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권의 인용구절 입니다.

“하지만 대령님은 나에게 무척 친절하게 대해 주지 않습니까? 나에 대해서 신경을 써주고, 잠도 자지 않고 간병도 해주고, 그것은 마음의 또 다른 표현 아닌가요
?

“아니, 틀리네. 친절함과 마음은 전혀 별개의 것일세. 친절함이라는 것은 독립된 기능이지. 좀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표층적인 기능일세. 그것은 단순한 습관이지, 마음과는 다른 것이라네. 그리고 훨씬 모순된 것이지.





이상한 일이다. 사람들은 마음이라는 것을 진정한 따스함에 비유한다
.
그런데 마음이 없는 그녀의 몸에서 발산되는 이 따사로움은 과연 무엇일까
.
“내 마음이 열리지 않는 것은 아마 나 자신의 문제일 거야. 당신 탓이 아니야. 내가 나의 마음을 확인할 수가 없어서 그 때문에 나는 혼란스러워하는 거야.


“마음이라는 것은 당신조차도 잘 이해할 수 없는 건가 보죠?


“어떤 경우에는 그렇지.” 하고 나는 말했다
.
“그때 당시에는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시간이 훨씬 지나고 나서야 이해할 때도 있어. 그러면 대개의 경우는 이미 때가 너무 늦어 버리지. 대체적으로 우리들은 자신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하고, 더더구나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 채 행동을 하기 때문에 혼란에 빠지는 거야.


“마음이라는 것이 무척 불안하고 불완전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이 너무나 비효율적이라고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하고 그녀가 나에게 물었다
.

“글쎄……. 아마도 그렇겠지.” 하고 나는 말했다
.
“나는 16년 동안 학교를 다녔지만, 그것이 특별히 어떤 도움을 주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변변하게 외국어도 하지 못하고, 악기도 다루지 못하고, 증권에 대해서도 아는 게 없고, 말도 타지 못하고 말야.


“그럼, 어째서 학교를 그만두지 않았나요?
 
"
그만두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잖아요?


“글쎄, 그건 말이야” 하고 나는 말하며 그 일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보았다. 분명히 그만두려고 생각했다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었던 것이다
.

“하지만 그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어. 우리 집은 당신네와는 달리 매우 평범한 보통 가정이었고, 나 자신이 일류가 될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거든.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에요”하고 그녀가 말했다. “인간은 누구든지 뭔가 하나쯤은 일류가 될 수 있는 소질을 갖고 있어요. 그것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죠. 끌어낼 줄도 모르는 사람들이 모조리 덤벼들어서 그 싹을 짓밟아 버리니까 그 많은 사람들이 일류가 될 수 없는 거에요. 그리고 그 싹은 그대로 시들고 마는 거죠.

Posted by 로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2-무라카미 하루키

 

 

* 아래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2권의 구절 인용입니다.

 

 

기억나지 않아요. 그때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던 것 같아요. 기억하고 있는 건 단지 그 늦가을 비가 오는 날 저녁나절에 어느 누구도 나를 꼭 안아 주지 않았다는 사실뿐. 그것은 마치 내게 있어서 세계의 끝과 같은 것이었어요. 어둡고 힘겹고 쓸쓸해서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에 누군가가 꼭 껴안아 주었으면 했는데, 그때 주위에 자신을 안아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당신은 이해하겠어요?

......

이 세상에서는 그 어느 누구도 외톨이가 될 수는 없어. 모두들 어딘가에서 조금씩 연결되어 있지. 비도 내리고, 새도 울고, 배에 상처가 나고, 어둠 속에서 여자 아이와 키스하는 일도 있지.

 

 


 

나는 주어진 숫자를 머리 속에서 주물럭주물럭 반죽해 다르게 바꾸어 버리는 것만으로 세상과 관련을 맺고, 그 이외의 시간은 혼자서 케케묵은 소설을 읽거나, 비디오로 할리우드의 옛날 영화를 보거나, 맥주나 위스키를 마시면서 내 삶을 지탱해 왔다. 자연히 신문이나 잡지 같은 걸 훑어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빛을 잃어버린 수수께끼 같은 어둠 속에서, 무수한 구멍과 무수한 거머리들에 둘러싸인 지금은 신문을 읽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혔다. 햇볕이 드는 따사로운 곳에 걸터앉아, 고양이가 우유 접시를 핥듯이 신문의 구석구석을 한 자도 빼놓지 않고 깡그리 읽는 것이다. 그래서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단편들을 몸 속으로 빨아들이고, 세포 하나하나를 기름지게 하는 것이다.

