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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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 신경숙문학, 소설, 등 2008. 12. 30. 21:16
1. 누군가의 헐린 집터를 바라본다.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낮은 기와집들과 슬레이트집들 담장 위에 바른 시멘트에는 깨진 병조각들을 박아둔 집. 그 집에 가기 위해서는 끝까지 올라야 하는 오르막길 즈음에'재개발' 플래카드가 시뻘건 색으로 축하인지 저주인지를 해주고 있는 동네. 제가 아주 어렸을 적에 살던 집이고, 부모님이 처음 내 집을 마련한 그 집을 요즘 찾아가면 이런 모습입니다. 그 집 근처에서 오래도록 서성거리고 싶어도, 이상한 사람 취급받을까봐 담배 한 대 피울 겨를 정도 서성입니다. 뭔지 모를 아쉬움과 짠한 마음이 듭니다. 환한 웃음 짓기보다는 울듯 말 듯한 웃음이 지어집니다. 지질이 궁상맞죠? 빡빡 깎은 머리를 한 학창시절 국사교과서의 집터 유적을 보면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몇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