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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 바보 – 나스레딘 호자 이야기
    문학, 소설, 등 2024. 7. 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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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엮음 : 이양준

    출판 : 큰나무

     

    <(이희수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슬람 제대로 알기>라는 책을 읽다가 나스레딘 호자라는 인물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빌려다 읽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말대로 탈무드같기도 하고요, ‘이솝우화같기도 합니다. 저는 오쇼 라즈니쉬배꼽이라는 옛날 책이 떠올랐습니다. 배꼽이라는 책과 아주 비슷한 느낌입니다. 

     

    1.     나스레딘 호자는 누구인가?

     나스레딘 호자라는 인물과 이 책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은 에르한 아타이라는 <주한 이스탄불 문화원 원장>의 추천사에 아주 잘 나타나 있습니다.

     

    [ 나스레딘 호자(Nasreddin Hoca) 13세기 셀주크 투르크 제국에서 오스만 투르크 제국으로 넘어가던 시기에 아나톨리아(터키 국토에서 아시아 대륙에 속하는 지역) 중심부에 있는 악셰히르라는 지방에서 살았던 인물입니다. 그 당시는 중앙아시아 티무르 제국의 군인들이 아나톨리아 반도를 정복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던 시기였고, 또한 유럽의 십자군들로부터 많은 피해를 입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나스레딘 호자는 이런 복잡한 상황과 한 나라가 흥망하던 시기에 살았던 분이지만 삶에서 항상 따뜻한 면을 지키려고 했던 일반 백성들의 유머를 제대로 알린 인물이었습니다.

     터키어로 호자(Hoca)’라는 단어는 학교 선생님들 의미 하기도 하고, 종교적인 예배를 인도하는 사람을 칭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나스레딘 호자는 일반 백성들과 함께 살아가는 인물이었던 한편 백성들로부터 존경받던 지도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분은 자기 집 앞의 땅에서 열심히 농사를 지으면서 겸손하게 사람들을 인도하는 역할을 했던 인물이었습니다.

     나스레딘 호자와 관련되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그는 항상 가난했고, 그의 생활은 일반 백성들의 생활을 대표하는 전형적인 서민 생활의 한 모습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그는 어떤 일을 해도 어떤 상황에 처해도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지녔던 사람이었습니다.

     또한 나스레딘 호자는 지혜로운 인물이었으나 그러기에 도리어 바보처럼 행동할 때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것 역시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한 방법이었던 것입니다.

     

    <<< 중간 생략>>>

     

    13세기부터 70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스레딘 호자의 이름으로 전해오는 이 이야기들이 정말로 모두 나스레딘 호자로부터 나온 것은 아닙니다. 터키 사람들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마음속의 이야기를 직접 표현하지 못할 때, 지혜로우면서도 때로는 어눌했던 일반 서민이자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나스레딘 호자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 입니ㅏ. 터키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건 그 상황마다 나스레딘 호자의 이야기를 넣어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 추천사 중에서 발췌

     

     2.     어렸을 적 읽었던 전래동화나 교과서에서도 봤던 이야기

     

     <독 묻은 바클라바(p. 71)>이야기는 어렸을 적 읽었던 전래 동화 중에서 꿀과 훈장님이야기와 같습니다. 서당의 훈장님이 꿀을 숨겨 두면서 아이들에게 먹으면 죽는다.’고 경고하였는데, 아이들이 다 먹어치우고, 훈장님이 아끼는 벼루까지 깨뜨리고 나서, 훈장님에게 말하죠. 훈장님의 아끼는 벼루를 실수로 깨고 나서 반성하는 마음으로 죽으려고 먹으면 죽는다는 꿀을 먹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이죠. ‘바클라바는 패스츄리에 버터와 견과류를 얹고 시럽에 절려 구워내는 터키의 전통과자 라네요.

     

    <누가 당나귀 등에 탈 것인가(p 118)>도 어렸을 적에 교과서에서 보았던 이야기 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당나귀를 데리고 길을 가는데, 주의 사람들이 한마디씩 하면, 그 말대로 아버지가 타고 가다가, 아들이 타고 가다가, 둘이 타고 가다가, 당나귀를 짊어지고 가다가, 당나귀를 건너던 다리에서 물에 빠뜨리고 만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 책에서는 당나귀를 짊어지고 가는 부분은 없습니다.

