 아래."

"겉과 속."

"동쪽과 서쪽."


나는 지지 않으려고 가까스로 이렇게 덧붙였다.

"입구와 출구."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보고 만족스러운 듯이 웃었다.

입구가 있으면 출구가 있다.

대부분은 그런 식으로 되어 있다.

우체통, 전기 청소기, 동물원, 소스 통. 물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예를 들면 쥐덫.



 
나는 우물을 좋아한다. 우물을 볼 때마다 돌멩이를 던져 넣어 본다.

싶은 우물의 수면을 때리는 돌멩이의 소리만큼 마음을 가라앉혀 주는 건 없다.



핀볼 기계와 히틀러의 발걸음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다.

그들 둘은 어떤 종류의 저속함과 함께 시대의 거품으로서 이 세상에 태어났고, 그리고 그 존재 자체보다는 진화의 속도에 의해서 신화적 후광을 얻었다고 하는 점에서 말이다. 진화는 물론 세 개의 바퀴 즉 테크놀러지와 자본 투자, 그리고 사람들의 근원적 욕망에 의해서 지탱되었다.



핀볼 연구서인 <<보너스 라이트>> 서문에는 이렇게 씌어져 있다.

당신이 핀볼 기계에서 얻는 건 거의 아무것도 없다.

수치로 대치된 자존심 뿐이다. 잃는 건 정말 많다. 역대 대통령의 동상을 전부 세울 수 있을 만큼의 동전과 되찾을 길 없는 귀중한 시간이다.


당신이 핀볼 기계 앞에서 계속 고독한 소모전을 벌이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은 프루스트를 읽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 어떤 사람은 드라이브 인 극장에서 여자 친구와 <용기 있는 추적>을 보면서 진한 애무에 열중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은 시대를 통찰하는 작가가 되고 혹은 행복한 부부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핀볼 기계는 당신을 아무데도 데려가 주지 않는다.

리플레이 램프를 켤 뿐이다. 리플레이, 리플레이, 리플레이......,
마치 핀볼 게임 그 자체가 어떤 영겁성을 지향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영겁성에 대해서 우리는 많은 걸 모른다. 그러나 그 그림자를 추측할 수 있다.
핀볼의 목적은 자기표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변혁에 있다.
에고의 확대가 아니라 축소에 있다. 분석이 아니라 포괄에 있다.
만일 당신이 자기 표현이나 에고의 확대, 분석을 지향한다면 당신은 반칙 램프에 의해서 가차없는 보복을 받게 될 것이다.

좋은 게임을 하길 빈다.



"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어떻게 하다니요.......다만 귀를 청소할 때 주의만 하면 되는 거예요. 주의요."

"귓구멍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심하게 구부러져 있어서 뭔가 달리 영향을 받지는 않습니까?"

"영향을 받다니요?"

"가령 ...... 정신적으로."

"없어요."

그녀가 말했다.


Posted by 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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