 

 


 

그림자는 구두 굽으로 땅에 원을 그렸다.

테두리가 완성되어 있어. 그래서 여기에 오래 머물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생각하다 보면 점점 그들이 옳고 내가 틀린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게 되지. 그들이 너무나 빈틈없이 완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라구. 내가 하는 말 이해할 수 있겠어?

………..

그것과 마찬가지야. 이 도시의 완전함과 완결성이란 그 영구 운동과 같은 거라구.

원리적으로 완전한  세계 같은 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아. 그러나 여기는 완전해. 그렇다면 어딘가에 반드시 장치가 있을 거야. 실은 영구 운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기계가 뒤쪽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외적인 힘을 이용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야.

…………

너는 자신을 상실한 게 아니야. 다만 기억이 교묘하게 숨겨져 있을 뿐이지. 그래서 넌 혼란스러운 거야. 그러나 결코 네가 틀린 게 아니야. 가령 기억이 상실되었다 해도, 마음은 있는 그대로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거지. 마음이란 것은 그 자체의 행동 원리를 가지고 있어. 그게 곧 자기지. 자신의 힘을 믿도록 해. 그렇지 않으면 넌 외부의 힘에 이끌려서 수수께끼와도 같은 장소로 끌려가게 된다구.

 

 


 

당신이 이제부터 가게 되는 세계에 나도 따라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이 세계를 버리고?


, 그래요 라고 그녀는 말했다.


여기는 시시한 세계예요. 당신의 의식 속에서 사는 것이 훨씬 즐거울 것 같아요.


나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저었다. 나는 내 의식 속 따위에서 살고 싶지 않다. 마찬가지로 그 누구의 의식 속에서도 살고 싶지 않다.

 

 

 

그들은 구덩이를 파는 것 자체가 목적이네. 단지 구덩이를 파고 있을 뿐이지. 그런 의미에서 아주 순수한 구덩이지.

? 잘 모르겠습니다.

간단해. 그들은 단지 구덩이를 파고 싶으니까 파고 있는  걸세. 그 이상의 목적은 아무것도 없지.

………….

우리는 여기서 모두 제각기 순수한 구덩이를 계속 파고 있는 것뿐이야.

목적이 없는 행위, 진보도 없는 노력, 아무데도 다다르지 않는 보행, 멋지다고 생각지 않나? 아무도 상처를 입지 않으며, 누구에게도 상처를 입히지 않지, 아무도 앞질러 가지 않으며, 누구에게도 추월당하지도 않네, 승리도 없고, 패배도 없는 걸세.

 

 


 

우선 마음의 문제야. 너는 나한테 이 도시에는 싸움도, 미움도, 욕망도 없다고 했지?

그건 그것대로 좋아. 나도 기운만 있으면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야. 그런데 싸움과 미움과 욕망이 없다는 것은 다시 말해서 그 반대의 것도 없다는 얘기기도 하지.

그건 기쁨이고. 행복이고. 애정이야.

절망이 있고 환멸이 있고 비애가 있음으로 해서 기쁨이 생기는 거야 절망이 없는 행복 따위는 아무데도 없어. 그게 내가 말하는 자연스러움 이라는 거야.

 

 

 

세계의 끝 =

내가 잃어버린 것과 지금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과 다시 만날 수 있는 불사의 세계

 

 

 

내가 이 도시의 어딘가에 반드시 출구가 있으리라고 생각한 것은 처음에는 직감이었어. 그렇지만 오래지 않아 확신을 하게 되었지. 그 까닭은 이 도시가 완벽한 시가지기 때문이지.


완벽하다는 건 필연적으로 모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거지.

그렇기 때문에 이 곳은 도시라고 얘기할 수 조차 없어.

좀 더 유동적이고 총체적인 그 무엇이야. 모든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끊임없이 그 형태를 바꾸어 가고, 그리고 완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구.


, 이곳은 결코 고정적으로 완벽한 세계는 아니란 거야.

