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소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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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 빌 브라이슨문학, 소설, 등 2008. 11. 7. 10:00
휴게실에서 여러 명의 여자들이 둘러 앉아있습니다. 넉살좋게 생긴 한 여자 분이 자신의 외국체류의 경험담을 풀어놓고 있네요. 어찌나 목청이 좋고, 넉살이 좋은지 모두 웃으며 듣고 있습니다. 친구들이 맞장구 칠 뿐,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입담이 가히 수준급 인가 봅니다. 근대이전의 사회였더라면, 우물가 토크왕 이었을 겁니다. 기분이 좋을 때라면 아마 저도 배시시 웃으며 같이 앉아서 들었을 테지만, 당시에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 그냥 웃으며 곁을 지나왔을 뿐이네요. 빌 브라이슨의 이 책이 이와 비슷합니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입니다. 1. 주의 : '여행 정보가 아닌 여행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유럽산책'이라는 제목만 보고 덜컥 책을 집어 들었던 저는 '유럽사이야기'를 기대했었습니다. '유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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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든씨의 사탕가게 - 폴 빌리어드문학, 소설, 등 2008. 10. 31. 20:23
위그든씨의 사탕가게 - 폴 빌리어드 Growing pains - The autobiography of a young boy 아무 생각 없이 서가에서 그냥 집어든 책입니다. 책 제목에 사탕가게가 있고, 표지그림에도 예쁜 사탕가게 그림이 있는데도 몰랐어요. 몇 장 읽다보니 비로소 까까머리 중학교 시절 국어시간에 읽었던 '체리씨 이야기'인줄 알겠더군요. 님 블로그 에서 보니 제목이 '이해의 선물' 이었다네요. 이 책은 '이해의 선물' 같이 예쁜 아이적 추억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미운 7살' 개구쟁이들의 말썽들도 빠지지 않습니다. 아니 외려 말썽들이 더 많아요. 자~! 그럼 어릴 때 저질렀던 말썽들을 주제로 진실게임 해볼까요? 비록 남자들은 이렇게 얘기를 시작해도 결론은 군대얘기로 끝나겠지만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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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 에린 그루웰문학, 소설, 등 2008. 10. 6. 10:00
1. 내일이 살고 싶은 아이들 고등학교의 졸업보다 18살까지 살아있기만 하면 좋겠다는 아이들 이혼, 가정폭력, 성폭력, 갱단의 위협, 총격사건, 가난, 마약, 인종차별, 친구의 죽음, 등 의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 그저 살아남고자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스스로가 폭력의 피해자이면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폭력을 택하는,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가 되는 폭력과 가난의 악순환이 그들과 함께합니다.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 영화 이나 를 보면서 그들을 조금이나마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도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입니다. 인종 별로 무리 짓고, 싸우고, 사회에서처럼 학교에서도 무시당합니다. 교육의 목적이나 자기계발은 TV 속 만큼이나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이들에게 초보교사 에린 그루웰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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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 - 상실의 시대문학, 소설, 등 2008. 9. 2. 10:00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 -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1. 상실의 시대 88만원 세대 2080의 시대 신자유주의 고용 없는 성장 이제는 너무도 익숙해진 비극적인 말들 초등학교부터 시작한 줄 세우기는 사회에 나와서도 어김없이 적용되어서, 자신이 밑바닥에 속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위를 보며 살아갑니다.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밑에서 끔찍한 가난이 입을 벌리고 기다립니다. 이렇게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성공의 시대' 이면에는 더 많은 실패가 감추어져 있습니다. 의 지은이가 말하는 것처럼, 실패에 익숙해지면서 실패를 제대로 바라볼 줄 아는 자세를 갖는 것이 성공을 다룬 책을 읽는 것보다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아래에는 토크빌의 글을 저자가 인용한 부분 입니다. 당시의 유럽에 비해 자유롭고 평등한 나라 미국,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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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 김훈문학, 소설, 등 2008. 8. 22. 10:00
