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키의 작품후기 중
* [] 안의 부분이 인용 부분 입니다.
[ 이 소설은 내게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했다.
일단 발을 들여놓게 되면 좀처럼 그곳에서 자신을 해방시킬 수가 없었다. 역시 가게를 운영하면서는 쓸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때, 소설은 누가 뭐라고 해도 폭력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작가는 소설이라는 것을 두들겨 패서 타고 넘거나, 아니면 그곳에서 발목을 잡혀 짓밟히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그곳에는 융화와 협조의 정신은 없다. 하양 아니면 검정, 승리 아니면 패배뿐인 것이다.
어쩌면 이런 식의 표현이 다소 과장되게 들릴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용서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이 소설을 쓰는 과정을 통해서, 나는 진짜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그것은 눈이 떠지는 듯한 생각이었다.
이전의 두 작품은 다소의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나는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소설을 썼다. 물론 힘든 일도 있었지만,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게임 같은 것이기도 했다. 마음에 든 조각을 바꿔 붙여서 머릿속에서 차츰차츰 선호하는 이미지를 부풀려가고, 그것을 문장으로 바꿔서 옮겼다.
하지만 이 <양을 둘러싼 모험>은 완전히 달랐다.
이 작품은 물론 내가 탄생시킨 것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 작품은 나라는 존재와 격렬하게 대치하는 칼끝을 갖고 있다.
그것은 내게 어떤 종류의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