     

    <너무 어두워서(p.250)>은 더 유명한 이야기 입니다

    집안에서 반지를 잃어 버린 나스레딘 호자가 반지를 찾다가 집안이 너무 어두워서 찾을 수가 없자, 집 밖에서 반지를 찾는다는 이야기 입니다. 다른 책에서는 반지가 아니라 바늘 이었습니다.

     

    3.     무언가 깨달음을 줄 것만 같은, 의미가 있는 것만 같은 이야기

     

    위의 이야기 말고 많은 이야기가 이 책에 있습니다. 다 발췌할 수는 없으니 아래에 짦은 몇 가지 이야기를 발췌해 봅니다. [ ] 안의 내용이 발췌한 부분 입니다.

     

    <줄 것인가 받을 것인가 (p. 98)>

     [ 선생들 중에는 신앙과 신의 이름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돈을 갈취하여 호강을 누리며 살아가는 이가 하나 있었다. 때문에 나스레딘 호자는 그 선생을 아주 싫어했다. 그런데 바로 그 베풀 줄 모르고 받기만 하는 탐욕스러운 선생이 헤엄을 칠 줄을 몰라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구해 줘! 구해 줘!”

     모두들 그 선생의 주위로 몰려가 그에게 손을 내밀며 외쳤더.

     선생님. 주세요. 손을 주세요!”

     그러나 선생은 사람들의 손을 잡지 않고 계속 허우적거리기만 했다. 이때 나스레딘이 손을 내밀며 탐욕스러운 선생에게 말했다.

     선생님, 받으세요. 제 손을 받으세요!” ] <p. 98~99>

     

     

    < 40년 묵은 식초 (p. 127)>

     [ 이웃 사람이 호자의 집 대문을 두드렸다.

    선생님. 이 댁에 40년 묵은 식초가 있다고 들었는데 조금만 나눠 주세요.”

     없어. 줄 수가 없네.”

    호자의 대답에 이웃 사람이 섭섭하네요. 사람이 식초 몇 방울 가지고 그렇게 쩨쩨하게 구습니까?”라고 말하자 나스레딘 호자는 달라는 사람마다 식초를 퍼 줬다면 식초를 40년 간이나 묵힐 수 있었겠나?” 하고 말했다. ]

      

    <남의 집 당나귀 (p. 128)>

     [ 마을 높으신 분의 당나귀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마을 사람들은 일제히 당나귀를 찾아러 나섰다. 나스레딘 호자도 당나귀를 찾으러 숲에 들어갔다. 그런데 나스레딘 호자는 뒷짐을 진 채 태평스레 노래를 흥얼거리며 숲 속을 거니는 게 아닌가. 이 모솝을 본 마을 사람이 호자에게 물었다.

    선생님, 뭐하시는 겁니까?”

    호자가 대답했다.

    나리의 당나귀를 찾고 있는 중이지.”

    선생님은 당나귀를 찾을 때 노래를 부르며 찾으십니까?”

    그야 남의 집 당나귀니까 이럴 수 있는 거지.” ]

      

    4.     하나마나한 이야기와 믿음이 되는 이야기

     

    어렸을 때라면 수 백 년을 전해 온 이야기이고, 책으로 까지 출판된 유명한 이야기들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며 읽었겠지만, 나이가 제법 든 지금에는 하나마나한 이야기 아닌가?’라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책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거창한 의미 부여를 굳이 하지 않으려 하고 의심하고 경계하며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멈칫하며 생각하게 하는 글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많은 주제의 이야기들이 있으니, 멈칫하는 부분들이 저와 여러분이 다를 것이고, 오늘의 저와 내일의 저 역시 다를 것 입니다.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고 책도 크기가 작으니 가볍게 출퇴근 길이나, 쉬는 시간에 짬을 내어 읽기 좋습니다. 판단은 여러분이 읽어 보시고 하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우리 생활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속담이나 격언과도 비슷합니다. 아주 많은 것들이 존재해서 상황에 맞게 쓰면 들어맞는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하나마나한 이야기라는 회의가 밀려옵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들 자체를 믿거나, 저자를 믿거나, 말하는 이를 믿으면, 같은 이야기라도 마음에 전혀 다르게 와 닿는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성경도 이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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