잘 살아 보세 - 민들레처럼 이것이 이 책에 일관되게 흐르는 주제 아닐까 합니다. 삼전도의 굴욕도 있고, 주전과 주화의 말(言) 먼지도 있고, 서날쇠의 지혜로움과 나루의 생명력도 있습니다만, 저는 이 책의 주제를 "잘 살아 보세"로 이해했습니다. 인조 14년(1636년 12월) 말(言) 먼지가 일고, 군량과 더불어 시간이 말라가는 곳, 그 곳 "임금이 남한산성에 있다." 남한산성에 임금이 있고, 체찰사로서 난국의 해결을 시간에 맡기는 영의정 김류가 있고, 의로움과 충성심으로 주전을 말하는 예판 김상헌이 있고, 매국의 오명을 뒤집어쓰더라도 임금이 살길은 화친이라 하는 이판 최명길이 있습니다. 주화파 이판 최명길을 목 베라는 주청을 올리면서, 강력히 주전을 외치다가 뒷구멍으로 달아나는 당하들도 있고, 자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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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벌레 이야기) - 이청준문학, 소설, 등 2008. 8. 19. 10:00
1. 기독교인이라면 한 번 보세요 영화보다 짧은 책입니다. 가볍고 짧은 책임에도, 먹먹해진 가슴을 내리누르는 무게는 가볍지 않습니다. 기독교인이라면 한 번 읽어 보실 것을 권합니다. 내용은 대강 이렇습니다. (스포가 있습니다.) '탕자의 형' 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이죠. 그저 가슴이 답답하고 아립니다. 너무도 어려운 문제입니다. 다만, 극중의 김 집사처럼 용서를 강요하는 실수를 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해야겠습니다. 2. 누가 용서와 화해를 말하는가? 8월 15일은 일제로부터 해방된 광복절 입니다. 정부수립일 이기도 하지만, 광복절 입니다. 말장난 같은, 건국절 얘기로 '상생과 화합'을 저해하고 '분열'을 조장하며, '내우'를 만들어 '신화의 시대'를 방해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일본의 사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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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행 - 오세영 역사추리소설문학, 소설, 등 2008. 8. 11. 15:21
과 을 읽고서, 오세영 작가의 책을 더 찾아보던 중에 이 책 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정조암살 미스터리 8일' 이라는 드라마의 원작소설임도 알게 되었죠.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몇 가지 단상들을 끄적여 봅니다. 1. 과 이 두 책의 비슷한 점은, 사도세자의 죽음, 금등문서, 그리고 개혁군주인 정조와 그의 정적들을 다룬다는 점입니다. 이앙법과 상업의 발달로 생산량은 증가하지만, 민생이 곤궁해 지는 시기에 정조의 개혁을 찬성하는 데에는 같은 입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점은, 은 긴박한 하루를 다루었고, 은 8일간의 원행을 다룬다는 점입니다. 그 외에, 활극의 장면이 많고, 이해하기 쉬운 짧은 위기의 사건과 해결이 있어서, 저는 원행이 재미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재미를 가르는 기준은 정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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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베르크의 조선 - 오세영문학, 소설, 등 2008. 8. 7. 20:01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간행한 나라 고려 서양의 구텐베르크 금속활자보다 무려 78년이나 앞선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져도 되련만, 마음 한 구석에 아쉬움과 의문이 남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학창시절 배우던 세계사에 의하면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의 발명과 인쇄술의 발달이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등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고려와 조선에서 인쇄술의 발달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습니다. 발달된 인쇄기술이 어찌 영향을 전혀 주지 못했겠냐마는, 서양의 인쇄술의 파급효과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혹여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면 감사히 듣겠습니다. 참고논문이나 서적을 알려주셔도 감사히 받을께요) 삼국시대부터 철을 다루는 기술이 우수했던 민족이고, 고려시대에 이미 금속활자를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