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오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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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궁전 - 폴 오스터문학, 소설, 등 2009. 1. 24. 11:02
# 1 이유도 없는 절망에 허우적대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 적어도 다른 사람이 보기엔 - 절망에 허우적댑니다. 포그의 아파트 관리인이 그를 미쳤다고 생각하는 것처럼요. 토마스 에핑이 그랬고. 솔로몬 바버가 그랬고. M. S 포그가 그렇습니다. 외삼촌, 아버지의 죽음이나 재정위기가 원인이라고 하기엔 좀 부족합니다. 그것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될 수 없는 절망 속에서 세 사람은 허우적댑니다. 마땅한 원인이 없기에 절망의 해결책도 없어 보입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 따위는 없어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는데, 그런 것 생각할 겨를 없이 바동거리며 살아도 바쁜 삶인데 말이죠. 우리 부모님 세대에게 욕을 먹어도 한참을 먹을 나약한 그들에게, 배부른 그들에게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끼면서 읽게 되는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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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 - 폴 오스터문학, 소설, 등 2009. 1. 19. 10:00
작년에 재미있게 읽은 책 제목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말 그대로 '실패의 향연'을 벌입니다. 시작부터 자신의 과거가 실패의 잔치였음을 그 이유와 함께 고백합니다. [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 나는 손대는 일마다 실패하는 참담한 시기를 겪었다. 결혼은 이혼으로 끝났고, 글 쓰는 일은 수렁에 빠졌으며, 특히 돈 문제에 짓눌려 허덕였다. 이따금 돈이 떨어지거나 어쩌다 한번 허리띠를 졸라맨 정도가 아니라, 돈이 없어서 노상 쩔쩔맸고, 거의 숨 막힐 지경이었다. 영혼까지 더럽히는 이 궁핍 때문에 나는 끝없는 공황 상태에 빠져 있었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었다. 모두가 내 불찰이었다. 나와 돈의 관계는 늘 삐그덕거렸고, 애매모호했고, 모순된 충동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그 문제에 대해 분명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