다시 말해 움직이면서 완벽해 지는 세계란 말이지. 그렇기 때문에 내가 탈출구를 원한다면, 탈출구는 있게 마련인 거야.

 

Posted by 로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무라카미 하루키

  

 

1. 추리소설? 환타지? 성장소설?

 

제목을 써놓고 보니, 이런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1권을 읽다 보면,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계산사 기호사

조직 공장

버튼 없는 큰 엘리베이터 상실의 시대에 나오는 우물 생각이 나네요

그림자를 떼어 낸다 피터팬인가?

야미쿠로 일본에 산다는 많은 귀신 중 하나인가 봐요?

두개골로 꿈을 읽는다

 

이거 대체 무슨 얘기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습니다.

시작부분은 호기심을 자극하니 그렇다 쳐도,

둔감한 저는 1권 다 읽어가도록 답을 알 수 없어 답답 하더라구요.

그래도 2권까지 책을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첫째, 알 수 없는 얘기들이 쏟아지기에 답이 궁금해서,

둘째, 세계의 끝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넘나 들며 제법 속도감이 있어서,

셋째, 칼부림(?)도 나오고 야미쿠로 라는 귀신도 출몰하기에,

넷째, 무라카미 하루키 라서(?) 입니다.

 

다 읽고 나니, 뜬금없게도 다크시티(Dark City)가 다시 보고 싶어 지네요.

매트릭스, 다크시티, 같이 영화나 애니로 제작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래는 다크시티 리뷰를 잘 해주신 바이러스님 블로그를 링크해 둡니다.

 

Empty Life(바이러스) 님의 다크 시티 리뷰 보러 가기


2.
무라카미 하루키의 자화상
자뻑소설

 

저의 개인적인 느낌은요.

백설공주의 마법거울을 갖고, 이상한 나라에 들어간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을 비춰보면서 그린 자화상 같은 소설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요즘 은어로 자뻑을 소재로 글을 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뒤에 부록으로 매달린 평론에 슬쩍 나르시시즘이라는 단어가 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평론은 제가 수준미달이라 읽기가 힘들어 관뒀습니다.)

자뻑 을 인기소설로 만드는 그의 재능이 부럽기만 합니다.

 

 

3. 천국은 어떤 곳일까?

 

천국은 어떤 곳일까요?

 

싫은 것은 없고, 좋은 것만 가득한 곳일까요?

질병, 고통, 죽음이 없고, 기쁨과 환희가 가득한 곳일까요?

그러면 싫었다가 좋아지고, 좋았다가 싫어지면 어쩌나요?

 

좋은 사람과 좋은 관계가 가득한 곳일까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의식이 창조한 세계를 천국으로 보는 건가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이에 대한 것은 이 책의 일부를 인용하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그들은 구덩이를 파는 것 자체가 목적이네. 단지 구덩이를 파고 있을 뿐이지. 그런 의미에서 아주 순수한 구덩이지.

? 잘 모르겠습니다.

간단해. 그들은 단지 구덩이를 파고 싶으니까 파고 있는  걸세. 그 이상의 목적은 아무것도 없지.

………….

우리는 여기서 모두 제각기 순수한 구덩이를 계속 파고 있는 것뿐이야.

목적이 없는 행위, 진보도 없는 노력, 아무데도 다다르지 않는 보행, 멋지다고 생각지 않나? 아무도 상처를 입지 않으며, 누구에게도 상처를 입히지 않지, 아무도 앞질러 가지 않으며, 누구에게도 추월당하지도 않네, 승리도 없고, 패배도 없는 걸세.

 

 

 

우선 마음의 문제야. 너는 나한테 이 도시에는 싸움도, 미움도, 욕망도 없다고 했지?

그건 그것대로 좋아. 나도 기운만 있으면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야. 그런데 싸움과 미움과 욕망이 없다는 것은 다시 말해서 그 반대의 것도 없다는 얘기기도 하지.

그건 기쁨이고. 행복이고. 애정이야.

절망이 있고 환멸이 있고 비애가 있음으로 해서 기쁨이 생기는 거야 절망이 없는 행복 따위는 아무데도 없어. 그게 내가 말하는 자연스러움 이라는 거야.

 


http://lawcher.tistory.com2008-02-18T10:17:320.3610
Posted by 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